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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과잉생산·수출' 임계점…경제 위기 막으려면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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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8.18 18:20

  • 수정 2026.08.19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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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먼 미국외교협회장 ‘포린 어페어즈’ 기고

세계시장 장악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미국·독일 산업 감당 못할 쇠퇴로 이어져

독일 차산업 붕괴 독일판 ’힐빌리 엘레지‘ 우려

EU와 주요국, 중국 과잉수출에 대한 규제 강화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비슷한 문제 봉착

21세기 해결책도 플라자 합의식으로 될까

출구는 중국경제 내수 위주로 전환 '재균형화'

미국 쌍둥이 적자·제조업 붕괴 중국 전가 시각도

85년'일본 때리기' 이어 '중국 때리기' 재발하나

비야디(BYD), 체리, SAIC 등 중국의 수출용 차량들이 8월 7일 상하이 항에 선적을 기다리며 정렬해 있는 모습. 2026.8.7. AFP 연합뉴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역사상 최대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2025년의 중국 무역흑자는 1조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 증가 속도는 전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의 3배나 된다. 그 세월 동안 세계는 정부 보조금 등으로 무장한 중국의 값싼 제조업 제품들을 대량 수입해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공급망 안전과 소비자 복지 혜택을 누리는 대신, 중국은 과당 경쟁(네이좐內卷)과 내수 부재로 인한 위기를 과잉수출로 피해가면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종의 ‘윈-윈’이 가능했던 그 시절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 세계는 중국의 과잉생산(overcapacity) 과잉수출(export push)의 물량공세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대응조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지금의 과잉생산 과잉수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세계의 대중국 상품 규제조치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그 결과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상호상승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중국의 ‘쌍순환(dual circulation)’ 성장전략이 타격을 받아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새로운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국가안보 보좌관 대리(국제경제 담당)를 지냈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주도했던 마이클 프로먼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이 ‘포린 어페어즈’ 9-10월호(지난 8월 13일 발행)에 기고한 글 ’중국이 다음 세계경제 위기 진원지가 될 수 있다‘(The Next Global Economist Crisis Could Be Made in China)에서 펼친 주장의 핵심내용이다.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비슷한 문제와 해결책

지난 6월 29일 유럽연합(EU)과 중국은 오는 10월까지 3개월 시한으로 양자간 무역 불균형 및 중국의 과잉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EU 무역·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저가의 중국산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패널 등이 쏟아져 들어가면서 연간 3600억 유로(약 634조 원)에 달하는 무역적자와 이로 인한 자체 제조업 및 고용 붕괴 위기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유럽이 이제까지의 보복관세 차원과는 다른 대응에 쫓기고 있다.

프로먼도 기고문에서 썼지만,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핵심의제도 바로 중국 과잉수출에 따른 중국발 세계경제위기 대응책에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미국 자체가 한 해 1조 달러 안팎의 엄청난 무역적자를 내고 있고, 누적된 정부 부채(재정 적자)가 36조 달러가 넘고 한 해 이자만 1조 달러가 넘는다.

프로먼은, 그리고 아마도 미국 리더들은 이런 문제의 핵심원인을 중국의 과잉생산과 과잉수출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도 일단 중국의 과앵생산 과잉수출을 막는 쪽에 집중돼 있다. 대상국이 일본이었던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제시된 문제와 해결책이 매우 닯았다. 프로먼의 현재 세계경제 사태 분석과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을 그의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을 토대로 살펴본다.

 

2026년 8월 13일, 중국 북부 닝샤 후이족 자치구 인촨시 링우시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 패널의 모습. 2026.8.13.AFP 연합뉴스

세계시장 장악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프로먼에 따르면, 2026년 첫 2개월간 중국의 무역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세계의 수요가 훨씬 더 빨리 증가하는 중국의 수출물량을 소화할 수 없다. 한마디로 지금 세계무역구조와 그 바탕 위에 선 세계경제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과잉생산과 과잉수출에 기댄 중국 제조업은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의 대형 부동산개발회사들 도산에서 보듯 이미 붕괴된 부동산 시장처럼 (내수)소화불능 상태에 빠지고 중국의 무역흑자도 결국 유지될 수 없게 될 것이다.

중국의 공장들은 연간 약 1200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해 왔는데,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규모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태양광 패널의 구성요소인 태양전지의 중국 수출량은 2025년 상방기에 전년 동기 대비 73%나 급증했다. 하지만 평균단가는 약 25% 떨어졌다. 이런 무시무시한 가성비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 대량 공급을 자국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나라들은 좋아할 수 있겠지만, 친환경 제품 생산분야에 진출하려는 국가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초저가 중국산과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2025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1%나 증가한 1420억 달러(약 212조 원)에 달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액도 770억 달러(약 109조 원)나 됐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연간 약 2500만 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생산설비를 갖춘 중국의 과잉생산 기반 확충이었다. 경제학자 브래드 세처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 내 신에너지 자동차(전기차 등) 수요는 연간 약 1200만 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고, 올해 세계의 전기차 수요는 2300만 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총 55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 약 9000만 대의 60%에 해당한다. 이런 생산과잉 상황에서도 중국은 지금 전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을 뛰어넘는 속도로 신규 자동차 생산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조만간 중국산 차가 세계 전체 수요를 능가할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수요가 과잉생산을 따라잡지 못하면 시장은 고갈될 것이고 산업 순환구조 자체가 무너질 것이며, 그 붕괴에 따른 비용을 중국만이 아닌 세계 전체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프로먼은 경고한다.

미국과 독일 제조업 쇠퇴, 중국 탓일까 자업자득일까

이런 구조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은 오랫동안 중국과의 무역을 적극 활용하며 그 혜택을 누려 온 독일의 사례가 선명하게 보여 준다.

미국의 정책 및 경제 연구·시장조사 기관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2025년 독일의 대중국 상품수출은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2024년 대비 9.3%, 정점에 이르렀던 2022년 대비 23%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에 중국의 대독일 수출은 급증했다. 2025년 2분기 독일의 중국산 수입은 화학제품과 자동차를 포함한 2241개 품목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런 품목들은 독일의 전체 중국산 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두드러졌는데, 중국의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급증하고 있으나 독일산 자동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급감하고 있다. 2022년에서 2025년까지 독일의 대중국 자동차 수출은 66%가 줄어든 반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세계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그 결과 독일 자동차 업계는 2008-2009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나 코로나 19 바이러스 팬데믹 당시보다 더 많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고, 독일과 유럽 경제단체들은 전례없이 엄격한 현지부품 사용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금속산업협회는 지난해 12월 독일 최대산업인 금속 및 전기공업 분야에서 매달 거의 1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했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전체 인력의 거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0만 명의 감원을 검토하고 있고, 독일 내 4개 공장의 생산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분석가들은 독일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모두 중국발 쇼크(충격)의 결과다. 그 때문에 독일 총리실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예컨대 미국의 보복적인 무역제재 조치인 무역법 301조와 유사한 보복조치를 EU 전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EU가 중국의 과잉수출을 겨냥해 고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자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유도하고 있다는 위안화 저평가(약세)를 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파급효과를 부를 것이며, 중국은 이미 강력한 맞대응 조치를 경고하고 있다.

 

독일 배터리 저장 시설. 에너지 회사인 뮌헨 에너지(Muench Energie)가 운영하는 배터리 저장 시설이 2026년 8월 13일 독일 메르제부르크에서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모습. 2026.8.13. EPA 연합뉴스

독일 자동차산업 붕괴, 독일판 ’힐빌리 엘레지‘

프로먼은 중국 전문가인 대니얼 로젠의 말을 인용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이 마치 “독일적 특색을 지닌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 with German characteristics) 와 같다고 했다. ‘힐빌리 엘레지’는 지금 미국 부통령인 J.D. 밴스가 2016년에 출고한 회고록 제목으로, 켄터키 주 출신인 그의 가족의 애팔래치아 지역적 가치와 어렸을 적 부모와 함께 이주한 오하이오 주 미들타운의 가난했던 삶과 그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쓴 베스트셀러다.

프로먼이 힐빌리 엘레지 얘기를 한 것은, 빌 클린턴 정권이 2001년에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끌어들인 뒤 그 방대한 시장과 저임금 혜택을 누린 미국이 바로 그 때문에 자국 제조업이 망가지고 대량의 실업사태가 발생했으며, 그 때문에 분노한 ‘러스트 벨트’의 백인 중산층 실직자들의 반동이 우익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미국의 ‘구슬픈 노래’(엘레지)가 독일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독일에서도 올라프 숄츠의 사민당 정권이 실패한 데 이어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지금 기민련 정권마저 실패한다면 최근 득세하고 있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현실적인 대안 집권세력으로 부상할지도 모른다.

이것을 중국 탓이라고 해야 할까,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할까.

EU와 주요국, 중국의 과잉수출에 대한 규제 강화

유럽연합(EU)은 오랫동안 미국보다 더 강하게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선호하며 통합의 핵심요소로 삼아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려 애써 왔으나, 이제 그 한계에 봉착해 결국 미국처럼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프로먼은 썼다. EU 집행위원회는 2024년 10월 전기차 공급망 전반에 걸친 중국의 보조금 지급 의혹을 조사한 뒤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ies)를 부과했다.

지난 3월에는 핵심산업 분야 거래에 대해 ‘메이드 인 EU(EU산)’ 현지부품 사용 의무화 및 기술이전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산업 가속화법안(IAA)을 발의했다. 또 EU 전체에 적용되는 더 광범위한 공급망 규제, 특히 핵심산업 분야에서 유럽 기업들이 적어도 3곳 이상의 수입처를 확보하도록 하는 법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두 중국의 과잉수출 공세를 막고 중국산 수입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들이다.

미국과 유럽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국이 2025년에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가공 및 자석과 같은 관련제품 생산분야에 대한 압도적인 지배력을 무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을 때 전 세계적인 공조와 대응이 시작됐다. 트럼프 정부가 소집한 ‘지전략적(geostrategic) 자원 협력포럼’은 중국 없는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공공 및 민간투자를 신속하게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도 가담하고 있는 여기에 수십 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시장 규제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베이징의 독주를 막으려는 이 연합체는 통신과 전기차, 드론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는 이미 작동을 시작해 중국 거대 통신장비 및 휴대기기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장비 사용에 대한 금지 및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주요 중국산 수입국들은 관세, 국산부품 의무화,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자국산의 대중국 자원 수출금지 등의 조치들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광범위한 해외시장 접근을 차단해 수출 주도 성장모델을 실패로 몰아갈 수 있다고 프로먼은 얘기한다. 그것은 결국 세계경제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21세기 초 미국과 서방은 광대한 중국시장과 저임 등의 가성비 혜택을 누리는 대신 마진율이 낮은 자국 제조업을 중국에 넘겨주는 것을 기꺼이 감수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저마진 제조업의 급속한 성장을 기반으로 점차 고부가가치 제조업까지 발전시키면서 서방 부국들의 탈산업화(탈제조업) 경제전략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에 이르자 보호무역주의 물결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계치 넘은 중국의 성장전략, 해법은 ‘재균형화’

중국의 과잉생산 과잉수출 성장전략은 중국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시절에는 통했다. 그때는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의 2~3배나 되는 속도의 중국산 수출 증가율을 소화할 만큼의 세계시장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중국경제는 너무 커졌고, 기존 전략을 지속하다가는 세계의 소비자들을 잃게 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의 기존 경제성장 모델은 이제 그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프로먼은 주장한다.

그러면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답은 이미 분명하다. 중국경제의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재균형화(preemptive and gradual rebalancing)다. 승자독식 방식의 일방적인 중국 과잉생산 과잉수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지속 불가능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중국경제의 재균형화가 쉬울 리 없다.

2024년의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산업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그것이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세계대전 뒤의 일정기간 미국경제가 그런 지위를 누렸던 것 외에 전례없는 일이다. 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중국의 제조업 생산 흑자규모 비중은 1980년대에 잘 나가던 일본과 독일의 흑자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중국 제조업 점유율 증가분의 60%는 정부 보조금

이는 중국공산당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적 선택의 결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제조업시장 점유율 증가분의 60%는 정부 보조금에 의한 것이다. 이는 중국의 국가주도 금융시스템을 통해 제공된다. 그 덕에 중국 제조업체들은 타국의 다른 경쟁업체들처럼 이윤과 수익에 대한 부담 없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원가 이하로 가격을 낮추고, 극도로 낮은 마진 심지어 마이너스 마진까지 감수하면서 더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장 건설에 매진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중국 제조업체의 거의 30%가 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20%보다 10%p나 더 늘어난 것이다. 시진핑 정권의 ‘중국 제조 2025’ 구상에서 우선시되는 분야로 중국이 자립을 서두르는, 가장 투자 증가율이 빠른 분야에서는 적자기업 비율이 34%에 달한다.

중국경제의 기둥인 지방정부들은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을 퇴출시키지 않고 오히려 보조금 등으로 생명을 연장하게 만든다. 국영은행도 이들 부실기업들의 부채 상환을 연장해 준다. 이렇게 해서 많은 제조업체들이 좀비 기업이 된다. 이런 좀비 기업들과 지속적인 위안화 저평가가 중국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보다 최대 30%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팔 수 있게 해 준다. 지방정부들이 좀비 기업들을 살려두려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런 기업들이 완전히 무너져 퇴출당하면 수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사회는 불안정해지며, 지방경제 성장 성적표가 관료들의 중앙진출과 출세의 보증서가 되는 구조 속에서 지방정부 수장들은 좀비 기업들을 퇴출시킬 수 없다. 그로 인한 막대한 손실과 비용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매운다.

지속 불가능한 구조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이 지속 불가능한 구조를 잠시 끌고 갈 수 있는 단기간에 보조금과 저가로 무장한 탁월한 가성비의 중국 제조업체들이 해외 경쟁업체들을 도태시키고 살아남아 세계경제의 최종승자가 되는 세계를 그리며 도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경쟁업체들이 이를 지켜보기만 하며 감수할 리가 없다.

‘쌍순환’ 성장전략에 집착하는 시진핑 체제

중국의 과잉생산과 과잉수출, 이를 위한 과잉경쟁(네이좐)은 해외 경쟁업체들뿐만 아니라 중국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네이좐은 수익성을 떨어뜨려 많은 중국기업들은 마진이 낮아지고, 마이너스 마진율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기업들은 계속 가동된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될 순 없다.

네이좐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중국공산당은 2025년에 반네이좐 캠페인을 시작했다. 2026~2030년의 제15차 5개년계획은 특히 농촌지역의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가계의 저축 유인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조치도 취했다.

그럼에도 중국 지도부는 가장 중요한 변화, 곧 국가 성장전략을 지속 가능한 모델로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프로먼은 지적했다. 중국정부는 전략부문과 저부가가치 부문 모두의 산업생산량을 극대화해 수출로 매진하기 위해 중국 내부소비를 사실상 억제하는 쌍순환 전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AI, 전기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미국 및 서방과 경쟁하는 한편, 섬유와 의류, 생활용품 제조 분야에서는 아프리카 최빈국들과 경쟁한다. 이 쌍순환 전략은 역사적 선례도 없고 비교 우위라는 기본적인 경제논리에도 어긋난다. 예컨대 한국과 대만의 경우 중상주의적인 개발전략을 추구했던 정권들조차 국내 임금이 상승하면서 저부가가치 제조업을 포기했다고 프로먼은 지적했다.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그리하여 일본에서 한국 등 아시아의 작은 호랑이들로, 다시 중국으로 흘러갔다.

그런데 수출주도 성장모델을 경제전략이자 정치적 프로젝트로 삼고 있는 중국은 그런 이전을 거부하면서 규모의 경제, 에너지, 인프라, 노동력, 인제니어링 전문성 등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쌍순환 모델에 계속 집착한다. 2020년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디지털 경제 건설을 가속화해야 하지만, 실물경제는 기반(토대)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조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 등 상황변화 못 따라가는 중국 성장전략

하지만 중국이 과잉생산 과잉수출, 과잉경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무역흑자도 성장도 지속 불가능하며, 그 결과 도래할 중국의 위기는 곧 세계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것이라는 게 프로먼의 주장이다. 그것을 막으려면 모든 지방정부들이 의존하고 있는 좀비 기업 기반의 재정 모델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들은 대규모 수익 창출을 위한 다른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산 중심의 악순환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비 기업들을 도태시키고 그로 인한 대량 해고와 지방정부 수입 감소를 견뎌내야 한다. 그런 과도기를 거치면서 지난 20여 년간 추구해 온 성장전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제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인센티브 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중국 국내 소비 중심 경제모델로의 재균형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중국은 부동산경제 붕괴 뒤의 지금처럼 수요(내수) 붕괴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08-2009년 세계급융위기와 그 직후의 경기 회복기에 마이클 페티스와 니컬러스 라디 같은 경제학자들은 중국정부가 오랫동안 약속해 온 가계 소비 증진 노력을 가속하라고 촉구했다. 분배 구조 개선 및 내수 중심의 근본적인 경제 체질 전환을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대신에 약 5860억 달러(약 827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놨는데, 이는 2008년 중국 GDP의 약 12%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중국정부는 그 막대한 자금 대부분을 고속철 등 인프라와 대형 토목건설 부문에 투입했다. 이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당시의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로부터 세계경제를 구해낸 것은 중국이었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중국과 세계가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국 안팎 상황이 이미 모두 크게 변했다.

당시에는 중국이 여전히 전체 인구와 생산가능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고,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도시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호재들은 그 이후 사라졌거나 역전됐다. 도시로의 대규모 내부 이주가 둔화됐고, 생산가능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으며 전체 인구도 2022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저부가가치에서 고부가가치 집중으로 전략 수정

2021년에 중국의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동산 부문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중국정부는 전략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모듈,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에 집중하는 쪽으로 바꿨다. 세처의 분석에 따르면, 그 결과 2024년에는 중국의 수출 물량이 세계 무역 성장률보다 10%p 이상 더 빠르게 증가했고, 2025년에는 순수출이 GDP 성장률의 약 3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더는 지속하기 어렵다. 여전히 바닥상태인 부동산 경기는 앞으로도 한 세대 가까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인프라 부문은 더는 3선 도시들(third-tier cities, 지역 중소도시들. 경제력과 인구규모, 소비 수준 등에 따라 나누는 중국 도시들의 경제적 등급에서 1선[first-tier] 도시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이 들어가며, 항저우와 우한, 충칭, 난징 등이 신1선 도시로 분류되기도 한다. 2선[second-tier] 도시에는 칭다오와 샤먼, 닝보, 쿤밍, 다롄, 지난 등이 포함된다)에까지 불필요한 고속철을 놓을 여력이 없다.

서비스 부문 역시 가계소비 비중이 너무 낮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용 항공기나 AI 하드웨어 분야는 서방과의 격차를 메우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아 기대할 바가 못된다.

이처럼 내외 환경이 크게 바뀐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은 생산량 감소와 부채 증가, 정당성 훼손에 직면해 있다. 경제 균형 재조정 없이 강행하는 경기 부양책은 위축된 중국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1991년 거품 붕괴 당시의 일본은 구매력 기준 1인당 GDP가 미국과 맞먹는 수준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디만, 지금 중국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가난하다. 중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은 미국의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고, 인구구조 전망이나 제도적 기반도 더 나쁘다.

중국의 수요가 급속히 줄면 중국을 최대 교역파트너로 삼고 있는 많은 신흥국과 개도국들(글로벌 사우스)도 연쇄적으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둔화되면서 구리 가격은 40% 이상, 석유는 60% 이상, 철광석은 70% 이상 떨어졌다. 이는 자원집약적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GDP 상장률을 급락(2013-2016년 5.3%에서 1.3%로)시켰다.

호주와 브라질, 칠레는 각각 전체 수출의 25~40%를 중국에 보내고 있고,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 몽골, 콩고공화국은 수출의 45~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이들 나라에 가장 많은 대출을 해 주고 있는 나라다. 중국이 국내 위기에 빠지면 파키스탄, 에콰도르, 잠비아 등에서 연쇄적으로 국가 부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선진국들 재정상태도 좋지 않다. 선진국들은 2008년 초에 평균 공공부채가 GDP의 약 70%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10%나 된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공공부채 상환 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시기에 거시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쓸 수 있는 대응자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가 부도사태라도 일어나면 2008년이나 2020년보다 지금이 더 대처하기 어렵다.

이제까지 국제경제 위기 대응의 중심 역할을 했던 미국도 믿을 바가 못된다. 지난 2월 미국 매체 폴리티코가 실시한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2~57%가 미국은 “위기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나라가 못된다”는 데에 동의했다.

출구는 중국경제의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재균형

출구는 중국 자체의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재균형”밖에 없다. 이를 위해 미국 등 주요 경제국들이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처럼 협력해야 한다. 그때 미국과 일본, 독일(서독), 프랑스, 영국 재무장관들이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여 미국의 팽대한 재정 및 무역 적자(쌍둥이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 엔과 독일 마르크화를 평가절상하고 미국 달러를 평가절하하기로 합의했다.

그때처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저평가된 위안화를 평가절상하고,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시키며, 중국 내의 사회경제적 이동성을 확대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호적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그러면서 중국의 무역 파트너들은 중국의 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조정해 간다.

 

1985년 9월 22일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모여 일본 엔화의 대폭 평가절상에 합의한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서독) 재무장관들. 중앙이 제임스 베이커 미국 재무장관, 맨 오른쪽이 다케시타 노보루 일본 대장상. 아무위키

프로먼이 제시하는 ‘플라자 합의’식 해결방식

이것이 프로먼이 생각하는 중국의 과잉생산 과잉수출 문제 해결책이며, 나아가 중국과 세계경제의 위기를 막는 길이다. 따지고 보면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문제도 해결책도 비슷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더는 감당할 수 없는 미국의 팽대한 재정적자(36조 달러[약 5경 835조 원]가 넘고, 한 해 이자만 1조 달러[약 1412조 원]가 넘는다)와 무역적자(연간 1조 달러 안팎을 오르내린다)가 문제이며, 1985년 당시의 일본 엔화처럼 미국 달러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위안화를 무기로 한 과잉수출과 방대한 무역흑자가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상과 중국정부의 보조금 축소를 압박하고 호적제도 개선 등 중국 내수를 촉진시키기 위한 제도개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주요국들이 ‘국가들의 연합’을 구축해 ‘국제공조’의 이름으로 사실상 강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프로먼은 갖고 있다.

그는 그것이 중국을 위해서나 세계경제를 위해서나 좋은 일이라고 본다.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어차피 급변한 내외 환경 때문에 중국의 기존 쌍순환 성장전략은 한계에 부닥칠 것이고 그럴 경우 중국이 미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그리고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공들여 구축해 온 중저소득 국가들(글로벌 사우스)과의 관계도 손상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세계경제 전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프로먼이 플라자 합의 방식의 중국 과잉생산 과잉수출 문제 해결을 정당화하는 명분이다.

문제 해결의 외부 전가···재발 예비한 미국식 미봉책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국의 지도부는 오는 12월, 미국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주최하는 G20 마이애미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핵심의제로 삼을 테세다. 프로먼도 그때가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기회라고 했다.

어쩌면 기존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닥친 중국도 일정 부분 거기에 동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은가. 문제의 근원은 미국의 팽대한 쌍둥이 적자와 제조업 붕괴, 과잉소비 등 미국 내부에 있는데, 해결책을 ‘중국 개혁’이라는 외부에서 찾는 것이.

1985년 플라자 합의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문제를 '일본 개혁'으로 외부화했다. 문제의 근원인 미국 내부모순은 건드리지 않고 그것을 외부로 전가해 거기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근본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985년 플라자 합의 40여 년 만에 다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것 자체가 미국 내부개혁 없는 문제의 외부 전가, 그리고 거기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바꿔 말하면 여전히 압도적으로 힘이 센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1985년 당시의 ‘일본 때리기’처럼 지금도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근본해결책이 아니라, 장차 사태의 또 다른 재발을 얘비한 미봉책일 가능성이 높다.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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