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계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이 직접 들어간 글만 넣었다. '뉴이재명' 같은 파생 표현은 뺐다. 유형별로 보면 구속·감옥이 26건에 계정 24개, 심판이 28건에 계정 22개였다. "끌어내린다"가 18건에 계정 17개, 응징 3건, 척결 2건, 단죄 1건, "갈아엎는다"가 1건이었다. 저장 대상을 17회로 한정한 집계다. 8월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건수는 더 늘어난다.
"이재명 처단" 도배, 김민석 연설 때 몰렸다
글이 올라온 날은 사흘에 몰렸다. 169건 가운데 82개 계정의 글이 8월 15일부터 17일 사이 사흘에 집중됐다. 15일 25개, 16일 28개, 17일 29개다. 15일은 호남 경선, 16일은 서울·경기 경선, 17일은 전당대회 본행사가 열린 날이다.
16일 채팅창에는 한 이용자가 "수원 용인 평택 반도체를 위험에 빠뜨린 이재명 처단하자"는 문장을 반복해 올렸다. 이 글이 언제 나왔는지 분초 단위로 정리해 보면 흐름이 뚜렷하다. 서미화 의원 연설 때 한 번, 이성윤 의원 때 한 번, 한민수 의원 때 두 번 올라왔다. 김민석 당시 당대표 후보 연설에서는 두 번 나온 뒤 후반부에 수십초 간격으로 쏟아졌다. 박선원 후보 연설 때는 한 건도 없었다. 정청래 후보가 등장한 구간에도 한 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이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9월 1일 다시 확인했을 때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캡처와 시각 기록은 경찰 제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보관 중이다.
"욕만 해도 차단한다"던 말
이종원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채팅창 관리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우리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 욕만 해도 다 차단하는 거 알고 있죠?"라고 시청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관리자를 따로 두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남아 있는 글들은 그 설명과 어긋난다. 8월 4일에는 이재명 탄핵이라도 외쳐야 하겠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1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감옥에 가기 싫어서 보수와 손잡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에는 위장취업 대통령을 심판하자는 글이 붙었다. 15일과 16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내자, 끌어내리자, 법의 심판을 받게 하자는 문장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이어졌다.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200석을 몰아주고 이재명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글까지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를 함께 겨냥한 글도 많았다. 김민석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구속시키고도 남을 인물이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검찰 개혁 반대파인 김민석을 밀어줘야 이재명을 감옥에 보낼 수 있다는 글도 그대로 노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을 쓰레기로 지칭한 글도 여럿 남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표현 수위는 올라갔다.
짧은 구호만 있는 게 아니다. 문장을 갖춘 긴 글도 상당수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을 이용한 뻐꾸기라는 글, 이재명 패거리들을 쫓아내야 한다는 글이 8월 11일과 15일 사이에 올라왔다.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지지율이 떨어져도 전부 대표 탓을 하며 끌어내리려 할 것이라는 글도 있었다.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공정과 상식을 짓밟은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하겠다는 글은 전당대회 당일에 붙었다. 탈당했다가 복당하려면 당비를 1000원으로 내리고 버티라는 글까지 채팅창에 그대로 노출됐다.
신천지를 끌어들인 음모론도 섞여 있다. 신천지가 이재명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려면 검찰개혁 반대파인 김민석을 밀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다. 김민석 대표를 배신자로 부르는 표현은 채팅창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대법원이 곧 구속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글도 있었다.
"내가 죽인다" 조작글, 뉴탐사 지지자로 지목
발단은 채팅글 조작 논란이다.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장면이었다. 시사타파TV 채팅창에 "이재명 너는 내가 죽인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캡처가 SNS에 퍼졌다. 실제로는 다른 이용자의 글을 손댄 조작이었다. 유튜브 실시간 채팅글은 삭제만 가능하고 수정은 되지 않는다.
이종원씨는 다음 날인 18일 방송에서 조작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그 조작한 인간들이 누구냐? 돈탐사 지지자예요"라고 말했다. 돈탐사는 이종원씨가 뉴탐사를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근거는 대지 않았다. 이 방송 내용은 하루 뒤인 19일 기사로도 나갔다.
시점을 따져 보면 순서가 뒤집힌다. "이재명 처단" 글이 채팅창을 도배한 건 조작글이 유포되기 하루 전인 16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눈 극단적 표현이 이미 걸러지지 않고 노출되던 채팅창이었다는 뜻이다. 조작글을 만든 쪽이 그 분위기에서 착안했을 수 있다. 일방적 피해자를 자처하기에 앞서 채팅창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이 남는다.
누가 이 글들을 올렸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정청래 전 대표의 열성 지지자일 수도 있고, 민주당 분열을 노린 외부 세력일 수도 있다. 다만 사흘에 82개 계정이 집중된 양상은 조직적 개입 여부를 따져볼 만한 규모다.
취재 문자엔 답이 없었다
이종원씨에게 두 가지를 물었다. 추미애 전 장관의 대선 등판이 김어준씨, 정청래 전 대표와 함께한 정치 공작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어떤 맥락에서 했느냐가 하나다. 전당대회 하루 전 채팅창에 올라온 "이재명 처단" 글을 알고 있었는지, 차단하지 않은 책임을 느끼는지가 다른 하나다.
문자는 읽히지 않았다. 통화도 되지 않았다. 취재진 번호는 차단돼 전화를 걸면 받을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온다. 다른 번호로 문자를 다시 보내자 읽기는 했다. 답은 오지 않았다. 이종원씨는 그동안 취재 문자에 한 줄도 빼놓지 않고 반박해 온 인물이다.
방송에서는 다른 곳을 겨눴다. 이종원씨는 8월 31일 예정에 없던 방송을 켜고 김민석 대표와 용혜인 의원을 비판했다. 김민석 대표를 상대로 정당법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자료를 다 갖고 있고 변호인단도 꾸렸다고 밝혔다. 채팅글 조작을 보도한 이상호 기자와 '돈탐사'(뉴탐사를 지칭)도 정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사실상 내전 상태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작 전날 보도된 추미애 전 장관 등판 관련 발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정청래 전 대표와 김어준씨 이름도 꺼내지 않았다.
조국·신장식·김어준의 총구는 김민석
야권 인사들이 내놓은 말도 결이 같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번 개각을 동지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대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표적은 대통령이 아니라 당대표다.
김어준씨는 용혜인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 섰다. 최민희 의원도 같은 취지로 용 의원을 옹호했다.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의 판단은 달랐다. 박 최고위원은 1일 YTN 인터뷰에서 다음 순번이 있는 경우라면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종원씨는 1일 방송을 김민석의 폭주를 청와대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제목으로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누던 화살이 당대표 쪽으로 옮겨갔다. 김민석 대표로 총구가 모이는 흐름은 이날 하루에만 세 갈래로 나타났다.
구속과 탄핵, 심판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은 시사타파TV 채팅창에서 8월 내내 반복됐다. 조국 전 대표가 1일 꺼낸 말도 결이 다르지 않다. 김민석 대표는 1일 상임고문단과 오찬에서 정청래 전 대표 측과 잘 화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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