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종원 "김어준, 이재명 계양 출마는 졸렬한 수라 했다"

2022년 광주 개국본 오찬 참석자 화가 하성흡씨 증언

강기정 시장 후보 개소식 뒤 30~40명 앞에서 나온 말

"송영길은 서울시장 100% 낙선, 이낙연 내보내 매장" 취지도

2023년 이제일 변호사 녹취엔 "어준이 형한테 보고" 대목

2026-09-08 00:39:06
 

시사타파 운영자 이종원이 2022년 광주에서 김어준의 이름을 앞세워 이재명 대통령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깎아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화가 하성흡씨는 7일 뉴탐사 취재진과 통화에서 이종원이 "김어준 총수한테 물어봤더니 송영길 지역구에 나가는 건 졸렬한 수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에서 진 지 두 달 만에 국회로 들어가려던 시점이다.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 선택을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를 막을 방패로 봤다. 졸렬하다는 말은 옹졸하고 천하며 서투르다는 뜻이다.

 

강기정 개소식이 끝난 뒤, 같은 건물 7층 식당

 

발단은 광주 개국본 회원의 제보였다. 2022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던 때다.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날, 이종원은 서울 일행과 함께 광주에 내려왔다.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같은 건물 7층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종원이 문제의 발언을 한 곳이 그 자리다.

 

제보 내용과 하성흡씨의 기억은 두 가지에서 갈렸다. 제보자는 저녁 식사였고 참석자가 50여명이었다고 했다. 하성흡씨는 점심이었고 30~40명이었다고 기억했다. 나머지는 겹친다. 김어준을 끌어들여 계양을 출마를 평가한 대목은 하성흡씨가 표현까지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성흡씨는 이종원이 중요한 정치적 판단을 할 때 김어준에게 의견을 묻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회원들과 밥을 먹으면서 자기 생각을 풀어놓는 자리였다고 했다. 이종원이 김어준의 이름을 꺼내자 그는 어떻게 저런 추정을 하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낙연은 서울시장에 내보내 매장시켜야 한다"

 

그날 이종원이 꺼낸 말은 하나가 아니었다. 하성흡씨는 이종원이 근거를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고 기억했다. 서두는 광주 사람들은 광주에만 있어서 서울 돌아가는 사정을 모른다는 말이었다. 하성흡씨는 그 말을 듣고 기본이 안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내용이 이낙연 전 대표 이야기다. 송영길은 서울시장에 나가면 100% 떨어진다, 떨어질 선거니까 이낙연을 내보내 정치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성흡씨는 그 자리에서 회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서울시장 선거에는 당의 조직과 자금이 총력으로 붙는데, 경선에서 진 이낙연이 그 자리에 나가면 매장은커녕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된다는 이유였다.

 

그는 이종원의 말을 말장난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아이들 데리고 말장난하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않고 중간에 나왔고, 뒤에 찾아온 광주 개국본 간부들에게 경계하라고 강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얼마 뒤 광주 개국본은 자중지란을 겪었고 회원 대부분이 탈퇴했다.

 

증언자는 노사모 대표를 지낸 광주 화가

 

하성흡씨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화가이자 시민운동가다. 광주 노사모 대표를 지냈고, 노사모의 출범부터 해산까지 지켜본 인물이다. 필명은 심우재다. 2022년 3월 대선 국면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막겠다며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의 연대'를 발족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때는 정청래 후보 측이 이미 해산한 노사모를 선거에 끌어들이려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22년 그 자리에서 이종원을 처음 봤다고 했다. 당시 광주 개국본 회원들이 이종원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어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준이 형한테 보고"…2023년 녹취와 겹치는 대목

 

이종원이 중요한 판단을 김어준에게 묻는다는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2월 이제일 변호사가 개국본 회원과 나눈 통화 녹취에 같은 구조가 등장한다. 이 변호사는 통화에서 김어준에게 보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싸울 상대가 강진구 기자나 손혜원 전 의원 정도가 되면 김어준을 찾아가 사정을 풀어놓을 만하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 변호사는 이종원과 함께 개국본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22년 광주 오찬 자리와 2023년 통화는 시점이 열 달 넘게 벌어져 있다. 두 자리 모두에서 같은 이름이 판단의 기준으로 등장한다.

 

정치공작 발언에도 이종원은 일주일째 말이 없다

 

뉴탐사는 지난주 이종원이 개국본 임원진 앞에서 추미애 의원의 출마를 두고 자신과 정청래 전 대표, 김어준이 함께한 고도의 정치공작이었다고 말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종원은 뉴탐사 보도에 사소한 대목까지 반박해온 인물이다. 그런데 이 발언에 대해서는 보도가 나간 뒤 일주일이 넘도록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광주에서 나온 말은 그전에도 있었다. 뉴탐사는 대선을 앞둔 시기에 이종원이 광주 개국본 회원들을 찾아가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며 힘을 빼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회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당시 회원들은 그 말을 의아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2022년 오찬 자리 증언은 그보다 앞선 시점의 기록이다.

 

이종원은 지금 자기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스로는 반명이 아니라 친민주당 당원이라고 말한다. 2022년 광주에서 나온 말과 지금의 방송 사이에 4년의 간격이 있다.

 

이번 광주 증언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발언을 들은 사람이 30~40명이고, 그중 한 명이 실명으로 기억을 확인했다. 이종원은 이 발언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성흡씨는 그날 이종원에게서 이재명 후보를 지키려는 고민을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이 정치 보복에 나설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민주 세력의 역량을 보존하는 문제였는데, 그 자리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