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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난제로 떠오른 조작기소 특검…DJ라면 어떻게 풀까

성한용기자

  • 수정 2026-11-08 09:07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666

취임 1년 만에 지지율 떨어지자 고집불통 갈팡질팡

조작기소 특검 성과 내기 힘들고 공소취소도 불가능

김대중 대통령은 사법부 부담 덜어 주려 재임 때 재심 신청 안 해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우리 국민은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있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 잘 뽑으면 나라가 크게 발전하고 국민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제 도입 이후 선출된 모든 대통령에게 국민은 매번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매번 실망했습니다. 대통령들이 국민의 로망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떨까요? 우리 국민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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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바로 그때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3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국회의원이 됐고 민주당 대표가 됐습니다. 윤석열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잡아넣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살아남았습니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자폭’했을 때 이재명 대표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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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 국민의 로망에 부합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년공이었습니다.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했고 변호사가 됐습니다. 시민운동을 하다가 정치에 투신해 성남시장, 경기지사가 됐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바닥에서 정상까지 오른 것입니다. 국민이 이런 사람에게 대통령을 맡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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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뒤 1년 동안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정치인들을 내각에 대거 기용하고 중도실용주의 노선으로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국무회의 생중계로 행정부에 긴장감과 역동성을 불어 넣었습니다. 때마침 반도체 특수로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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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는 길게 가지 못했습니다. 취임 1년 만에 치러진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패배가 전환점이었습니다. 중도, 수도권, 청년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며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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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정청래, 유시민, 김어준 등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사람들이 이재명 대통령에 맞서기 시작했습니다. 취임 초 인기를 끌었던 국무회의 생중계는 참석자들과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공소청장, 중대범죄수사청장 국무회의 배석으로 불필요한 논란까지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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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짜증과 무분별한 에스엔에스(SNS)로 대응했습니다. 대통령 의제로 적절하지 않은데도 이주 노동자, 다문화 가정을 언급하며 혐오와 배제 정서를 자극했습니다. 이주 노동자, 다문화 가정에 대한 문제 제기를 중도 확장 전략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도와 보수를 끌어안아야 개혁민주진보진영이 승리할 수 있다”며 ‘구조적 다수론’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강성 지지층과 극우 세력 사이에서 길을 잃고 갈팡질팡 헤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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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코리아가 11월2일 이재명 대통령 에스엔에스 활용에 대한 여론조사(10월31일~11월1일, 전화 자동응답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긍정적이다 36.2%, 부정적이다 58.8%였습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이 정도면 에스엔에스를 좀 줄이고 차분하게 시스템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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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은 에스엔에스와 국무회의 생중계를 줄이지 않고 있습니다. ‘누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고 고집을 부리는 모양새입니다. 대통령의 고집불통 이미지가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고집을 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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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조작기소 특검법과 성남 라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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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의 정확한 이름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입니다.

11월6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됐다. 김채운 기자

11월6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됐다. 김채운 기자

조작기소 특검법은 정당성이 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전 대통령 시기에 검찰, 국가정보원, 감사원은 정권의 개 노릇을 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표적 수사와 먼지떨이 수사로 무리한 기소를 강행했습니다. 진상규명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조작기소 특검법 제안 이유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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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의혹에 대하여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대부분 사실관계가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등 기존 수사기관이 해당 의혹의 당사자이거나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조직적 은폐 및 축소 가능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 또한 매우 높은 상황임. 이에 독립적 지위와 수사 역량을 갖춘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윤석열 정권 하에서 제기된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 전반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엄정하게 밝히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며, 헌법상 법치주의와 사법 정의를 회복하고, 검찰권 남용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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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동훈 의원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권력자를 방어하기 위한 특검”이라고 따졌습니다. 홍익표 수석은 “지난 시기에 권한을 남용했던 검찰 권력에 대한 수사”라며 “의원님께서 (윤석열 정권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 계시면서, 결국은 이런 일이 초래되고 검찰이 해체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나. 의원님께서는 책임감을 안 느끼시나”라고 반박했습니다. 저는 홍익표 수석의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특검은 과감하고 정확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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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특검의 정당성과 현실성은 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11월6일 문화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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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수사도 있었던 것은 확실한데 그것이 과연 그걸 갖고 조작이라고 할 수가 있냐, 바로 연결 지을 수 있냐라는 게 쉽지 않았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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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는 대장동 사건이나 대북 송금 사건은 수사 과정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걸 사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증거가 조작됐다거나 하는 걸 밝히는 게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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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부분입니다. 윤석열 검찰의 조작기소를 밝혀낼 의지와 실력을 갖춘 특검을 찾을 수 있을까요? 특검이 윤석열 검찰 간부와 검사들을 기소한다고 해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을까요? 특검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2028년 4월12일 23대 총선에서 불리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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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기소 특검이 이렇게 꼬인 것은 애초에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취소에 너무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공소취소 모임을 결성하면서 조작기소 진상규명과 공소취소가 한데 묶여버렸습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을 때 공소취소라는 말은 넣지 말고 조작기소 특검을 출범시켰으면 괜찮았을 것입니다. 아쉽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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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성남 라인인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공소청법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사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조항이 살아 있습니다. 이용철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 공소청장에게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지휘할 수 있습니다. 법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용철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소취소에 대한 발언을 어떻게 할지 궁금합니다.

10월 13일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조작기소와 공소취소 논란을 지켜보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전례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전두환 군부에 의해 내란 음모 사건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에서 퇴임한 뒤에야 재심을 신청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를 자서전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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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29일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재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사형 선고를 받은 지 2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판이 끝난 후 소회를 밝혔다. ‘법에 의해 신군부를 단죄했습니다.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신군부의 헌정 질서 파괴에 대한 법률적 심판은 후세와 역사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통령 재임 때에는 재심 신청을 하지 않았다. 사법부의 부담을 덜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1980년 신군부 법정의 무도한 판결이 무효가 되어 정의와 역사가 살아 있음을 밝히는 날이 되길 바랐다. 재심 공판에는 최재천 변호사가 시종 수고했다. 그의 논지는 매우 명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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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다른 사람입니다. 시대 배경도, 처한 환경도 전혀 다릅니다. 두 사람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지혜를 좀 배웠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짙게 남습니다. 이제 어쩔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이라는 난제를 잘 풀어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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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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