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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 22주년, 일본 정부 사죄·배상요구에 22년째 묵묵부답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1/09 08:31
  • 수정일
    2014/01/09 08:3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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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할머니들에게 해방을! 우리에게 평화를!"수요시위 22주년, 일본 정부 사죄·배상요구에 22년째 묵묵부답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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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8  18: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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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수요시위 22주년을 맞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108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8일 수요시위 22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제1108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법적 배상, 그리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거리로 나와 처음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한 지난 1992년 1월 8일로부터 22년이 되는 날이다.

"22년이 되도록 해결된 것 하나 없으니 가슴이 답답한 건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루빨리 일본 정부는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하고 우리 정부도 모르는 척 하지 말고 앞장서서 일본 정부를 향해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도록 매듭을 지어 주었으면 좋겠다."

   
▲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한국 정부의 성의있는 대책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이날 "22년간 수요시위에 나오면서 60대 '아줌마'였던 내 모습도 이제 90을 앞둔 '할망구'가 됐다"며 이같이 말하고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이제 할머니들은 세상을 떠날 때가 다 됐다. 여러분은 남북이 통일되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가 돼서 다시는 후손들이 이같은 고난을 당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미리 작성한 성명서에서 지난 22년간 외쳐 온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전쟁범죄 인정,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정당한 요구는 무엇 하나 이행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는 여전히 역사왜곡과 군사대국화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 정부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가 조속히 나서라고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벌써 2년 반의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조치와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한 "수요일의 외침은 천번을 넘고 다시 또 다시 백번을 넘어 희망의 역사로 새로이 거듭나고 있다"며 지난 "수요시위 22년은 부끄러운 자화상만은 아닌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투쟁의 기록"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22년 경과보고에서 "일본에서는 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통해서 전쟁범죄자들을 숭배하고 찬양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것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꾸짖지 않았기 때문이며, 앞으로 우리가 계속해야 할 일이 바로 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미향 상임대표는 아울러 "우리 스스로 과거의 역사를 잘 기억하고 교육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거울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수요시위 22주년의 소회를 피력했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한국여성단체연합 간사로서 1차 수요시위부터 꾸준히 자리를 지켰던 신미숙(민주당 이미경 의원 보좌관) 씨는 "수요시위에 참가한 이후 출산을 해 딸이 21살이 되도록 계속되고 있는 이 자리에 서니 할머니들과 제 딸같은 대학생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책감을 토로하고 "우리의 마음과 역사의 기록과 진실을 증언하는 양심세력이 있을 때, 그리고 이 세력이 변하지 않고 확산돼 갈 때,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는 확신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995년부터 매주 소속 수녀들이 한번도 거르지 않고 수요시위에 참가한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김영미 수녀는 "여기 계신 할머니들께서는 지난 세월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안녕하지 못하다"며 "꽃다운 청춘을 피기도 전에 저버리게 만들고 존재의 기반을 무너뜨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자들은 사죄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미 수녀는 이어서 "꽃같던 처녀들이 죽음을 목전에 둔 노인이 됐지만 이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귀 기울여야 할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고 사죄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탄했다.

   
▲ 이날 정기 수요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가 모색된 자리이기도 했다. 미국 세인트 캐서린 대학에서 온 이벳 벨 씨는 '할머니들은 우리들 마음속 보석'이라는 피켓을 들고 연대사를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 미네소타의 세인트 캐서린 대학에서 온 이벳 벨 씨는 "할머니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희망의 빛을 보여준 할머니들의 용기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할머니들은 우리들 마음속 보석(You are all jewels in our hearts!)"이라는 피켓을 들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뒤이어 자유발언에 나선 인일여고 학생들은 "진실을 왜곡하는 일본은 그대로이지만 여전히 이곳에서 할머니들을 위해서 외치는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 있었다"며 심경을 토로했고 경남 삼천포여고 동아리에서 온 학생은 "두번째 참가하는 수요시위인데 첫번째 참가때와 같이 일본대사관의 창문은 닫혀있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 학생은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세워진 해외 최초의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백악관 청원사이트에서 하고 있는 서명운동에 맞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소녀상 수호 서명운동에 한국측 참여가 저조하다"고 알리고 "주위에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국립국악고, 삼천포여고, 충주여고, 인일여고 학생들과 인천 효성남초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소속 수녀와 수사 등 200여명이 참가했다. 

   
▲ 수요시위 22주년을 기념하는 케잌 커팅.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인천효성남초등학교 학생들이 김복동 할머니에게 선물과 편지를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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