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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 27주년 기념 국민대회 개최...정부기념식 불참

 
"청와대·새누리당, '국가개조'·'적폐척결'의 대상일 뿐"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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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0  23: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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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거부 국민대책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가 주최한 6월민주항쟁 27주년 기념 국민대회가 10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본당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월민주항쟁 27주년 기념 국민대회가 10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본당에서 열렸다.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불법임명거부 국민대책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정부 기념식에 불참으로 맞서며 국민대회 형식으로 개최됐다.

이날 국민대회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새정치민주연합·통합진보당·정의당 등 정당 관계자, 6.4지방선거 당선자를 비롯한 500여 명의 인사들이 본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국가개조를 말하기에 앞서 청와대, 새누리당, 친일파, 유신잔당을 개조해야 한다."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대표이사장인 함세웅 신부는 개회사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가개조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며 이같이 일갈했다.

함세웅 신부는 "국가개조에 앞서 민족개조를 제일 먼저 주창한 이는 친일파 이광수였다"고 지적하고, "6월항쟁의 정신은 이처럼 본질을 가리는 간교한 언술에 현혹되지 않고 사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신부는 또한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은폐하려 했던 불의의 공권력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감추려는 현재의 공권력이 너무도 닮은 꼴"이라며, "이를 슬퍼한다"고 묵상했다.

이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대책위원회 상임대표인 이해동 목사는 "국민이 곧 국가이고, 국민이 없으면 국가란 없다"며, "국가개조라는 구호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적폐척결이라는 표현 또한 번지수가 틀렸다고 말했다.

이해동 목사도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반민주, 반서민, 반민족이 뒤섞인 부패와 무능의 연쇄적 사슬이라고 단정하고 이들은 자신들이 국정구호로 외치는 적폐척결의 주체이기는 커녕 대상일 뿐 이라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27년이면 거의 한 세대를 지난 것이지만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듯 절박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민족 평화와 자주, 민생을 위해 다시 일어서자"고 강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기념사에서 "지난 대선의 불법 관권선거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이번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없이 지나가면 6월 민주항쟁의 성과는 고사될 수 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며, "6월항쟁 27주년을 맞은 오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는 실종된 아이들, 실종된 민주주의, 실종된 민중생존권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승환 시만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27년전 6월항쟁은 구체제를 해체하지 못하고 타협한 제한성을 갖고 있지만 야당과 노동운동, 시민사회운동은 대표적인 수혜자이기도 하다"며, "불의에 항거하는 민주적 감수성을 높이는데 시민사회운동이 먼저 성찰하고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힌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천호선 정의당 대표의 기념사가 이어졌고 정각 6시에는 27년전 이곳에서 시작된 타종 퍼포먼스가 있었다.

손학규 전 대표는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된 이날 6월항쟁의 주역들이 별도의 국민대회를 열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처한 민주주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으며, 오병윤 원내대표는 "6월항쟁의 산물로 태어난 진보정당이 희망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시민, 선배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도 인사말을 통해 "제도와 법령보다는 시민의 삶속에서 뿌리내리는 6월항쟁의 정신"을 강조하고 "6월항쟁의 정신이 세월호 참사를 만나 교육혁명에 대한 열망으로 표현됐다. 교육민주화 실현을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별도의 국민대회로 6월항쟁 27주년을 기념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한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정부 기념식에서 민주주의는 특정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궤변성 연설을 했고, 기념사업회 직원들은 국민대회가 열린 성공회대성당에서 "불의한 권력의 횡포에 대항해 가만히 있지 않았던 대한민국 민주화운도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자리를 지켰다.

대회장 바깥에서는 청와대 앞 6.10 만인대회를 주장하는 '1987년의 발걸음을 잇고자 하는 성공회대학생들'이 이날 국민대회를 '스스로를 가두는 길들여진 저항'이라고 규정하며, "우리는 6.10민중항쟁을 기념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6.10의 정신을 잇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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