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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아빠’ 김영오 “세월호 특별법, ‘일베’까지 아픔 겪지 않게 하려는 것”

 

세월호 참사 151일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열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시간 2014-09-13 20:18:39 최종수정 2014-09-13 20:18:39
 
세월호 촛불, 특별법 기소권 보장하라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51째 되는 13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과 함께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추석 연휴를 거쳤음에도 이날 촛불집회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 협의회, 민주동문회, 한국대학생연합 등 교사·교수·대학생 단체를 비롯한 시민 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마음을 모았다. 광화문광장에서 40일 넘게 단식농성을 했던 단원고 故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 씨와 이날로 23일째 단식농성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도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대학가에서 서명운동과 대행진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성과로 꼽기도 했다.

대학생·교수·졸업생 참가자 일동은 결의문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들 모두의 미래를 위해 가장 앞장서고 계시는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 앞장에 나란히 함께 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9월 27일 더 많은 학우들, 졸업생들, 교수들과 함께 다시 이 자리를 찾겠다"며 "학내에서 세월호에 대한 토론을 더 많이 해서 416개의 과·동아리 선언을 들고 오겠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의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도 “후회하지 말고 빨리 끝내려고 노력하지 말고 잘 끝내자. 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민아빠' 김영오 "사고 때와 달라진 것 없다"

40일 넘게 단식을 마치고 현재 병원에서 복식하며 치료 중인 김영오 씨도 발언대에 올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돼 진상규명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영오 씨는 단식으로 인해 여전히 마른 몸 상태였지만,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영오 씨는 "자식 잃은 부모가 단식까지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을 요청하는데 설마 외면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따라서 단식을 하게 됐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차가운 무대응과 무시로 일관하고 진실을 호도했다. 4월 16일 진도에 내려갔을 때 경험했던 것이다"라며 "사고 때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그 상황을 보면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버텨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서서히 불길이 일어났고 어느 순간 폭발했다. 교황 시복식 때엔 전세계에서 우리 유가족을 주목했다. 저는 40일만에 쓰러져 병원에 갔지만, 많은 지지와 동조단식이 이어졌다"면서 "그러나 단식을 마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영오 씨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전날 유가족들에게 '대통령을 믿어달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오히려 묻고 싶다. 우리가 믿음 가질 수 있도록 어떤 모습을 보였나"라고 반문하며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언제든지 필요하면 찾아오라고 했지만 딸 잃고 한 달 넘게 단식 중인 애비가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는 것조차 막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에 묻고 싶다. 그럼 당신들은 어떻게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한다는 것이냐. 왜 그 방법은 내놓지 못하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만 거부하냐"며 "그러면서 대통령을 믿어달라는 말이 나오나. 저라면 부끄러워서 그런 말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영오 씨는 오직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 인생과 행복이 다 무너졌다.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철저히 바꿔야 한다. 이 사고가 대한민국이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한다. 그것만이 유민이와 친구들이 헛된 죽음을 면하게 하는 방법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자식 잃은 부모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반드시 승리해서 안전한 나라 만들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유가족과 지지하러 오신 모든 분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반대하는 분들, '일베', '어버이연합'까지 다시는 우리 유가족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영오 씨는 "제가 이순신 동산 앞에서 단식할 때 많은 분들이 응원오셔서 제 얼굴만 보고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이제 단식이 끝나 죽도 잘 먹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웃으면서 싸우자. 웃으면 힘이 난다. 힘이 나야 이긴다"고 말했다.

대학생과 교수, 교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촛불집회는 전교조 세월호 대응 활동 보고, 대학생연석회의 활동 보고, 참가자 결의문 낭독과 함께 대학생들의 노래 공연 등으로 꾸며졌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하는 아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시민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위해 23일째 단식 중인 정청래 의원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23일째 단식농성 중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다시 세월호 촛불 밝힌 46일 단식 김영오 씨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 씨가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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