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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촛불 “진상규명 거래말라, 진실은 존엄이다”

세월호 촛불 “진상규명 거래말라, 진실은 존엄이다”청와대로 행진 중 경찰과 대치.. 유가족, 정부청사 앞 연좌농성 돌입
나혜윤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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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5  22:22:53
수정 2014.10.25  22: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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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500여명의 시민들이 “대통령도 조사하라”며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25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국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진상규명 거래말라 진실은 존엄이다”, “안전은 인권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단식 농성을 풀고 오랜만에 발언에 나선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4.16 나의 무관심과 어른들의 무관심이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생매장 시켰다”며 “하지만 참사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 무능한 야당, 수구 언론사들이 방관자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국민여러분 이제는 방관자가 되지 말자”며 “더 이상 정부 여당이 뻔뻔한 횡포를 보인다면 앞으로 광화문 광장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 갈 것이다. 국민 여러분이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위해 저희 유가족과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도 “끝까지 진상규명하고 남은 자식들을 위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때까지 저희 손 놓지 말고 버텨달라”며 “우리 손 놓치고 평생 그렇게 사실 건가. 언제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누가 손을 놓아버릴지 그게 무섭다”고 국민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 ⓒ '세월호 대책회의'

유 대변인은 “내일 중으로 특별법 도장을 찍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유가족 참여를 추후에 논의하겠다고 이야기 하면서 누더기가 된 법안으로 진상조사위를 시작할 수는 없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날 문학평론가 양경언씨는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304명을 기억하기 위해 결성된 ‘304 낭독회’의 활동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양씨는 “작가들이 우리가 직접 쓴 글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계속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함께 움직이자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낭독회 결성 배경을 밝혔다.

양씨는 “두 번의 낭독회를 진행했으니 302번의 낭독회가 남았다. 한 달에 한번 꼴로 낭독하면 25년의 시간이 걸릴텐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이 살아있다면 25년은 더 살았을 것”이라며 “결코 짧은 시간이라 생각하지 않고 누구보다 더 오래 읽고 쓰고 행동하겠다는 마음으로 진실을 위한 움직임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양씨는 “이제 끝났다고 그만 말하자고 한다. 왜인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유를 물어보는 사람들의 입을 막는다. 대답해야 할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진실 밝히는 것이 왜 싸움이 되는지 나는 모르겠다”는 중학생의 글을 대신 낭독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대학생들의 ‘수업 반납’ 계획도 공개됐다.

국민대학교에 재학 중인 고재건 씨는 “여야는 3차 합의를 통해 유가족을 배제하고 특검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청와대, 국정원, 군, 해경, 해수부 모두 수사할 수 있겠나”라며 “이럴 때 일수록 싸움의 중심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광화문 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씨는 “대학생들은 다음주부터 수업을 반납하고 일주일간 광화문에서 실천 하려 한다”며 “정부와 국회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특별법을 제정하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더욱 앞장서서 싸워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경찰들이 청와대로의 행진을 막아서자 한 유가족이 경찰의 방패를 붙잡고 '비켜달라'며 절규하고 있다 ⓒ 나혜윤

한편, 이날 집회가 마무리 된 후 200여명의 시민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은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하다 서울정부청사 인근에서 경찰 병력에 의해 저지됐다.

경찰과의 격렬한 대치 속에 유경근 대변인의 연행이 결정되자 유가족들은 “나도 잡아가라”고 항의하며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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