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권력의 국정개입 의혹이 정윤회씨의 전 부인 '최순실 몸통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가 집중 부각되면서 실질적인 비선권력의 핵심은 최순실씨가 아니냐는 의혹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인의 관계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최순실씨는 최태민 목사와 그의 다섯번째 부인인 임모씨 사이에 태어났고, 최 목사의 다섯 번 째 딸이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86년경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어린이회관 전통 예절교육장인 '근화원' 업무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태민 목사의 일가가 육영재단 업무에 관여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82년 박근혜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태민 목사는 최순실씨가 업무를 봤다는 어린이회관 '근화원'을 설립했다. 당시 근화원에서는 최태민 목사가 어린이재단 직원들과 예배를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씨가 근화원 업무에 관여하기 시작하자 1987년 육영재단 직원들은 최씨의 재단운영 관여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육영재단 이사장 재직시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이 어린이회관 내 근화원 원장으로 내정되었던 적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내정한 사실이 전혀 없다.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짐작 가는 것조차 없다"고 답한 적이 있다.

또한 ‘최태민 목사는 박 후보(박근혜 대통령)께서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시면서부터 재단 운영에 관여했다는 게 당시 직원들의 주장이다. 이 부분에 대한 후보님의 생각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도 "관여라는 게 무슨 뜻인지 되묻고 싶다. 무슨 명목으로든 돈이 지출되었을리도 결재를 했을 리도 없고, 육영재단과 관련하여 무슨 업무를 맡은 적도 없는데 도대체 관여라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관계를 부인했다.

최순실씨는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최씨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소지 200여평 지상 7층 규모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은 정윤회씨가 대표이사로 있었던 (주)얀슨이 입주해 있던 건물이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최씨는 1985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지 108평을 매입했고, 1986년 부지에 지상 4층 규모의 빌딩을 건립했다. 또한 1995년 정윤회씨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대지 100평을 매입해 지하 1층 지상 지상 3층 규모의 다가구용 단독주택을 신축했다. 당시 최씨의 강남일대 부동산은 100억대에 이른다. 최씨의 재산은 육영재단 업무를 보면서 이권개입으로 부당하게 취득해 형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 측은 '정윤회 최순실 부부의 재산과 박 후보가 무슨 상관이냐'고 한 바 있다. 

   
▲ 4일자 고발뉴스 보도 내용
 

최씨가 언론에 존재를 드러낸 것은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유세 현장에서 박 대통령이 피습을 당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박 대통령을 극진히 간호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그리고 한동안 종적을 감췄지만 최근 전 남편인 정윤회씨가 비선권력으로 떠오르면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겨레는 '정씨 부부'가 자신의 딸의 국가대표 선발전 특혜 시비가 일자 승마협회 감사에 나서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원치 않은 내용의 감사 보고서가 나왔고 청와대 지시에 따라 감사 조사에 참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2명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직후 당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수첩을 꺼낸 뒤, 문체부 간부 2명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이 '정씨 부부'의 영향을 받고 문체부 간부 2명을 좌천시킨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승마협회 관계자가 "정윤회씨 부인의 치맛바람이 워낙 셌는데"라고 한 대목도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정윤회씨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승마협회 감사 영향력 의혹에 대해 "그건 확인해보시면 되겠지. 저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했지만 '부인이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라고 질문하자 "그건 모르겠다"며 부인을 하지 않았다. 

또한 최순실씨가 지난해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입었던 한복을 직접 골라 청와대에 반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최고권력자인 박 대통령과 대면을 할 정도로 긴밀한 사이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4일 고발뉴스와 인터뷰한 서울시내 호텔에 위치한 A한복점 전문점 관계자는 "지난 대통령 취임식 직전 최순실씨측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340만원짜리한복을 제작해 납품했으며 요즘도 대통령의 한복을 지어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에는 최순실씨가 직접 한복 색깔과 디자인까지 챙겼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잘 안 나오시고 대신 비서실을 통해 일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최순실씨가 정씨와 지난 7월 이혼하면서 '이혼 조정문에 결혼기간 있었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않고 서로 비난하지 않기'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있었던 것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씨가 재산분할 및 위자료를 청구하지 않은 것도 의아한 일이다. 일각에서 위장이혼설도 제기되고 있다. 두 사람이 연을 끊어서라도 박 대통령의 비선권력이라고 의심하는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최순실 비선권력 몸통 의혹에 대해 "최태민 일가하고는 자기를 도와줘 의지했지만 깊은 관계는 아니고 현재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는데 자꾸 정씨 부부를 감싸는 정황이 나오고 최씨가 급부상되는 모습"이라며 "최씨가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들고 청와대에 자리까지 마련해놓고 있다는 설까지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문건 유출 국기문란행위 처벌로 끝내고 싶겠지만 비선권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런 루머들이 나도는 등 자발적으로 터진 산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