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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박근혜 사라지면 보수 세력 힘 빠질 것"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03/24 12:21
  • 수정일
    2015/03/24 12:2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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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박근혜 사라지면 보수 세력 힘 빠질 것"

"구심력과 정체성 강화해야 2017년 정권교체 가능"

최하얀 기자 2015.03.23 11:49:25
원로 지식인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과제로 당의 구심력과 지도력, 진보·개혁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강화를 제시했다. 
 
여권의 '종북몰이' 이념 공세에도 야권 결집을 위한 연합 전략이 불가피하며, 한국사회의 근본을 가로지르는 재벌 및 미국 문제 또한 결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그는 주문했다.  
 
남 장관은 23일 오전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들로 꾸려진 '더좋은미래(간사 박홍근)'와 '더미래연구소(이사장 최병모)'가 공동 기획한 '2017년 정권교체와 미래진보의 길찾기' 첫 번째 공개강좌 '남재희 장관의 이문현답(질문을 달리하면 답이 보인다)'에서 이같이 말했다.  
 
"밉든 곱든 지도자 감싸야 국민이 존경" 
 
남 장관은 "지난 대선을 거칠게 보면 (여당과 야당이) 반반했다"면서 "문재인 후보가 안정적으로 선전했다. 엉뚱한 것을 달리 생각해낼 것이 없이 그 연장선에서 총체적 정책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대선에서 제시된 비전은 문재인 후보 개인의 것이 아니라 당이 총력을 다 해 지혜를 모은 것"이라며 "그것을 더 발전시키는 게 좋다. 야당에 돌발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건 좀 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남 장관은 이처럼 '안정적 선거 전략'을 짜면 객관적인 조건은 야당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다음 선거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있었던 박근혜란 인물이 사라져 보수 세력의 힘이 빠질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대선을 2년여 앞둔 만큼 새정치연합에 "원심력이 아닌 구심력이 좀 생길 때도 됐지 않았는가"라고도 말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의기투합하는 "진지한 기풍"이 필요하단 것이다. 
 
그는 "밉든 곱든 당의 지도자를 감싸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면서 "당원들이 당내에서 지도자를 존경할 때 국민도 그 지도자를 존경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남 장관은 동시에 "지도자에게는 용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겉으로 양순해 보인다고 해서 강한 리더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강한 리더는 정신력이다. 문 대표는 지난해 열흘 동안 '세월호 단식'을 하며 강한 면을 보여줬다. 두고 봐야겠지만 내면의 힘이 중요하다"고 했다.  
 
재벌은 보호하고 노조는 때려잡고…"태도부터 문제 삼아야" 
 
남 장관은 다만 현재의 새정치연합이 '미국'와 '재벌'이란 요소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일본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과 관련,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한 서평을 통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 민주당 정권 퇴진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 것을 소개했다. 
 
남 장관은 "미국의 영향이란 것은 주변국가와 국내정치까지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면서 "정치를 볼 때는 미국이란 요소를 늘 넣어서 생각해야 한다. 미국을 너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새정치연합이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이란 거시적 문제는 뒤로 하고 미시적 정책 경쟁에 매몰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경제발전을 하겠다며 키워놓은 재벌들이 이제는 제어할 길이 없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면서 경제 개혁을 가로막는 것은 재벌에 대한 과보호라고 지적했다. 
 
남 장관은 "누가 최근 노동 개혁을 어떻게 할 지를 물어봤는데 노동법이 어떻고 노동 유연화가 어떻고 이런 것은 미시적인 이야기"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다음에 한 게 노동조합을 찍어누른 것이다. 한 쪽을 때려잡겠다는 그 태도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중도화? 보수 언론이 좋아할 야당의 타락" 
 
남재희 장관은 새정치연합이 진보·개혁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단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요새는 좀 뜸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중도화를 해야 한다, 우경화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었는데 보수 언론의 영향을 받은 거 같아 상당히 걱정이 됐다"면서 "우리나라 현실에서 야당이 우경화를 해야 한다는 주창은 '수구화를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새정치연합의 우경화는) 보수 언론이 좋아할 야당의 타락"이라고 설명했다.  
 
남 장관은 이어 보수 언론과 여권으로부터 쏟아져나오는 '종북몰이'에는 "맞서서 싸우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종북 숙주'란 논법이 수구 언론에서 굉장히 자주 나오지만 이기고 나가야 한다"면서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다. 오래 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장관은 종북몰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차하고 어색한 자기방어는 (이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노동 계층 등 당 밖 진보 진영과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운동이 약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통계는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언제 정치세력화할지 알 수 없다. 야당이 연합 안 하고 어떻게 하나. 전 세계적으로 야당이 연합하지 않는 곳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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