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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당선과 새정연 전패는 무엇을 말하나

 
[정치전망대]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수치는 허구, 국민의 명령은 ‘야당교체’
 
임두만 | 2015-04-30 09:12:3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 광주는 천정배를 택했다. 광주를 잃지 않으려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유권자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향수가 있는 지역이므로 권노갑씨와 박지원 의원 등이 강력 지원했지만 별무소득이었다.

▲천정배 당선자가 당선 확정 발표에 두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 TV캡쳐 임두만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이런 현상은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선거일을 사흘 앞 둔 26일, 풍암 저수지에서 유원지에서 있었던 양측의 집중유세 현장이 승자와 패자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천정배 후보 유세장에는 자발적 참여자로 보이는 청중이 운집, 예전 김대중 선거유세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부터 시작하여 쟁쟁한 현역의원들이 출동한 조영택 후보 유세장에는 당직자 외에 실제 유권자 모습이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

▲풍암저수지 유원지에서 있었던 천정배 후보의 집중유세 현장은 축제였다. ©임두만 

유세 마지막 날인 28일 화요일, 다시 광주를 찾은 문재인 대표는 광주의 야권성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현역의원들을 대거 대동하고 지역구를 누볐다. 이런 물량공세를 혼자서 대적하는 천 후보는 비오는 풍금 사거리에서 길바닥에 매트 한 장을 깔고 ‘천배’의 절을 올리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진심을 호소했다.

▲유세 마지막 날 대규모 유세단을 끌고 광주로 온 문재인 새정연 대표 등의 유 세지원에 맞서 비오는 풍금사거리에서 매트 한 장을 깔고 천배를 올리는 천정배 후보에게 지나가던 노인이 자신의 우산을 씌워주고 있다. © 임두만

이를 본 유권자들은 진심을 안다는 표정을 보여줬다. 지나가던 노인 한 분이 너무도 안쓰러운지 한동안 자신의 우산을 씌워 준 모습에서 유권자들의 생각이 읽혔다. 그 생각들은 그대로 투표로 이어졌다. 투표일에 광주는 확실하게 변화를 택하고 있음을 표로 말했다. 보궐선거지역 4곳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여줌으로 광주가 얼마나 변화에 목말라했는지 확실하게 말했다.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에서 제1야당 후보는 현격한 표차로 패퇴했다. 광주의 야당교체 바람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이에 힘을 얻은 천정배 당선자는 당선 1성으로 “새로운 야당의 기운을 불어넣어서 정권교체에 확실한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는 선거운동 내내 말했던 작은 DJ들의 발굴을 통한 야권교체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새정연과 연대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인들을 발굴, 현 새정치연합 정치인들과 전면승부를 통한 교체를 말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야당의 태동은 현실화 될 것이다. 이미 지난 해 7.30재보선에서 순천곡성의 유권자들이 변화를 말했고, 이번에 광주가 말했으므로 이는 움직일 수 없는 현실로 도래할 것이다.

2. 서울 관악을의 개표 결과는 앞으로 수도권도 현재의 새정연으로는 싸워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줬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 야권의 표갈림 현상이 있었다고는 하나 이는 변명거리가 안 된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무소속 김희철 후보가 28%를 득표했으나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되었었다. 당시 김희철 후보가 득표한 28%는 이번 재보선의 정동영 후보가 얻은 20%대보다 8%나 높다. 즉 표갈림은 19대 총선 때가 더 심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상규 후보가 이겼다. 그런데 이번 정태호 후보는 졌다.

당선자인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43.89%로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34.20%)를 꺾었다. 관심을 모았던 정동영 후보는 20.15%로 3위에 그쳤다. 이를 19대 총선과 비교하면 확실히 유권자들이 새정연을 비토한 것을 알 수 있다.

19대 총선 당시 당선자인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는 38.24%를 득표했으며 2위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3.28%, 3위 무소속 김희철 후보가 28.47%였다. 이를 비교하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19대 총선보다 무려 10%의 지지율을 더 끌어 올렸고, 새정연 정태호 후보는 당시 이상규 후보의 득표율에 4%포인트 뒤졌다. 이런 차이가 정태호의 낙선을 불렀으므로 정동영 출마로 졌다는 변명은 사실상 변명에 불과하다.

특히 앞으로의 선거도 연대가 아니라 각개전투 형태가 될 것이므로 자력당선이 어려운 후보는 누구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선거가 바로 이번 관악구 선거의 교훈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성남의 무소속 김미희, 인천과 광주에 출마한 정의당 후보들의 득표에서 보듯 군소정당 후보들의 출마와 득표는 야권 분열과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들이 얻은 표를 차점자와 합산해도 당선자의 당선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에서 군소 진보정당이 지지율 3~5%를 가지고 연대라는 이름의 야권 단일후보 공작으로 망외의 소득을 얻으려는 꼼수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야당 정치권에게 알려 준 교훈이다.

3. 원내 130석 새정치연합은 전지역 패배를 통하여 절대로 자력으론 존재할 수 없는 제1야당임을 증명했다. 이들이 현재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결국 야권연대라는 ‘꼼수’였음이 증명되었다. 어떻든 하나의 후보를 만들어서 여당과 대적하므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강제한 소득이 현재 130석이다. 그래서 이 정당은 자신들이 가진 자산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매번의 현안에서 새누리당과 청와대에게 게임이 안 된다. 지난 해 지방선거는 세월호 침몰을 통해 드러난 이 정권의 사고 대비 허술함이란 호재가 있었음에도 이기지 못했다. 부분적이지만 야권은 연대했으며 이로 인해 거의 전 지역 여야 일대일 대결이었음에도 이기지 못했다.

곧바로 이어진 7.30재보선은 이 야당의 실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패배였다. 그래서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이후 현재의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섰다.

문재인이게는 직전 대통령 후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또 현존하는 대선 예비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가졌다. 이런 문재인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동분서주했다. 그랬음에도 전지역에서 패배했다. 여론조사라는 허구가 보여주는 현실이다.

민심은 냉혹하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토는 매우 강하지만 문재인이 이끄는 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선거가 곧 코너에 몰린 대통령과 여당을 구해주는 피난처가 된다. 일본의 아베정권이 코너에 몰리자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라는 카드를 틍해 더 많은 의석을 확득하므로 코너를 탈출한 것과 같이 지금 야당은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비판을 받을 때마다 그 비판으로부터 탈출시켜주는 역할을 맡은 도우미인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 지역 유권자들은 이런 도우미 야당을 비토했다. 특히 광주 유권자들은 도우미 야당의 대체제로 천정배를 선택했다. 따라서 이제 천정배는 당선의 영광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다. 도우미 야당이 아니라 정권의 잘못을 철저하게 추궁하고 그 대안이 되는 세력의 형성에 대한 짐을 짊어진 것이다. 이 짐이 무겁다고 피할 수도 없으며 피해서도 안 된다. 그의 약속 그대로 ‘새로운 DJ’들을 발굴, 이 패악한 정권을 교체할 힘있는 야당을 건설해야 한다.

그렇다고 호남에서 새로운 야당을 요구하는 민심의 바람을 확인한 새정연 호남정치인들이 새정연을 탈출하여 가세한다고 분별없이 받아들여 또 다른 새정연을 만들면 더더욱 안 된다. 이 패악적 권력과 당당하게 대항할 신진 정치인들을 제대로 발굴, 참신한 야당을 건설해야 한다. 이것이 4.29 보궐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천정배 당선자에게 내린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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