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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함께 통일을 부르다


日 통일마당 실행위원회, 제22회 '통일마당' 행사 개최
오사카=이태우 인턴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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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8  01: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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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일본 오사카 이쿠노구 시니마자토공원에서 한반도의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제22회 통일마당'이 개최됐다. [사진-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한반도 밖에도 남북의 통일을 애타게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7일 12시부터 일본 오사카 이쿠노(生野)구 시니마자토(新今里)공원에서 한반도의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제22회 통일마당'이 개최됐다.

광복 70돌과 6.15 공동선언 15돌을 맞아 통일마당 준비위원회가 주관하고 7일 고베에서도 동시에 개최된 이날 행사에서 이쿠노초등학교, 조선중급학교, 오사카고급학교 등 조선학교 학생들과 재일동포 1,000여명이 모여 우리 민족의 힘으로 이룩하는 자주통일을 외쳤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연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범민련),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등은 연대사를 통해 "일본 정부의 군국주의 우경화 정책과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일본 지역 동포들의 평화와 통일 의지를 담은 '통일마당'이 22회째를 맞이했다"고 행사 22주년을 축하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통일마당'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통일행사들이 추진되고 있어 이를 통해 일본 및 동포사회 안에서도 연대와 협력, 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남북통일을 향한 재일동포들과 일본 지역사회의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수 통일마당 실행위원장은 "통일하지 않고 민족문제가 해결된다면 이미 예전에 해결됐을 것"이라며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 밖에 없다"며 민족 화합을 위한 자주통일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어진 축하행사에서 조선학교 학생들은 사물놀이, 케이팝(K-POP) 공연, 소고춤 등 한국적 정서가 진한 공연들을 연이어 펼쳤다.

공연을 관람한 한국인 참석자는 "우리 동포들이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모습으로 사는 것 같다"며 "과연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전통과 민족적 동질성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선학교의 한 임원은 "비록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우리 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이 한국 국적을 소지하고 있고 한국 전통 교육 역시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타지에서 민족성을 견지하는 재학생들을 자부했다.

그리고 북한에 우호적인 교육을 펼친다는 종북 논란에 "우리는 국가교육이 아니라 민족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정체성을 확립함에 있어 타의로 구획한 분단선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폈다.

이어 "역대 남한 정부로부터는 한 번도 지원을 받은 적이 없지만, 북한 당국으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아 학교를 운영할 수 있었다.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후원자에게 호의를 가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종북' 교육을 주입한 적도, 남한 배척 교육을 한 적도 없다"며 대외적인 오해와 편견을 정정했다.

또 다른 종북 논란의 원인인 '조선'이란 명칭의 사용에 대해서는 "많은 남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1919년 3.1 운동 당시 선조들은 '대한독립만세'가 아니라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다는 것이다"며 "때문에 선조들의 영향으로 조국을 조선이라 칭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행위원회는 각종 공연을 포함한 모든 공식 일정이 펼쳐진 중앙 무대 밑에 큼지막한 한문으로 '6.15 공동선언 열렬지지'란 내용의 현수막을 부착해 이목을 끌었다. 즉, 민족의 화합과 자주통일의 길로 나아갈 교두보라 믿었던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고 오늘날에도 남북이 통일을 향한 발걸음을 함께할 것을 숙원하는 주최 측의 안배인 것이다.

'통일마당' 특별출연을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6.15 합창단'(단장 심재환) 역시 6.15 공동선언의 실현과 자주통일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모여 자리를 빛냈다.

맨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6.15 합창단'은 '임을 위한 행진곡', '임진강', '찔레꽃', '아리랑' 등 총 네 곡을 열창하며 행사 말미까지 자리를 지킨 동포들과 교감을 나눴다.

합창단의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과 관중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을 통일'과 '아리랑'을 함께 불렀다. 곧 둥근 대열 속에 눈시울이 붉어진 얼굴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해외 동포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통일을 노래하니 감정이 북받친 듯 했다.

한 합창단원은 "말로만 듣고 생각만 하다가 직접 동포들을 만나니 처음 봤어도 마치 형제가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며 "이렇듯 민간 차원의 노력은 반드시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향후 통일을 이끌어 갈 남한과 재일 청년세대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정작 '통일마당'에서 중장년층의 동포들이 합창단을 향해 보인 격정적인 환영에 비해 약간의 온도차가 존재했다.

본 행사 하루 전인 6일 저녁 KCC(Korean Christian Church) 본관에서 열린 '통일마당 이쿠노 전야제'에서는 6.15 합창단원들과 재일동포들이 <통일에 대한 인식과 현주소>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재일동포 참가자는 "재일동포 청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남북통일에 대한 갈망이 훨씬 덜하다. 통일을 위해 남북해외의 통합된 노력이 필요한 만큼, 한국 사람들과 동포들의 교류를 증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20대 한국인 참가자 역시 "한국은 세대를 거듭하며 남북통일에 대한 갈증이 희석됐고, 90~00년대를 걸쳐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교실에서 재일동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재일동포들과 공감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당국 차원의 교육 방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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