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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단전은 아는가??

진짜 하단전은 아는가

 
최상용 2013. 01. 03
조회수 128추천수 0
 

 

 

하단전에 대한 단상

수행의 핵심 하단전은 어디를 말하는가

 

 

단전호흡 김미영-.jpg

단전호흡 수련 사진 김미영

 

 

도가(道家) 심신 수련자들이 가장 기본으로 여기면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하단전(下丹田)이다. 노자가 『道德經도덕경』제6장에서 천지의 기운이 들고나는 곳으로 상정한 ‘현빈지문(玄牝之門)이 바로 하단전이며, 그곳이 중요한 이유는 『難經난경』에서 규정한 대로 “성명(性命)의 조종이며, 생기(生氣)의 근원이며, 오장육부의 근본이고, 12경맥의 뿌리이자 음양의 기운 교회하는 호흡의 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련가에서는 수행의 기초를 하단전에 두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문제는 그곳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이다. 수련관련 전문서적에서도 통일되지 못하고 있는 그곳. 도교수련 전문 서적인 『抱朴子포박자』에서는 “배꼽아래 2촌4분”, 『黃庭經황정경』은 “배꼽아래 1촌3분”이라 했고,『性命圭旨성명규지』에서는 “배꼽아래 3촌”,『奇經八脈考기경팔맥고』에서는 “배꼽아래 2촌”이 하단전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후대로 올수록 그 범위는 배꼽아래 7촌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며 더욱 혼란스럽다. 몸의 앞 부위 정중앙을 흐르는 임맥의 기해혈, 석문혈, 관원혈 등으로 문파마다 저마다 달리 지목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고 있을까!

 

 

붉은 기운의 밭 하단전은 몸 속 중심부

 

필자 역시 오랫동안 고민을 하며 고심해왔던 것이 바로 하단전의 위치 문제였다. 전문 경전에서조차 통일되지 못하고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의문의 실마리는 의외로 한자의 어원을 공부하면서 힌트를 얻었다. ‘붉다’는 뜻을 지닌 丹(단)과 朱(주)자를 통해서였다.

 

먼저 살펴볼 붉을 丹(단)은 통나무로 형틀을 짠 ‘우물 난간’의 모양을 본뜬 우물 정(井)의 변형과 광물을 뜻하는 점 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井(정)은 우물이 아니라 광석을 깨내기 위해 판 갱도를 의미한다. 즉 갑골문과 금문에 그려진 자형을 보면 광산의 갱도(井)에서 광물을 깨내는 모양인데, 땅속 ‘깊은 곳’에서 얻을 수 있는 붉은 주사(朱砂)를 나타내 ‘붉다’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이 丹자만으로는 그 땅속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붉다는 뜻을 지닌 또 다른 글자인 朱(주)자를 주목하게 되었다. 갑골문이나 금문에 그려진 붉을 朱(주)는 나무 목(木)의 중심부에 점을 표시한 모양이다. 나무를 자르고 나이테의 중심부를 살펴보면 ‘붉은색’이 드리워 있는데, 바로 이러한 색깔을 표시한 지사글자라 할 수 있다. 현재자형을 인문학적으로 살펴보면 자형상부의 모양은 나무(木)를 자를 때 사용하는 ‘톱’의 모양으로 보인다. 이러한 흔적은 나무를 베고 난 그루터기를 뜻하는 ‘그루 株(주)나 형벌의 하나인 ‘벨 誅(주)’에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나무의 중심부가 붉은색임을 나타낸 글자가 朱(주)라면, 땅속 깊은 곳의 중심부 역시 붉다고 보았는데 바로 ‘붉을 丹(단)’ 으로 표현하였다.

 

이 두 글자를 살펴볼 때, 옛사람들이 인식한 ‘붉다’는 뜻은 곧 사물의 ‘중심부’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갖은 의문은 과연 배꼽아래의 1촌3분 -7촌부위의 중심부라는 곳은 어디를 가리키는 것일까! 였다. 앞서 지목했던 임맥상의 석문이나 기해, 혹은 관원 등을 지칭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동양의학에서 호흡기관으로 본 금(金)장부(폐와 대장)의 역할과 기능을 잘 살펴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폐와 대장은 횡격막을 경계로 몸통의 위아래에 위치하며 호흡조절을 통해서 신체의 외기압과 내기압을 조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우리 인체의 호흡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코를 통해서 하는 폐호흡과 피부의 수많은 모공을 통해서 하는 피부호흡이다. 폐를 통한 호흡은 코를 통해서 하기 때문에 쉽게 수긍할 수 있지만, 피부호흡을 주관하는 장부를 대장이라고 하면 쉽게 납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횡격막아래 위치한 대장은 배꼽을 정중앙에 두고 우측 하복부에서부터 우측갈비뼈 쪽으로 상행결장 좌측갈비뼈 쪽으로 횡행결장 좌측하복부 쪽으로 하행결장 하복부 중앙의 직장 쪽으로 S자 결장으로 이어지며 복부전체를 감싸 안아 돌고 있다. 그러니 숨을 쉴 때 가슴부위보다는 배꼽을 중심으로 한 복부전체가 들고남을 염두 해둘 필요가 있다. 이는 곧 우리가 인식하기는 쉽지는 않지만 배가 들고남에 따라 또 다른 호흡인 피부호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흡수련을 중시한 수련가에서는 몸의 주인인 마음을 붙들어두기 위해 복부를 중심으로 한 배꼽의 들고남을 잘 관찰(意守下丹田)하라는 경고를 누차 강조하고 있다. 초행자들의 경우 코를 통해 들고나는 호흡을 관찰하다가는 자칫 상기현상이 일어남을 경계하려는 것이다.

 

 

하단전은 배꼽과 명문사이의 중심부

 

그렇다면 하단전은 과연 어느 위치를 지목하는 것일까! 도교 내단학에서는 삼관(三關)수련법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관문들이 바로 하단전과 중단전 그리고 상단전이다.

 

상단전은 양미간의 인당혈과 정수리부위에 위치한 백회혈이 직각으로 만나는 머리 중앙의 니환(泥丸), 중단전은 양 유두를 연결한 정중앙선보다 약간 위에 위치한 임맥상의 전중혈(中)과 독맥상의 영대혈(靈臺)이 몸통 중앙에서 교회하는 강궁(絳宮)이며, 상·중단전이 모두 몸 속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단전만은 배꼽아래라고 했는데 그 위치가 제각각일까! 이는 곧 앉거나 서있는 상태에서 관측했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누워서 배꼽아래라고 한다면 그 위치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여러 경전에서 제각기 제시한 1촌3분에서 7촌 부위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사람마다 복부의 둘레가 다르기 때문에 배꼽(神闕)과 허리 쪽 독맥상의 명문혈(命門)이 만나는 중심부위는 정확히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제각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개인의 신체적 특성상 하단전은 누웠을 때 배꼽아래 몇 촌 부위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배꼽은 태아가 태중에 있을 때 생명에너지를 공급받았던 유형의 통로이며, 명문(命門)은 살아가면서 생명력의 기운이 들고나는 문이라 할 수 있다.

 

하단전이 배꼽과 명문이 횡으로 만나는 복부 중심부라는 가정은 수련가에서 중시되고 있는 중맥(中脈)을 살펴보아도 그렇다. 그 맥은 머리 상부에 위치한 백회에서 시작되어 몸의 중심부를 통과하며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 회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 우주의 기운이 들고나는 하단전은 앉거나 서있을 때 배꼽아래가 아니라 배꼽과 명문혈을 앞뒤로 연결했을 때 복부의 중심부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수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배꼽을 중심으로 복부 전체의 들고남을 관찰하면서 새롭게 제시한 하단전을 철저하게 지켜볼 때(守一)가 훨씬 심신의 안정을 기할 수 있음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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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용
신문과 잡지사 기자로 활동하다가 동양철학에 매료돼 원광대에서 기(氣)공학과 기(氣)학을 공부한 동양철학박사. 현재 인문기학연구소 소장으로 동양사상과 생활건강 및 명상에 대해 강의한다. 저서로는 한자의 강점인 회화적인 특징을 되살리고 글자에 담긴 역사적인 배경을 소개한 <브레인 한자>와 <한자실력이 국어실력이다>등이 있다.
이메일 : choisy1227@naver.com
블로그 : choisy122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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