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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만큼 참사 2주기 세월호 청문회, 중요한 국가적 사안”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39] 권영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가 오는 3월 28~29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go발뉴스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세월침몰 원인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이준석 선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1차 청문회는 기존의 수사기록이나 감사원의 기록만으로 청문회를 진행해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2차 청문회는 조사관들이 직접 조사한 내용을 중심으로 준비 단계부터 위원들이 결합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청문회를 5일 앞둔 시점에서 청문회 준비 상황을 알아 보고자 지난 23일 명동에 위치한 특조위 사무실에서 진상조사 소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권영빈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권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권영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 이영광 기자

“총선이지만 참사 2주기 세월호 청문회도 중요한 국가적 사안”

-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가 28~29일에 열리는데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나요?

지난 2월 22일 전원위원회에서 2차 청문회 계획을 의결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4일부터 청문회에 참여할 위원들과 직원들이 같이 청문회 준비를 시작해서 이번 주 월요일(21일)까지 다섯 번에 걸쳐서 준비를 마쳤어요. 또한 그것과 별도로 주제별로 소회의를 계속해서 신문요지와 방향을 검토했어요. 이제는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신문사항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1차 청문회는 3일 했는데 2차는 2일로 줄었던데 이유가 있나요?

1차는 정부 대응이 잘되었는지를 큰 주제로 놓고 진상규명 소위, 안전사회 소위, 지원 소위 등 위원회 전체가 다 참여해서 소위별로 평균 하루씩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침몰 원인에 집중하다 보니까 지원 소위 같은 경우는 청문회에 직접 참여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판단을 해서 주제와 참여 소위 규모를 봤을 때는 2일 정도가 적절하다가 판단했어요.

   
▲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 3일차인 2015년 12월16일 오전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이석태(가운데) 위원장이 청문회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다음 주면 총선 기간이라서 언론의 주목도가 떨어질 것 같은데.

총선이 중요하고 국민적 관심사는 맞아요. 그러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 역시 국가적인 사안으로써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지난번에 특조위는 해경 지휘부에 대한 책임자처벌 차원에서 국회에 특검을 요청한 바 있고 또 세월호 침몰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4월 16일이면 참사 2주기가 다가와서 그전에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좀 앞당길 수는 없었나요?

저희도 검토했지만 아무래도 청문회는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만 해도 의결부터 청문회실시까지 한 달 이상 걸리고 실제로는 의결하기 전에도 2월 초부터 2차 청문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전 준비모임도 했고 하다 보니 3월 말보다 더 앞으로 당기기에는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1차 청문회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을 텐데 이번 청문회에서 보완되었나요?

1차에서는 특조위에서 조사한 내용이 거의 없이 기존의 수사 기록이나 감사원 기록들만으로 청문회를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 밝혀진 게 뭐가 있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 점에서 저희가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했어요. 때문에 이번 2차는 저희가 조사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조사관들이 굉장히 열심히 조사하고 인양 관련 부분은 기존의 기록이 없잖아요. 때문에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특조위에서 대부분 자료도 수집하고 정리를 하는 겁니다. 그런 점이 1차에 비해 보완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하나 1차는 아무래도 자료검토부터 시작하다 보니까 위원들이 처음부터 결합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준비단계부터 위원들이 직접 결합해서 계속 회의에 참여하면서 내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2차에서는 조금 더 충실하게 되지 않을까 라고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2015년 12월16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김관홍(오른쪽) 민간잠수사가 증언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야 특별법에 근거한 청문회를 국회가 장소 거절, 이해 안돼”

- 국회에 청문회 장소제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해서 서울시청 다목적홀로 확정했어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남죠. 저희가 청문회를 의결하자마자 국회에 장소요청을 했는데 국회는 거절 의사를 밝혀서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청문회를 할 수 없게 됐어요. 사실 특조위 자체가 여야 합의로 제정된 특별법에 근거한 조직된 국가기관이고 청문회도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특조위가 하는 청문회는 국회의 지원을 받아서 하는 청문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청문회 장소를 안 빌려 주는 게 잘 이해 안 돼요.

추측해 보건대 총선이 곧 있잖아요. 그러면 세월호 문제가 총선에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무튼, 국회의 거절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해요. 다만, 서울시에서 다목적홀을 대관해 준다고 해서 지난 1차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청문회를 할 수 있게 됐고 사실 서울시로서도 청문회 장소를 빌려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 국회에서 하려고 한 건 그만큼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 같아요.

국회에는 청문회를 할 수 있는 제3 회의장이라는 장소가 있어요. 보통 인사청문회 때 사용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청문회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서 당연히 국회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국회에서 하게 되면 방송국에서 생중계하는 데도 좋은 점이 많아서 국회에서 할 필요성이 강했던 거죠. 여러 가지 이점들이 있습니다.

“총선에서 세월호 문제 부각 안돼…정치권 나서주지 않아, 무책임”

- 총선이 다가오지만, 세월호 문제는 부각이 안 되는데.

국회가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줄 필요가 있는데 그동안 국회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결하지 못하고 유보된 상태고 특조위가 요청한 특검 요청안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걸 볼 때 이번 국회는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에서도 세월호 문제가 부각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안타깝죠.

   
▲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가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이틀째 열리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들이 증인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 go발뉴스

- 부각시키지 못한 건 야당 책임 같아요.

야당으로서는 힘에 부친 것 같아요. 책임이라기보단 그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2차 청문회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던데.

이틀에 걸쳐서 하는데 침몰 원인의 직접적인 문제점을 살펴보려고 해요. 둘째 날 선박 조율 및 운영과정은 침몰의 간접적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고 선체관리와 인양은 침몰 원인을 밝혀 줄 중요한 증거물인 세월호 선체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그리고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을 살펴보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인양작업 진행 상황, 국정원와의 관계 등 검토”

- 2차 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은 어디인가요?

이번 청문회는 아무래도 세월호 침몰 원인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부 조사에서 밝힌 침몰원인에 대해 전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밝혀야 할 부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국민과 공유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죠.

또 한편으로는 세월호 인양이 현재까지는 7월에 될 것이라고 얘기 되잖아요. 7월이면 얼마 안 남았거든요. 그럼 과연 세월호 선체가 7월에 인양될 건지 인양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혹시 어려움은 없는지 또는 인양 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국민과 함께 살펴보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 ‘go발뉴스’가 단독 입수한 세월호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

- 오늘(23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청해진 해운과 국정원이 참사 전 12번 만났다고 해요. 그리고 참사 당시부터 세월호 실소유주가 국정원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이 부분도 이번 청문회에서 다뤄지나요?

국정원의 개입 등은 항상 의문이고 국민이 관심을 갖는 부분인데 이번에 청해진 해운 증인 중에서 국정원과 일정하게 연결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통해서 국정원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해 볼 생각입니다.

- 이번에도 중계는 인터넷 방송만 하나요?

저희가 청문회를 의결하자마자 공중파를 비롯한 종편 방송사들에 생중계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사들의 생중계는 어려운 것 같아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인데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세월호 청문회에 대해서 방송사들이 책임 있게 생중계를 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인터넷 생중계 부분은 구체적으로 신청을 받아 봐야 알 것 같아요. 저희 2차 청문회 장소에서는 지난번에도 생중계하는 언론사와 생중계를 안 하지만 취재를 한 언론사도 있는데 지난번보다 넓어서 취재 환경도 좋아요. 그래서 생중계를 신청한 언론사가 있으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인데 현재 어디가 지원했는지는 모르겠어요.

   

- 특조위 종료 시점은 정리됐나요?

그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예산은 6월까지만 나와 있고 특조위에서는 종합 보고서 작성을 위한 3개월 연장은 의결한 상태고 청문회가 끝나면 특조위 활동 보장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검토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2년 지났지만 우리 사회 변화된 모습이 없다”

- 여권 추천 상임위원들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요?

여권 추천 상임위원은 1명인데 이헌 부위원장께서 사퇴해서 사표가 수리됐어요. 공석인 상태에서 3월 9일 국회에 사퇴했던 황전원 비상임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선출하는 안건이 접수됐어요. 그러나 국회에서 상임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은 없어요.

하지만 공석은 비상임위원 2명과 상임 위원 1명 등 3명입니다. 같이 선출하는 게 맞는데 상임위원 1명안만 제출한 것이 문제가 있다고 봐요. 상임위원 1명만 채워져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임명을 하지 않은 진상규명 국장, 그리고 시행령에 규정된 파견 공무원을 파견할 것 등이 다 되어야 하는 거죠. 이상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위원들이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의 꼼수와 일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특조위가 일탈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전원 총사퇴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차기환, 이헌, 황전원, 고영주 위원. <사진제공=뉴시스>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다가와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우리 사회가 2년 전 참사 때보다 얼마나 안전한 사회가 됐는지와 참사 후에 실제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등의 부분에 대해서 실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그만큼 세월호 참사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 변화된 모습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게 세월호 특조위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정부 여당의 활동 방해가 특조위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매우 안타까운데 그렇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특조위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다음 주 2차 청문회를 하고 그동안의 활동을 점검해보고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조사를 정리할 것인지 검토를 해야 하고 2차 특검 문제와 3차 청문회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점검해봐야 되겠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GO발뉴스>는 매일 신문을 아주 쉽고 핵심만 짚어 배달해줘서 즐겁게 보고 있어요. 세월호나 특조위는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GO발뉴스> 독자들께서도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문제로 같이 인식해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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