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파국 가려나 탈북종업원 가족면담요구, 정부 수용 거부

파국 가려나 탈북종업원 가족면담요구, 정부 수용 거부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4/23 [03: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평양에서 진행된 CNN방송과의 대담에서 " 북 여성 종업원들 중 누구도 김정은 제1위원장을 떠날 사람은 없다"고 말하며 눈물짓는 탈북했다는 북 종업원의 동료     ©자주시보

 

북측 접십자회에서 지난 7일 집단탈북했다는 북 식당 종업원들 서울 가족 면담을 연 이틀째 통지문을 통해 남측에 요구했다는 북 중앙통신 보도가 나왔는데 통일부에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고 나아가 통지문 자체를 받은 바 없다고 부인하고 나서서 북의 강경한 반발이 예상된다.

 

북 리충복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탈북했다고 하는 북 식당 종업원들의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우리측으로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에 이어 22일에도 보도했다고 22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리 위원장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에게 보내는 통지문에서 "우리측에서 가족들의 절절한 요청에 따라 그들을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내보내기로 하였다는 것을 다시금 엄중히 통지하는 바"라면서 "범죄행위를 은폐하려 할 것이 아니라 적십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측 가족들이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나가 자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필요한 실무적 조치를 즉각 취하여야 할 것"이라며 "귀측 당국이 집단 탈북이니 자유의사니 뭐니 하면서 우리 공민들을 강제로 억류시켜놓고 그들을 송환할 데 대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마저 전면부정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며 숭고한 인도주의에 대한 모독"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번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귀순은 전적으로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4월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북적 중앙위 위원장 명의의 통지에 따른 가족 대면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가족 면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측에 통지문을 보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대해서도 "북한에서 (우리 정부로) 통지문을 보낸 것이 없고, 대한적십자사에도 북측의 통지문이 온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지난 2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도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자발적 귀순이 아닌 납치라고 주장하면서 "사랑하는 딸들을 백주에 유인 납치당한 우리 가족들은 지금 한시바삐 꿈결에도 보고 싶은 자식들과 직접 대면시켜 줄 것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정부는 국제관례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입장을 밝혔었다.

 

문제는 북측이 "만약 우리의 직접대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우리 공민들을 억류하고 송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미 경고한대로 납치만행의 주모자인 청와대를 포함해 역적패당에 대한 복수전이 다양한 방법으로 강도높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점이다.

물론 참수작전으로 수뇌부를 존엄을 건드린 청와대를 잿가루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식의 경고가 지금까지는 모두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았기에 이번에도 북의 경고가 실행에 옮겨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아직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채 끝나지도 않았고 5차핵시험설까지 나오면서 북미사이의 긴장까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이 어떻게 비화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은 연평도 포격전을 전격적으로 명령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북의 경고를 그저 말로만 반복될 엄포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북이 평양에서 귀국한 북 식당 동료 종업원들과 CNN 대담을 즉각 추진하여 납치극이란 점을 동료들이 직접 증언하게 했다.

가족들과 서울 면담도 이틀째 연이어 요구하고 있는데 이번 요구는 아예 대놓고 내리는 명령조의 강경한 어조였다.

 

북이 이번 사건 대해서는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다. 남측을 압박해들어오는 잡도리를 보니 전에 없는 엄중함이 느껴진다. 특히 2차 면담요구는 명령조이기는 했지만 '귀측', '숭고한 인도주의' 등의 최고의 격이 있고 공식적인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그런 표현에도 자국민을 납치한 것에 대한 국제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서슬퍼런 기운이 느껴진다.

 

정부는 자유의사에 따라 귀국했다고 하면서 왜 북측 가족들 면담을 거부하는지 사실 납득이 되지 않는다. 탈북한 여성들의 의사가 확실하다면 북측 가족과 면담을 못하게 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면담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유의사를 방송에다가는 내볼 수는 있을 것이고 이전 김신조나 이광수, 황장엽 등 관행을 놓고 봐도 바로 방송에 내보냈었는데 왜 이번엔 보름이 넘게 탈북했다는 여성들을 꽁꽁 숨겨놓고 머리카락 한 올도 비추어주지 않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점점 남북관계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