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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민의 선택]‘대권 문’ 열려면…경선 갈등·보수중도층 비호감 극복해야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ㆍ‘대선 직행’ 티켓 잡은 문재인의 과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에 참여한 대의원들이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에 참여한 대의원들이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의 19대 대통령 후보로 3일 문재인 후보가 확정됐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대세론을 타고 있다지만 대선을 ‘문재인의 시간’으로 만들려면 당 추스르기와 중도·보수층의 ‘문재인 비토론’ 극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문 후보를 겨냥한 비문연대도 넘어서야 할 과제다.

■ 가장 큰 숙제는 당내 통합 

문 후보의 가장 큰 숙제는 당내 통합이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45%로 압도적 1위다. 문재인(31%), 안희정(14%), 이재명(8%) 등 세 경선 후보의 지지율 합은 53%다(세부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당 지지율과 안·이 후보 지지율만 온전히 흡수하면 무난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파였다. 안 후보는 문 대표 측을 겨냥해 “질리게 한다”고까지 했다. 이 후보 지지자 일부는 경선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물론 안·이 후보는 “경선 승복”과 “한 팀”을 강조하고 있지만, 두 후보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당내 비문재인 정서도 여전하다. 

 

상대편에 대한 문 후보 측 일부 지지자들의 과도한 공격과 그로부터 증폭된 상호불신도 치유가 필요하다. 문 후보의 임종석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자폭탄이나 18원 후원금 등은 함께해야 할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이제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자”고 적었다.

■ ‘문재인 비토론’ 넘어서야 

당 바깥에선 ‘문재인 비토론’을 넘어서는 게 과제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데도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의 논리가 ‘문재인 비토론’이다. 30%대의 견고한 지지층이 있지만, 비호감층이 많고 중도·보수층의 거부감도 뚜렷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경선 때 줄곧 공격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당내 경선 때 적폐청산을 앞세워 지지층을 묶어세운 문 후보는 본선에선 ‘통합’을 좀 더 강조하며 중도·보수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맞춰 ‘통합대통령’ ‘일자리대통령’ ‘안보대통령’을 주된 표어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문 후보는 첫 행보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물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한다. 통합 행보 일환으로 풀이된다.

■ 비문연대도 변수 

다른 당 후보들의 비문재인 연대 흐름도 변수다. 문 후보의 최대 라이벌은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라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를 기본으로 홍준표·유승민 등 보수정당 후보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 비문재인 흐름이 안 후보 측에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한 문 후보로선 다자구도일수록 유리하지만, 안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선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문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비문연대·반문연대는 적폐연대”라며 견제했다. 비문연대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중도·보수층이 안철수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경우 만만치 않은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문 후보에게 최악의 상황은 당내 균열과 중도·보수 확장 실패, 중도·보수 세력 결집이 서로 맞물리면서 문 후보의 세력 축소와 안 후보의 세력 확대가 추세를 형성하는 경우다. 달리 말하면 문 후보가 당내 통합을 이루고 외연 확대에 성공할 경우 비문연대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 비문재인 연대는 서로 물고 물린 변수들이다. 그래서 선순환의 사이클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당내 통합은 그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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