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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하루 만에 보훈처장 사표 수리한 문재인, 왜?

 

11일 황 총리와 함께 사표 수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계속 거부

17.05.11 16:18l최종 업데이트 17.05.11 16:18l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난감한 표정 짓는 박승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불법 대선개입 의혹을 부른 '나라사랑교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호국보훈의 달 퍼레이드 논란 등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난감한 표정 짓는 박승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016년 6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불법 대선개입 의혹을 부른 '나라사랑교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호국보훈의 달 퍼레이드 논란 등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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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했다. 

앞서 황 총리와 박 처장을 비롯한 전 국무위원 및 정무직 공직자들은 지난 8일 인사혁신처에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황 총리는 이 같은 사실을 전날(10일) 문 대통령과 한 오찬에서 다시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중 황 총리와 박 처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황 총리와는 별도로, 박 처장에 대한 사표 수리가 눈길을 끈다. 박 처장이 2011년 2월 임명된 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6년 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을 놓고 야권과 줄곧 갈등을 빚었던 인사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신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어제(10일) 황 총리와 오찬을 하면서 새 정부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자리를 지켜달라고 요청했지만 황 총리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면서 사의를 표명해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반면, 박 처장에 대한 사표 수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여러 번 언론에서도 논란이 된 적도 있고 해서, 아무래도 새 정부의 국정방향이나 철학과는 맞지 않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보훈처장에 대한 사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선거 개입 의혹까지... 

윤 수석의 설명대로, 박 처장은 임기 내내 '트러블메이커'로 통했다. 육군사관학교 27기로 합동참모본부 군사정보부장, 국방부 정보본부장 등을 지낸 그는 2004년 전역 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등에서 활동한 인사였다. 

무엇보다 그는 보훈처장 취임 이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가로막았다. 이 때문에 '5월 단체' 등이 불참하면서 2013년부터 3년 연속 보훈처 주관으로 거행됐던 공식 기념식은 사실상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이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정면충돌하는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광주 금남로에서 5.18 민주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제정하는 등의 '광주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5.18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및 법 개정을 통해 5.18 정신 훼손 시도를 엄벌에 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처장은 이를 감안할 때 '교체돼야 될 인사 1순위'에 꼽혔다. 그는 지난 2016년 여야 모두 요구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하고 합창 형태를 고수했다. 2015년에는 5.18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념식 내 경과보고를 광주지방보훈처장이 아닌 묘지관리소장이 하도록 해 기념일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2013년 국회가 의결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을 3년째 무시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더욱이, 박 처장은 2012년 대선개입 의혹도 받았던 인사다. 2011년 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반(反)유신·반독재 민주화 세력을 종북·좌파로 모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 DVD를 대량으로 제작해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보훈처가 2012년 대선 전 '나라사랑교육' 명목으로 사실상 당시 현 정권을 비호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교육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련기사

이러한 점들 때문에 박 처장은 임기 내내 사퇴 요구를 받았다. 국회에서는 그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세 번이나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처장은 "국민의 뜻과 다르다"면서 이를 줄곧 거부해왔다.  

한편, 박 처장에 대한 사표가 수리된 만큼,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올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4월 17일 수원역 유세) "5.18 민주항쟁 기념일에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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