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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 동지에게-[국제건달에 대한 4인터의 답변 (8월 29일)]에 대한 짧은 답변
1. 클리프주의와 스탈린주의가 만나는 지점
나는 수정 트로츠키주의자인 토니 클리프가 원조 트로츠키의 예언이 잘못되었다는 것과, 만델, 파블로, 포사다스 등을 트로츠키의 문구에 집착하는 교조적 트로츠키로 부르면서 서로 비판한 내용에 대하여는 별 흥미가 없으니, 이점에 대해 특히 토니클리프를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제4인터 동지는 다함께와 논쟁을 하는 것이 나을 듯하고...
토니 클리프가 [트로츠키 사후의 트로츠키]에서 든 트로츠키의 4가지 잘못된 예측 즉 무장한 예언자의 4가지 망상을 옮겨 보면,
1. “스탈린 체제가 2차대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킨 1939년 9월에도 트로츠키는 소련 정권은 “겨우 몇 년, 심지어 몇 달만에 수치스럽게 몰락할 것이다.”라는 주장
2. 자본주의 세계가 전후 30년동안 소위 황금기를 구가했음에도, 트로츠키는 1938년 이행기 강령에서(1938년 당시는 1929년 공황의 회복기였다) “자본주의는 쇠퇴기에 있다. 따라서 체계적 사회개혁과 대중의 생활수준 상승 따위를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는 주장
3. 중국, 쿠바, 베트남 등에서 노동계급과 완전히 괴리된 스탈린주의 정당이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을 쟁취하고 토지개혁을 실시했음에도, “연속혁명론을 바탕으로 트로츠키는 저발전후진국에서 민족해방과 농업개혁같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과제들은 노동계급권력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주장
4. “전쟁 초기부터 노동대중은 국수주의 열기에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다. 파시즘과 더불어 제2인터내셔날과 제3인터내셔날 소속 정당들이 이런 반발의 첫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다. 그들의 붕괴는 공공연한 혁명운동이 전개되기 위한 필수조건일 것이고 그런 혁명운동은 제4인터내셔날을 중심으로 구체화될 것이다. 제4인터내셔날의 단련된 간부들이 노동대중을 이끌고 대공세에 나설 것이다.”, “공산당 선언 100주년(1948년)이 되면 제4인터내셔날은 전 세계에서 결정적인 혁명세력이 돼 있을 것이다.” “10년입니다. 10년만 있으면 됩니다. 이제 다음과 같은 예측으로 연설을 마치겠습니다. 앞으로 10년동안 제4인터내셔날의 강령은 수많은 대중의 지침이 될 것이며 수많은 혁명대중은 전 세계를 휩쓸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라는 주장을 들고 있다.
나는 이러한 토니 클리프의 지적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트로츠키가 무슨 쇠퇴기 자본주의론과 같은 비맑스적 방법론에 입각하여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주관적 망상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헛소리를 했다는 것은 명료하고, 시도때도 없이 파국론과 전면적 공세론을 주장한 원조라는 나의 주장은 물릴 생각이 없다. 물론 지난번에 든 예에서 보듯 트로츠키의 교조적 후예들이 2차대전 이후는 물론 50년대와 60년대에도 같은 소리를 한 것에 대해 제4인터 동지는 배반자들의 얘기라고 하는데, 그들이 뭘 배반했는지는 몰라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주관적 망상에 사로잡혀 헛소리를 했다는 점에서는 트로츠키의 방법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것이지 결코 배반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 이행강령에 대한 스탈린주의적 이해
4인터 동지가 “‘레닌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즉, 트로츠키로 이어지는 레닌과 트로츠키에 대한 적대자로서의 레닌”을 운운하는데, 나는 사제 스탈린이나 사제 트로츠키나 별로 숭배할 생각이 없다. 다만 위대한 지도자 트로츠키 운운할 때 위대한 수령 김oo동지를 외치는 사람들이 생각난다는 점만 밝힌다.
그런데 4인터동지의 글의 취지를 보면 나의 번역글에도 ‘최소강령을 버리지 않는다’고 되어 있으니 “일상적 시기에 대응하는 최소강령의 중요성을 핵심적 방법론으로 주장”하는(?) 맑스 레닌 로자와 달리, 트로츠키가 유일하게 “재앙적 방법론”을 정립한 맑스주의의 이단아”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이제 나는 국문법도 강의해야 되는 모양이다. 트로츠키는 최소강령의 방법론을 인정하고 그냥 버리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최소-최대 강령의 방법론이 낡았다면서 일상적 투쟁에서도 가교가 되는 이행요구를 포함하자고 주장하면서, “~하는 한 낡은 최소요구들의 강령을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올바르고 실질적인 즉 혁명적 전망 안에서 수행한다. 낡은 최소강령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위해 대중들을 체계적으로 동원하기 위한 이행강령으로 대체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맑스와 레닌과 로자가 주장한 최소-최대강령의 방법론을 대체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읽지 않고 최소강령을 버리지 않았으니 이단아가 아니다고 하는 이 황당함!
나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하려면 이처럼 애처로운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공장위원회, 평의회 등 이행강령의 특정요구란 일상적 시기에는 재앙적 요구이고, 혁명적 격변기에 나타날 수 있고, 특정상황에서 선동할 수 있는 요구이지만 전술형태에 대한 집착 역시 재앙”이라는 주장에 대당하는 반론을 펴주길 바란다. 괜히 이행강령의 핵심적 방법인 특정한 전술형태를 무슨 반값등록금과 무상교육의 비교처럼 양적인 차이로 바꿔치기 하면서 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고...
3. 일국사회주의론/ 인민전선 전술
스탈린과 트로츠키는 일국사회주의와 세계혁명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그런데 국가를 매개로 하는 혁명에 있어서 일국혁명과 세계혁명은 서로를 배척하는 개념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추구될 과제임이 분명하다. 트로츠키가 일국혁명을 부정하지 않았듯이 스탈린도 PT국제주의와 세계혁명을 공식적으로 부정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양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트로츠키는 세계혁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사회주의의 최종적인 승리는 없다고 주장하고(1920년대 초반까지 트로츠키는 물론 레닌과 스탈린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스탈린은 유럽에서의 세계혁명은 물건너 갔고, 소련은 승리한 혁명을 방어해야하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현실의 역사는 스탈린의 주장대로 진행되었다. 결국 쌍방의 공방 속에는 PT국제주의에 대한 주장과 유럽혁명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주장 그리고 유럽의 주요국에서의 혁명이 없을 경우 소련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공방이 있는 것이고, 스탈린 역시 PT국제주의와 세계혁명을 부정하지 않은 이상 논쟁의 핵심은 유럽혁명의 가능성과 독자생존 가능성에 대한 것이고 이점에서 스탈린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로츠키가 시도때도 없이 자본주의의 파국론에 기반하여 가능성도 없는 세계혁명을 주장하면서 세계혁명이냐 일국사회주의냐의 선택의 문제로 대중을 기만한 것은 잘못인 것이다. 이상이 나의 주장이고 달리 덧붙일 말이 없다.
4. 노동자국가와 자본가국가 사이의 체제모순은 계급모순의 가장 격렬한 발현태이다.
나는 “그렇다면 군사적 대결을 완화하고 어느 체제가 진정으로 인민을 행복하게 하는 체제인지를 경쟁하자고 호소하면서, 서방 인민들에게 제국주의자들의 전쟁 책동을 폭로하여 지배계급과의 투쟁으로 나서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음에도, 4인터동지는 “순진한 “호소”로 “체제의 대결과 긴장이 격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착각을 비판“했다면서 사회평화주의 운운하는 것 역시 남의 주장을 전부가 아닌 문장의 전반부만 들어 취지를 왜곡하는 전형적인 황색논법이므로 더 논할 가치가 없다.
5. NPA 유형 정당 추구
제4인터 동지는 이번 글에서 “물론 국제건달이 직접적으로 “NPA 유형의 당을 만들자는 주장은 한 적이 없다.” 우리 역시 그렇게 비판하지는 않았다. “국제건달은 프랑스 반자본주의신당(NPA)과 같은 형태의 당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측’했다.”고 오리발을 내미는데, 유감스럽게도 지난번 글에서 보듯 “국제건달 말처럼, ‘반자본주의’를 표방하면 그 구체적 정치 내용에 관계없이 모든 조직과 인자가 하나로 모여서 정당을 만들자는 것은”이라고 표현하여 수준낮은 황색선동을 한 것은 명백하다. 너무 궁색한 오리발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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