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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돌님의 [지금 한국 증시만 상승세인 이유가 뭔가?] 에 관련된 글.
지난 주 초,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의 통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증시가 불안한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한국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난 이틀간 20포인트를 넘나드는 하락세로 그간 상승폭이 상쇄되긴 했지만, 외국의 엄청난 하락세에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젯밤, 미국 정부와 의회간의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은 공화당의 다수 의원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부결되었다. 정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 경제 논리보다 미국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계산법이 우위에 섰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황당한 결과였다. 그리고 쓰리세븐. 미국 다우지수는 777포인트나 급락하며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나는 이제 한국 증시도 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추석 연휴 이후 리먼 파산이 여파로 90포인트가 급락했던 결과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리고 오늘 아침.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대략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시작은 거의 70포인트 급락. 정말 후덜덜 할 만한 수치이다. 지난 19일에 아버지는 나의 강력한 주장을 받아들여 주식을 다 팔아치웠는데, 지난 주 계속 증시가 올라서 나는 집 안에서 어깨를 못 펴고 다녔었다. 그런데 이제 어깨가 다 뭐냐? 거실에 대자로 누워서 잘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아니 그런데, 지금 오늘 주식시장 거래가 마감된 상황에서 낙폭은 겨우 8.30포인트. 오전만 해도 불안해서 치를 떨던 경제뉴스들이 다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뭐 한국증시가 이제 성숙한 투자 문화를 갖게 되었다나? 경제가 망하길 바라는 것만 같아 이런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이미 주식을 다 빼버린 우리집 상황에서 주식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나에게 반가운 사실은 아니었다. 그래서 또 다 뒤져봤다. 왜! 도대체 왜!!!??? 한국증시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이냐?
답은 의외로 빨리 찾아졌다. (이게 경제학적으로 정확한 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며칠 동안 경제기사에 붙어 살았던 나의 지식을 총 동원해서 내린 답은 이렇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은 증시보다는 환율이 먼저 타격을 받고 있었다. 환율은 며칠동안 계속 오르더니 이제 급기야 1300원대를 노리고 있단다. 이런 식의 위기는 세계적으로도 금방 가시지 않을 것 같은데, 혹여나 7000억 달러 구제금융이 된다고 하더라도 밀려들 달러 약세를 어떻게 버틸 것인가? 보통 원화 환율은 달러와 연동되는 추이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란 예상을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그렇담 증시는 왜? 온갖 언론에서 떠들어 댔던 것처럼 최근 공매도 금지 계획이 발표된 것이 한 몫을 한 것 같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듯. 그것은 기껏해야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지 순매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증시 당국은 매도 우위를 상쇄할 수 있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바로 기관매수와 자사주 매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런 기사를 접하고 나서, 결국 정부가 또 다시 도박장으로 기어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기관매수는 주로 연기금을 통해 이뤄졌다고 한다. 아니, 연기금과 노동부의 주식투자로 인해 손실된 금액이 몇 백억에 이른다는 기사가 나간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또 연기금을 주식에다 쏟아부어? 주식시장의 침체를 막기 위해 우리의 피같은 노후 자금을!!?? 금융자본주의의 유지를 위해 우리의 노후가 또 파괴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뿐이냐? 자사주 매입은 전형적인 거품 만들기 작전 아닌가? 자기 회사 주식을 자신들이 사들여 회사 가치를 뻥튀기 하는 것. 어차피 이런 식으로 부풀려진 거품은 시세 차익을 남겨먹기 위해 환매가 몰리는 순간 빠져나가게 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금융위기를 불러 올 예고편을 작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겨우 8.30하락으로 끝났지만, 위기는 이제부터다. 대체 어쩔려구 이러냐 맹박아! 일단 자통법부터 그만 두고 다시 시작하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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