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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정리 4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최혁 저)

■열리는 판도라의 상자



1. CDS의 전성시대


○ 신용위험과 CDS(Credit default swap; 채권에 대한 보험)

 ┖→ 채권이 부도가 났을 대 누가 대신 갚아주기로 약속한다면 채권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줄일 수 있음. 채권 발행자가 모노라인에게 보증을 받는 것도 이 때문. 그런데 채권을 ‘매입’한 사람도 보험을 살 수 있는데, 그것이 CDS.

 ┖→ CDS를 매입한 기관은 주기적으로 프리미엄을 내야하며, CDS를 매도한 기관은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에 채권이 부도가 나서 손실을 보게 되면 손실액을 보전해 줌. CDS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위험 수위를 판단하는 기준.

○ CDS를 살 수밖에 없는 이유

 ┖→ CDS의 특이점 : 매입자가 해당 채권을 갖고 있지 않아도 CDS계약을 맺을 수 있음. (화재보험은 집을 가지고 있어야 맺을 수 있음.) 즉 부도가 나면 돈을 주는 것이니, CDS는 채권으로부터 부도위험만을 따로 떼서 거래하는 것. 채권을 보유하지 않는 투자자에게는 ‘신용위험에 대한 투자’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

 ┖→ CDS와 BIS비율 : 바젤협약에 따라 자기자본비율(BIS)을 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은 BIS비율의 분모인 자산을 측정할 때 자산을 단순히 합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종류에 따라 ‘위험가중치(risk weight)'를 곱해서 합한 값으로 자산을 측정. OECD국가가 발행한 채권은 가중치가 0%, OECD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은 20%, 회사채나 OECD 비회원국의 국채와 은행채는 모두 100% 가중치. 그런데 CDS가 생기면서 채권의 위험가중치를 CDS 매도기관의 위험가중치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짐. 즉 OECD은행의 CDS를 사면 회사채의 위험가중치는 100%가 아니라 20%가 됨.

○ 규제의 사각지대 : CDS는 증권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권한 밖에 있었고, 보험과 유사하지만 일반적인 보험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업에 적용되는 것도 아님.

○ CDS와 시스템 위험

 ┖→ 금융위기의 여파로 CDO채권에 대한 CDS발행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CDS 매수기관의 BIS비율이 악화됨. 이에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①CDO채권을 매도하거나 ②신용등급이 더 높은 기관에게서 CDS를 구매해야 함. ① 때문에 CDO채권의 가격 하락. ② 때문에 CDS프리미엄 상승.

 ┖→ 게다가 채권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CDS를 사고 팔 수 있으므로 특정채권에 대한 CDS들의 기초자산금액을 모두 합하면 실제 채권의 액면가보다 훨씬 커질 수 있음. 10억달러짜리 채권에 대해 CDS를 다섯 은행이 발행했다면 기초자산금액은 50억 달러. 이 채권이 부도가 나면 CDS 매도자들이 물어주어야 할 금액을 모두 합하면 50억 달러가 되는 셈. 신용위기의 연쇄반응이 나타났을 때, 파장은 엄청남.



2.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위기 : 이들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모기지 채권을 발행하여 빌린 자금으로 미국 은행이나 모기지 대출업체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미국 주택시장을 유지시켜 옴. 그러나 베어스턴스 몰락 이후 미국과 유럽의 주택가격 하락과 그로 인한 파급 효과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가 급락함.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폴슨 재무장관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구제금융조치 발표.

○ 네이키드 공매도 규제 : 공매도를 이용한 투기꾼들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주장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기됨. 여기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위기를 목도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7월 15일 깁급명령권을 발동해 네이키드 공매도(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먼저 매도를 하는 행위)에 한해 규제를 가함.

○ 재국유화 : 공매도 규제의 효과는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주가가 폭락.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파산한다면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의 초토화가 예상되는 상황. 실제 정부는 두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사기업인 베어스턴스도 구제한 상황이기에 두 회사는 구제금융을 기대하게 됨. 08년 9월 7일, 미국 정부는 두 회사를 다시 국유화하고 1,000억 달러씩의 긴급 유동성자금 투입과 기존 주주에 대한 배당을 모두 중지시킴.



3. 투자은행들과 AIG의 몰락


○ 9월 21일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투자은행의 길을 포기하고 은행지주회사로 전환.

○ 투자은행의 문제점 : 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을 갖는 재무상태. 자산에서 자본의 비중이 낮아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버퍼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미약함. 실제 미국 금융기관에서 자본에 대한 자산비율은 골드만삭스가 26으로 가장 낮은 수준. 나머지는 대부분 30이 넘음. 이는 곧 자산가치가 3.3%만 하락하면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다는 것. 평소에는 아니지만 금융위기 시기에 자산가치 3.3% 하락은 아주 쉽게 일어남.

○ AIG의 위기

 ┖→ AIG는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모기지 채권에 대한 CDS발행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던 회사. CDS발행자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담보로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AIG는 신용등급이 최상위 였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담보로 갖고 있을 필요가 없었음.

 ┖→ 그런데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CDO 등 모기지 채권들이 한꺼번에 부도가 날 수 있음. 현금보유가 적다면 지급불능 상태가 될 것이고, 신용평가기관들은 AIG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밖에 없음. 실제 대부분의 신용평가기관들이 AIG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또는 세 단계 내려버림.

 ┖→ 정부의 고민 : 130개국에 걸쳐 7천4백만 명의 고객을 갖고 있는 AIG가 파산할 경우 미칠 파장을 염려한 정부는 결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고려와 맞물려 구제금융을 택함. AIG가 미국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2년만기의 대출형태로 8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지원을 받고, 그 대신 미국 정부가 AIG 주식 80%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 사실상 국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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