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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0
    요즘 읽는 책 (2) - 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3)
    구르는돌
  2. 2009/11/20
    요즘 읽는 책 (1) - 지식e 시즌3
    구르는돌

요즘 읽는 책 (2) - 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얼마 전 방송된 골드미스다이어리에서 송은이는

성대모사를 제대로 못하는 신봉선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신봉선씨는 능력에 비해 너무 떴어요. ㅋㅋㅋㅋ"

 

난, 이 말을 미안하지만 우석훈에게 들려주고 싶다.

 

요즘 그가 수많은 책을 순식간에 뚝딱뚝딱 내놓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는데, 그 중 몇개를 읽어보고 생각을 바꿨다. 조한혜정이 이 책의 추천사에서 쓴 것처럼 우석훈은 약간 수다맨 기질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딱히 창조적인 수다라기보다는 요즘 가수들이 즐겨하는 리메이크에 더 가까워 보인다. 아,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좀 노골적으로 말해서 자기표절의 냄새가 많이 난다. 사실 뭐 자기가 다른 책에서 썼던 문장을 그대로 옮겨오는 경우는 없지만, 사실상 비슷한 주장을 말을 다양하게 변주해서 이 책 저 책에 담는 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무 실력없는 아이돌 가수도 기획사를 잘 만나면 초특급 스타로 발돋움 하는 것처럼, 그도 여기저기 출판사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니 그 정도 책을 쓰는 것 같다. 물론 출판사가 아무나 붙잡고 '지원 해 줄테니 책 좀 써봐라' 한다고 누구나 그 정도의 책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몇 년 안에 이렇게 책을 '쏟아낼' 기회가 이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건 아무래도 문제가 심각한 듯 하다. 자기가 본 영화, 만화책, 심지어 삼국지 얘기까지 끌어대지만 결국 하려는 얘기는 이 책에서나 저 책에서나 비슷비슷한 책을 써내는 거라면 아무리 뛰어난 수다맨이라도 그에게 이렇게 책 낼 기회가 집중되는 건 좀 아니다 싶다. 노무현 정권 때였다면 그나마 예전에 진중권이 하던 것처럼 방송이라도 하나 따내서 수다라도 떨 텐데 요새 상황이 지저분하니 우석훈에겐 그런 기회도 안 오는 듯... ㅠ.ㅠ

 

물론 나는 우석훈이 실력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난 <직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서는 참 많은 걸 배웠다. 생태의 문제를 이토록 보편적인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처럼 20대의 문제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다. 내가 불편한 것은 그의 장점은 대중적인 '화법' 이상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가 마치 진보담론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 처럼 포장된다는 점이다. 사회과학서적 출판도 전적으로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88만원세대>를 10만부 이상 팔면 출판사 레디앙을 망하지 않게 할 수는 있겠지만, 우석훈이 말하는 '샤넬'식의 혁명에라도 근접하게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20대 문제에 관하여...

난 이미 대학을 졸업했지만, 여전히 20대이고, 앞으로 3년 동안은 계속 20대일 것이다. 그리고 20대 문제를 고민한다는 게 단지 생물학적 20대만이 아니라 소위 '장기20대'를 고민하는 문제라면 내가 사회 초년생으로 버벅대고 있을 30대 초반까지는 그 '장기20대'의 자장안에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난 20대 문제를 고민하는 어떤 글도 남 얘기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나 이 20대 문제를 논하는 글들은 항상 대학생 문제만을 다룬다는 것이다. 그것도 (명시적이진 않지만) 서울 4년제 대학을 보편적 형태로 놓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도 매우 그렇다.

 

나는 <88만원 세대>에서 실업계고 졸업한 여성들의 문제를 다루는 꼭지를 보고 가장 공감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아예 그 부분이 빠져버렸다. (아마 그 부분은 박권일이 썼기 때문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연세대 일부 학생들과 함께한 수업의 결과물이라서 그렇겠지만, 그런 만큼이나 이 책이 포괄하는 20대에 대한 논의 범위도 한계적이다.

 

스펙경쟁과 쿨함으로 무장한 20대의 자기 정체성이 어디가 한계이고, 어디부터가 급진적일 수 있는 것일까?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는 이 점에 대해서 어떤 대답도 못 내놓고 있다. 그저 알바노조나 만들어 보라는 떡밥만 던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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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는 책 (1) - 지식e 시즌3

 

정말 정말... 너무 좋다.

아, 이런 책을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예전에도 가끔 지식채널 방송분을 몇개 본 적이 있긴 한데,

그것보다는 책으로 읽는 것을 더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음악과 함께 듣고자 한다면 방송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난 각 꼭지별로 뒤에 4-6페이지에 걸쳐 담긴 짧은 해설이 참 좋았다.

참고문헌으로 제시된 몇 개의 책은 꼭 읽어봐야지 생각도 했고....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미술세계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복종 실험으로 알아내고자 했던 대중의 파시즘적 속성

멕시코 올림픽 시상대에서 당당히 오른손을 들어 흑인차별에 대해 항의했던 토미 스미스...

 

추천사에 쓰여있던 말처럼 정말 우리 시대의 비망록이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우니 영어공용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인상깊은 구절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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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 년 전

영국 유학시절

"영어 못하는 노란 원숭이"라는 조롱을 들었던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으로 돌아와 총리 자리에 오르자

근대화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전국 곳곳에 '영어수업학교'를 세운다

 

그리고

문부대신 모리 아리노리

 

"더 빨리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예 일본어를 없애고

영어를 공용어로 삼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영어공용화론에 반론을 펼친

자유민권운동가 바바 다쓰이

 

"일본에서 영어만 쓴다면 어찌될 것인가

상류계급과 하층계급 사이에

말이 전혀 통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영어에 대한 동경'과

'모국어에 대한 콤플렉스'사이에서

결국 일본이 선택한 방법

 

"정부기관 내에 '번역국'을 설치하고

서양 근대 기술문명의 모든 성과들을

빠짐없이 번역하여 국민들에게 보급하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 일본에게 배울 것은 바로 저런거다!!!

남의 것을 갖다 베껴도 내 말로 베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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