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있었던 체신민주노동자회 수련회.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서 몇가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것들이 있다.
o 비정규노동자운동의 목표는 무엇인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목표가 노동해방이 아니라 오직 정규직화. 비정규직은 정규직화에 몰입하는데, 그 자체가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전망을 정치적으로 것으로까지 밝혀가지 못하고 정규직화에 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되면 사측의 선별적인 정규직화 시도에 곧장 조직이 무너지는 등 단결이 약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노동해방 이념의 중요성은 비정규직 노동자운동에도 마찬가지로 강조되어야한다는 점. 그렇다면 정규직화 요구에 몰입하고 정작 정규직화 된 이후에는 운동적 전망을 상실하는 경우들을 볼 때, 또 일부가 정규직화된다고 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기 난망하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운동에 있어서도 정규직화 요구를 넘어서는 요구를 정리해야한다.
o 한일 FTA와 노무현정권의 노사관계 로드맵의 관련성.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한일 FTA에서 일본의 요구사항과 노사관계로드맵의 내용이 같다는 지적이다. 몇몇 자료를 찾아보니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그 내용적 유사성에 대한 내용들이 있다. 노사관계로드맵이 추진되는 정세적 이유중에 중요한 요인이 세계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들 투쟁을 연결해야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노동기본권 쟁취투쟁과 세계화 반대투쟁을 단락시키고 대중운동을 급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그밖의 발제, 대화들에서.
o 어용세력의 전문가주의
어용세력은 교섭의 전문가주의를 내세우면서 조합원을 대상화시키고 권력을 유지한다. 이 전문가주의는 관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고 관료적 권력을 유지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지식독점을 전제하는 데 지식이 권력이 된다. 이러한 지식독점을 통한 권력 독점은 부르조아가 프롤레타리아에 대해서 행사하는 것인데 노조 조직 안에서 노조관료들이 이를 모방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주의는 민주주의에 적대적이라는 점에서 민주노조 운동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경계해야한다. 지식의 보편적 확산, 민주화가 중요한 과제이다. 지적노동, 육체노동의 분할을 철폐하는 것은 노동자 조직 안에서부터 진행되어야한다.
o 허구적인 자격증제도집배원 채용에 워드자격증 등 정보통신 관련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한다. 집배원 업무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수 없는 이들 자격증 강요는 자격제도라는 것이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이 점은 '
학교와 계급재생산 '의 저자가 지적한 바 있다. 노동자계급 자녀들은 이를 '간파'하기 때문에 자격증을 무용한 것으로 취급한다는 언급과 함께 말이다.
http://blog.jinbo.net/rudnf/?cid=2&pid=10)
o 현장조직의 임무
현장 조직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집권인가 현장의 민주화인가? 그것이 대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어떤 시기에는 선택의 문제로 드러날 때가 많다. 많은 대공장노조에서 집권을 통한 민주화라는 프로젝트는 현장조직을 선거조직으로 전락시켰다. 그러나 아직 어용세력의 절대적 영향력 하에 있는 체신노조와 같은 곳에서는 집권 프로젝트을 떠난 현장민주화의 전망을 세울 수는 없다. 그러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 몰입해서는 안되며, 선거조직으로 전락한 다른 현장조직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어떤 구체적인 실천들이 여기에 필요한지 함께 고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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