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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호][현자인터뷰3]싸우는 우리들이 현대차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 분류
    노동
  • 등록일
    2011/03/02 15:25
  • 수정일
    2011/03/02 15:44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싸우는 우리들이 현대차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_2공장 이도한·정구영 대의원

 

2월10일 파기환송심 확정판결 이후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정 :
우리가 승소할 것이라고 대부분의 조합원이 알고 있었다. 당연히 되야하고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되고 나니까 또 의외로 안도감을 가지는 조합원이 많았다. 기자회견을 (10일) 2~3시에 했는데 수시로 DMB 틀어서 뉴스가 뜨느냐 보는 조합원도 많았고 퇴근 후 각 언론, 방송 뉴스에 관심을 많이 가졌고.
하지만 우리 12일 상경투쟁에 대해서 작년 10월30일 상경투쟁 했던 인원보다는 많이 적다. (상경투쟁 참여인원이) 적은 상태에서 이 판결로 인해서 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는데 그렇게 많은 효과는 없다. 어차피 (안가는 사람은) 안 간다고 했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는 거니까.
지위확인 (집단)소송 1차 심리 건이 15일에 있다. 주간조는 가지만 야간조는 새벽에 출발해야 해서 어려울 수도 있다. 자기 심리 건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야한다는 조합원도 있고 굳이 변호사 다 선임해놨는데 올라갈 필요성이 있냐는 반응도 있다. 지회 차원에서 버스가 제공되는 것도 아니고 1인당 3만~3만 5천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 : 어제(10일) KBS 다큐멘터리 팀에서 인터뷰를 하고 갔다. 거기서 세 가지 질문을 했다. 첫 번째 질문, 고법판결이 났는데 조합원들 사이에서 어떤 얘기가 나오느냐. 가만히 사측의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고법 판결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고법 판결도 맞지만 법을 지키라는 거다. 근로기준법을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자기네들이 앉아가지고 뚝딱뚝딱 만든 법인데 자기네들이 안 지키고 있으니. 최병승 동지 한 사람의 판결문을 가지고 왈가왈부 할 게 아니라 근로기준법 6조 몇 항에 나와 있는 ‘2년 이상’(고용의제)이라는 그 조항을 지키라는 거다.
두 번째 질문이 회사가 (정규직) 시켜줄 것 같냐. 그래서 나는 얘기했다. 회사가 시켜줄 것 같지 않다, 또다시 상고를 할 것이다. 그런데 명분 없는 시간 끌기다. 한 사람만의 문제로 밀고나가면서 우리를 해고시키고 할 것인데. 850만 비정규직도 있을 거고 제조업 사내하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다수가 있고, 비조합원들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탄압을 해 버리면 다음부터는 어느 누가 (투쟁) 하겠나.
세 번째 (회사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또다시 파업을 할 것이냐. 당연히 현장에서 싸움을 만들어가야 되지 않느냐. 지금 이상수 지회장도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것만 바라보고 ‘저 사람이 해결해주겠지’ 그거는 그냥 그 사람보고 죽으라는 얘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딱 두 가지다. 첫 번째가 대국민 선전전을 통해서 전 국민한테 알려서 현대자동차를 비판하게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가 바로 현장 안에서의 싸움이다. 그 싸움만큼은 우리가 계속 만들어가야 된다고 얘기를 했다.

 

이전에 비해 조합원들이 위축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정 :
첫째로 비정규직 임금이 열악하니까. 작년 연말에 나오는 성과급이 (파업 때문에) 차질을 빚었고, 그만큼 일도 못했고. 1인당 많게는 200만원 적게는 150만원 씩 손해를 보니까. ‘나 때문에 가족들 고생하는 거 싫다’, 이런 식으로 활동 안 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징계가 있다니까. 현장투쟁 중에도 많이 맞고 많이 잡혀가고 그랬다. 나 같은 경우에도 11월15일 시트에 있다가 생전 처음 유치장도 들어갔다가 하루 살고 나왔는데. 갔다 온 사람들 중에 죽을 각오로 더 해보자라는 각오가 생긴 사람이 있는 반면에 상당히 겁을 많이 먹은 조합원들도 있고. 
 

이 : 첫째 생계비, 1번이다. 두 번째 각종 정직, 해고에 대한 불안감. 세 번째 불확실한 미래, 내가 투쟁을 계속한다 하더라도 이 회사가 과연 불복을 할 것인가. 글이나 선동을 하는 것은 조합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나조차도 확신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됩니다!’ 이런 게 아니라 ‘우리 싸움이 이기든 지든 우리 동지들 함께 갑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근데 우리가 사측하고만 싸우면 되는데 사측의 뒤에는 지부가 있고 정권이 있을 거고 옆에는 언론이 있을 거다. 인터넷 다음을 보니까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켜주면 노동시장이 고착화 되어서 유연화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아주 불안할 것이라는데. 그 말대로 하자면 비정규직을 더 늘리고 한 1~2년 쓰다가 버리고 또다시 1~2년 짜리를 받는다, 그런 논리다. 그러면 자기들 말대로 고용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다. 그 다음에 또 누군가 오고. 그러면 세상 천지에 이 회사 1~2년, 저 회사 1~2년 우리보고 이렇게 다니라는 건지.
정말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압박으로 다가와서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나.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스스로가 결의를 하기 위해서는 대의원들이 꾸준하게 다니면서 얘기를 해야 되는데 사측의 카더라 통신이나 유언비어 같은 것에 흔들리는 조합원도 많다.
조합원 중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중에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있고. 또 조합원 중에서는 종이조합원과 진성조합원이 있고 또 비조합원 중에서는 가입을 할까말까 망설이는 사람이 있고 아예 상관이 없는, 이렇게 많이 나눠져 있으니 싸움이 되겠나.

 

대의원으로서 현장조직하면서 어떤 점이 어렵나
정 :
정규직 대의원들처럼 자기근무 안하면서 활동하면 좋은데 우리 (비정규직) 대의원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면서이런 활동을 하는 중이니까 솔직히 몇 배로 힘들다.
조합원들이 열성적으로 잘 따라주면 수월하겠지만 안하겠다는 사람 설득하러 다니랴, (인원) 파악하러 다니랴 상당히 힘이 들고 받친다. 월수금 출투도 하고 일찍 나와서 식사시간 항상 피케팅 필수로 다 하고, 또 집으로 돌아가면서 조합원들 만나고.
힘든 이야기 하려면 나오지도 않았어야 한다. 어차피 하려고 나왔는데. 예전에는 나도 즐기는 마음으로 했고 지금도 그 마음 변함은 없는데. 조합원들도 위축이 되고 징계위 내려온다니까 나도 해고까지 각오하고 나온 사람이지만 그런 이야기가 들리니까 마음도 아프고.
 

이 : 대의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활동하고 있는데. 조합원들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도 하고 있고. 그런데 흔히들 하는 말처럼 ‘니 혼자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냐’. 참 그 말이 맞다. 왜냐면 수백 명씩 모여 있는 조직에서 한두 명이 잘한다고 해가지고 조직 자체가 잘 꾸려지진 않는다. 전부 다 다 개인적인 생각들이 있으니까.
예를 들어서 상경투쟁이 있으니 돌아다녀보면 ‘와이프가 임신했다’, ‘내가 감기몸살이 걸렸다’, ‘나는 서울은 못 가고 현장에서 열심히 하겠다’. 누구는 내 생각을 바꾸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 붙잡고 4박5일을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걸 또 논쟁하지 않고 그냥 가버리면 안 따라온다.

 

어제(2월10일) 사측에서 지회 사무실 침탈 있었다는데 현장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관리자들이 현장을 활보하고 있다는데
정 :
사측탄압에 대해서 분노뿐이다. 말 그대로 욕까지 하면서. 안타깝다. 지회(사무실)이 가까이 있지 않아서 소식지로만 알게 되었다. 도장부에 조합원들을 잠시 보려고 쉬는 시간에 잠시 갔었다. 나하고 이진한 사업부 대표하고 올라갔었는데 10분간 이야기를 했다. 지금 상태나 조합원들 힘내라고 모아놓고 얘기하는 중에 사측 관리자 3~4명이 보였다. 이야기 끝나고 내려가니까 7~8명이 둘러싸더라. ‘여기 왜 올라왔느냐’고. 그래서 우리는 ‘쉬는 시간에 내가 우리 조합원들 보러 왔는데 그것도 안 되느냐, 우리는 가겠다’ 그랬더니 졸졸 따라오더라. 각 중요부분, 점거 우려가 있는 공정에는 관리자들이 다 배치되어 항시 보초를 서고 있다.
 

이 : 현장위원들도 열심히 하고 있고, 예전 같지 않게. 근데 열심히 한다는 게 사측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열심이다. 사측은 오로지 공장이 잘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우리가 피켓을 들고 있음으로 해서 눈살을 찌푸리겠지만 일단 공장이 잘 돌아가니까 피해를 주지 않는 노조활동을 열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유인물 돌린다고 해서 아침 출투, 중식선전전을 한다 해가지고 공장이 서는 것도 아니고. 비조합원, 정규직 조합원, 우리 조합원들에게 계속해서 알려나가고 그러한 부분은 좋지만 사측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다. 그걸 통해가지고 대대적인 가입이 이뤄진다고 하면 또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스스로가 가입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이 또 필요한 거고.
 

정 : 지금 사태를 보면 비조합원들이 가입을 하는 것보다는 더 우려되는 게 지금 가입해있는 조합원들이 가입 떨어져나가는 상태니까 그게 더 우려스러운 거다. 
사측도 말은 분명히 점거농성 풀고 내려왔을 때 교섭장에서 고법판결 보고 어떻게 답을 주던지 하겠다고 해놓고 지금에 와서 한 사람 만에 국한된 판결이지 여러분들하고 상관없다 이런 식으로 한 입으로 두 말하고.
그리고 우리 한참 투쟁 중일 때 고등학생 알바들이 와서 차를 만들었다. 시민들도 알아야 될 게 그 차 불량률이 엄청 많았다. 지금도 많이 나갔을 거다. 근데 지금 또 알바를 모집해놨다고 한다. 분명히 우리들 대량해고나 징계 먹고 이러면. 지금 인원 다 맞춰놨다고 한다, 사측에서.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사측 징계에 대한 예상은 어떻게 하나
정 :
상경투쟁 이후에 교섭결렬 선포하면 바로 징계위가 발동이 될 거다. 그렇게 되면 현장위원, 대의원, 각 조장들까지 징계가 떨어질 것 같다. 대의원이나 좀 많이 활동한 현장위원까지는 당연히 해고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일반 조합원 징계도 (정직) 3월, 2개월, 1개월 이런 식으로 수위를 따질 것 같다. 거기에 대해 우리 지도부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해고가 된 상태에서 밖에서 활동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
사측에서 다음 주부터 교섭결렬 선포라든지 연장투쟁이 발생할 즉시 정리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돼있는 상태다. 그래서 이번 상경투쟁 갔다 와서 다음 주부터는 많은 파국이랄까 시끄러운 사태가 많이 벌어지지 싶다.
이 : (2005년 불파투쟁) 당시에는 파업권을 한 번은 얻었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파업권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들어갔으니까 아무래도 후폭풍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이점이 있지만 조합원들이 정규직에 대한 열망이 7월22일 이후로 높아졌기 때문에 그것을 힘의 원천으로 해서 버티고 올 수 있었는데 사측의 탄압이 정말 하늘을 찌를 듯하다. 오죽하면 황인화 동지가 그런 결심을 했고, 류기혁 열사도 있었고. 내가 오늘 곰곰이 일을 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정말 사측이 사람 몇 명을 죽이지 않나, 그런 생각까지 했다. 아마 다음 주부터는 대놓고 노골적으로, 현장 안이니까 그런 탄압을 100% 할 것 같다.

 

정규직노조인 현대차지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 :
솔직하게 얘기해서 이경훈 지부장이 잘못한 게 거의 없다. 왜? 이경훈 지부장님은 처음부터 중도실리를 표방하고 나오셨고 그리고 말은 안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 어용이다, 어용이다라는 말은 수차례 들었고. 그 분은 TV에도 나왔지만 자기는 노조활동가지 노동운동가가 아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기분 나쁜 건, 슬픈 건 자기가 우리보다 노동운동의 선배라면 그런 모습은 안 보였으면 싶었는데 자기는 마치 진정한 중도실리의 표상이라고 그렇게 나온 거다. 때문에 중도실리에 맞는 합의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회사한테도 욕 안 들어먹고 여기에도 욕 안 들어먹는 그런 애매모호한 이상한 합의서. 아 여기서는 욕 들어먹는다.
정 : 그걸 알면서 뽑아줬던 정규직 조합원들이 문제가 있다. 정규직들이 생각하는 게 얘네(비정규직)들이 있음으로 내가 잘려나갈 때 얘들이 먼저 잘려나가야 된다, 우리 보호막이라는 인식을 가진 정규직들이 대다수다. 거의 열 명 중에 아홉 명 정도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우리 쪽을 못 도와주고.
지금 나 같은 경우는 자재를 갖다 대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98년도 IMF때 많은 정규직이 해고되면서 희망퇴직이나 그만두면서 들어온 자리다. 근데 빠진 자리 그대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두 사람 자리에 한 사람 메우는 식으로.
우리는 오른쪽 왼쪽 있으면 혼자 다했는데 자기들(정규직)은 ‘오른쪽은 니하고 왼쪽은 내 할게’  이러면서 두 명이서 한다든지. 실질적으로 몇 사람분의 일을 하는데 임금을 더 줬으면 더 줘야 하는데 훨씬 더 적게 받고. 그런 자리도 없어가지고 제발 좀 뺏어가지 말라고 하는 게 현재 비정규직 상태다. 임금은 언론 상에는 4천만 원 5천만 원 하던데 택도 없다. 내가 10년차인데 이제 3천만 원 겨우 넘는다. 또 모듈화 돼서 인원이 빠지게 되면 우리(비정규직)들을 빼서 (정규직이) 우리 자리에 들어오는데 그럼 우리가 해고되는 거다.
지부도 문제고. 현대자동차지부가 지금 큰 엄청난 키를 지부가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지부가 저렇게 발을 빼고 있으니. 근데 이경훈 집행부를 욕할 게 아니고, 물론 어차피 우리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고, 어차피 우리 투쟁인데 지금 단지 힘들다 그뿐이지.
그리고 금속노조도 마찬가지지만. 허울 좋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항상 끝까지 연대해주겠다고 우리 25일 점거투쟁 할 적에도 야4당 대표들도 와서 그렇게 약속을 해놓고 이렇게 내려와서는 ‘너희는 어찌돼도 우리는 모르겠다’는 식으로 발을 다 빼버린 상태니까 너무 한심스럽고 진짜 사람 믿을 게 못 되는 구나 함부로, 그런 생각도 들고, 배신감도 들고.

 

이 투쟁의 형식적인 결과가 전원 정규직화가 될 수도 있고, 해고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 사이에 많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투쟁이 현장에 어떠한 것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너무 교과서적인 대답을 해버리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당연히 이 땅의 비정규직은 철폐되어야 된다, 이런 대답은 너무 고착화되어 있고 뻔한 대답이다.
이 싸움은 당연히 전국에 있는 비정규직한테 희망이 되어야 한다. 일단 우리 당사자들이, 싸우고 있는 우리들이 현대자동차 안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실패하고 우리가 끝나버리면 또다시 그냥 노동 책이라든가 이런 노동신문에는 영웅적인 투쟁이었다고만 나오지. 거기에서 배워야 할 점, 이렇게 하면 투쟁이 깨지기 때문에 저렇게 하자 이러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분명히 우리의 목표는 뚜렷이 있었는데 투쟁하는 과정만 영웅적이었고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 이러면 그거는 그냥 아무 성과도 아니다. 현장에 있는 조합원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야 된다.
우리가 25일 동안 (점거파업)했을 때 무언가는 나왔어야 했다. 정말 힘든 투쟁이었는데 도대체 이상한 옆에 있는 지부와 우리 노동 선배님들이 만들어낸 지부, 그 옛날 98년도와 87년도에 대투쟁을 이끌었던 선배님들이 만들어놓은 합의안, 그리고 야5당 그리고 금속노조. 눈앞에서 버젓이 황인화 동지가 몸에 불을 붙이는 걸 봐 놓고도 이런 합의서를 만든다는 게 참 대단하다.
우리끼리만 영웅적 투쟁이었지 일반 시민, 현대자동차나 비정규직과 관계없는 자영업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봤을 때 ‘거 봐라, 안 되지’ 이런 인상만 주고. 차라리 그 (점거)투쟁이 끝나고 난 다음에 몇 십 명이라도 (정규직) 됐으면 그래도 성과가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단 한 명도 된 사람은 없고 오히려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고 탄압에 시달리고 있으니 과연 이게 맞냐 이거지.
그러니까 이 투쟁의 의의를 광범위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일단 노동의 대의는 벗어날지 몰라도 우리가 성과가 있어야 그 다음을 바라볼 수가 있고 그 다음을 바라봐야 전국에 있는 비정규직이 ‘아 됐네!’ 라고 하지, 투쟁이 끝나버리고 실패하면 ‘어 해도 안 되네’라는 인식밖에는 심어줄 수가 없다. 
정 : 내가 생각해도 진짜 노동운동 역사상 엄청난 투쟁이고 일대 획을 긋는 것이다. 근데 물론 현대자동차도 (정규직) 시켜줄 수 있겠지만 정계쪽 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하나만은 확실하다. 이 투쟁은 위대한 투쟁이라는 것은 확신한다. 그만큼 잘해서, 전 노동자들이 우리만 보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면 좋겠다.
이 : 난 안 봤으면 좋겠다. 안 봤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가 정규직이 되냐 안되냐를 좀 안 봤으면 좋겠고 단지 우리가 투쟁을 하고 있으니까 지지를 해달라는 거지, 저 사람들이 정규직이 되나 안 되나 이걸 보라는 건 아니다. 이 투쟁의 과정, 지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달라는 거지, 가만히 앉아가지고 저것들이 될까 안 될까 재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리│이서윤 (cdbb@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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