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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FocuS]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다시 불을 붙이자

  • 분류
    The FocuS
  • 등록일
    2011/01/26 14:33
  • 수정일
    2011/01/26 14:33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공장 점거파업이 지난 9일 일단락되었다. 11월 15일부터 25일 동안 진행된 1공장 점거파업은 ‘불법파견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없이 먼저 농성을 해제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강고한 투쟁의지로 흐트러짐 없이 진행돼왔다. 하지만 농성 기간 동안 줄기차게 계속돼 온 현대차지부 지도부의 압박과 개별 조합원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가압류로 인해 결국 비정규직노조 지도부는 ‘농성을 먼저 해제하고 교섭을 진행하자’는 현대차지부와 사측의 안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11월24일부터 28일까지 긴박했던 시간들

 

11월 20일 황인하 조합원이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 도중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이후, 24일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사측에 ‘특별교섭’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별교섭의 주요의제로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 해결 △금번 농성장의 고용보장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신변보장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 요구 등을 설정하고자 했다.
하지만 25일,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교섭의제에 대한 찬반토론에서 ‘24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지도부 간에 논의된 교섭 요구안의 내용이 이번 투쟁의 쟁점을 불법파견 정규직화가 아니라 동성기업이라는 하청업체의 고용승계 투쟁으로 협소화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투쟁을 위해 1공장 점거파업을 끝까지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투쟁의지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교섭요구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던 것이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이 날 교섭요구안이 보고된 자리에서 찬반토론 끝에 이 같은 교섭요구안이 적혀있던 종이를 다 같이 찢어버리며 자신들의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26일, 다시 3주체(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 간 회의가 진행되었다. 3주체 회의에서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25일 확인된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있는 합의 없이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교섭의제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차지부의 반대로 인해 이 같은 주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27일, 또다시 비정규직 주체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3주체의 교섭 요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장시간 찬반토론을 진행했다. 격렬한 토론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3주체 회의에서 도출된 교섭 요구안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현대차지부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대신 비정규직지회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주장을 교섭의 단서로 삼아 28일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측과 다름없는 정규직지부

 

비정규직지회는 28일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있는 합의 없이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독자적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비정규직지회의 독자적인 행동이 계속되자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현대차지부의 통제와 협박은 더욱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은 28일 기자회견이 3주체 회의에서 도출된 합의를 깨는 행위라며 비정규직지회를 비난했다. 게다가 이 날 1공장 농성장에 있던 울산연대노조 권우상 전 사무국장을 ‘외부세력’이라고 지칭하고, 욕설과 폭행을 하며 농성장에서 끌어내기까지 했다. 3주체 회의에서 논의된 교섭요구안이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의해 계속해서 거부되자, 이에 대한 불쾌감을 ‘외부세력이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부추기고 있다’는 식의 폭력으로 드러낸 것이다.
29일에는 결국 현대차지부 소식지를 통해 “비정규직지회의 입장과 관계없이 3주체 회의에서 결정한 교섭 요구안으로 사측에 교섭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지부는 어떻게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교섭 전에 먼저 1공장 점거농성을 풀게 할 생각이었으나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투쟁의지에 부닥치게 되어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정규직지회를 압박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지부의 압박은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총파업을 조합원 총회로 찬반을 묻겠다는 데서 절정에 달했다. 조합원 총회 카드는 보수적인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서를 이용해 비정규직 투쟁을 가로막아보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2월 8일 진행된 현대차지부의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공개는 금속노조의 요청으로 14일로 늦춰지긴 했지만 결과는 불 보듯 뻔한 것이었고, 조합원 총회 다음날인 12월 9일 비정규직지회는 1공장 점거농성을 해제했다.

 

 

 

 

방관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진행되는 내내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와 비정규직지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무력한 모습만 보였다. 3주체 회의에서 도출된 합의내용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현대차지부에서 거부할 때 금속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경훈 지부장이 겉으로 매번 ‘아름다운 연대’를 운운하면서 현장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날뛰는 동안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 눈치 보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금속노조는 지난 11월 22일에 진행된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에 따라 12월 1일 중앙쟁대위를 진행했고, 중앙쟁대위에서 12월 3일 전조합원 잔업거부, 8일 4시간 간부파업을 결정했다. 중앙쟁대위에서 결정된 잔업거부와 간부파업은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12월 총파업에 부합하는 결정사항은 아니었다.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었다. 중앙쟁대위 논의 과정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에 정규직들까지 파업하면 3일 만에 망한다’고 공공연하게 협박을 하고 다녔던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할만한 동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사실상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이미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실질적인 총파업 동력의 문제를 차치했을 때 남는 것은 금속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투쟁현장에서 얼마나 현실적인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는지의 여부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현대차지부에 의해 가로막혀있을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했어야 할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의 비정규직 투쟁 파괴 행위에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만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아산사내하청지회 송성훈 지회장이 지난 12월 7일 인터넷에서 밝혔듯이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3주체 회의에서 1공장 점거파업 유지를 줄기차게 주장했던 송성훈 지회장을 배제한 현대차지부의 행태를 모르는 척 동조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지켜내지 못한 비정규직지회 지도부

 

점거파업 기간이 길어지고 단전과 단수가 반복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조합원들의 피로도는 점점 쌓여갔다. 점거농성이 한창이던 지난 12월 4일에는 사측에서 포클레인을 몰고 와 1공장 외벽을 부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괴롭혔던 것은 현대차지부의 농성해제 압박이 사측의 공격만큼이나 거셌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3주체 회의가 거듭될수록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의 압력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로 이루어진 3주체 회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사수하기 위한 회의체라기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사측과 적절한 선에서 교섭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통제장치로 기능했다. 3주체 회의에서 현대차지부의 입장이 전적으로 반영된 교섭 요구안이 만들어지면, 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회의 결과를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보고하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찬반토론을 거쳐 3주체 회의결과에 반대하는 양상이 1공장 점거파업기간 내내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3주체 회의에서 관철시키지 못했다. 3주체 회의가 열릴 때마다 매번 또다시 현대차지부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된 안을 들고 조합원들에게 돌아오게 되는 광경이 계속되었다. 11월 28일 비정규직지회의 독자적인 기자회견 이후 뜸했던 3주체 회의가 금속노조 중앙쟁대위에서 향후 파업 일정을 결정한 이후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서 현대차지부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다.
지난 6일, 현대차지부는 확대운영위에서 ‘조합원 총회가 예정돼있는 8일 이전에 사측과의 교섭자리가 마련될 경우 총회를 연기하고 비정규직 농성은 해제한다’는 결정을 일방적으로 내리고, 이것을 비정규직지회에 선전포고했다. 그리고 이에 화답하듯 사측에서 “12월 7일 15시 울산공장 본관1층 아반떼룸에서 특별협의체 개최일청을 요청드린다”고 현대차지부에 공문을 보냈다. 이어서 7일 예정돼있던 3주체 회의에서 줄곧 교섭을 위한 점거파업해제를 반대해 온 현대자동차 아산사내하청지회 송성훈 지회장이 현대차지부에 의해, 현대차지부를 포함한 3주체 모두의 암묵적 동의 아래 배제됐다.
이렇게 송성훈 지회장이 배제된 채 7일 3주체 회의가 진행되고, 이때부터 현장에서 비정규직 농성자들에 대한 현대차지부 간부들의 집단적인 회유와 협박이 집중됐다. 회유와 협박을 견디지 못한 백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농성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9일 오전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이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고, 조합원 총회 자리에서 3주체 회의때 논의된 교섭요구안을 보완한다는 조건 하에 농성해제 시기에 대한 결정권을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에게 위임할 것이 격론 끝에 결정되었다. 이상수 지회장은 곧바로 진행된 3주체 회의에서 결국 선농성해제를 받아들여 1공장 점거파업을 정리했다.
현대차 울산, 전주 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아산 사내하청지회 송성훈 지회장이 3주체 회의에서 배제된 것을 묵인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사측의 공격과 현대차지부의 압박으로부터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지켜내지 못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이 동성기업 고용승계의 문제로 협소해지는 것을 우려했던 조합원들의 뜻을 받아 안지 못한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점거파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현대차지부 간부들의 회유와 협박,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동요, 농성해제 직전 사측이 개별 조합원에 대해 가하기 시작한 손배가압류 등 복합적인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1공장 점거파업을 넘어선, 그 이후의 전망 없이 이제까지 임해왔던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지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향후에 또다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확산시키는 데 실패하고 말 것이다. 

 

선언이 아닌 실천이 필요해

 

1공장 점거파업이 끝나고 지난 10일 처음으로 노사 상견례 자리가 마련된 이후, 지난 14일, 21일, 28일 세 차례 교섭이 진행되었다. 교섭 자리에서 사측은 “교섭이 아니라 협의체”라는 말만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불법파견 정규직화에 대한 대책은커녕 동성기업 소속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전원복직이 아닌 선별복직안을 제시할 뿐이었다. 교섭을 위해 먼저 농성을 해제하라고 마르고 닳도록 외쳤던 현대차지부는 사측이 제시한 선별복직안을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해 빈축을 샀다. 
이렇게 동성기업 고용승계 문제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에서는 노사간 교섭과 무관하게 파업에 참가한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와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투쟁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교섭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오지 않으면 재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있는 운동단체들도 2차 파업에 돌입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2차 파업에 다시 돌입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지난 11월 15일 울산공장에서 1공장 점거파업이 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크고 작은 현장 활동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2차 파업에 돌입하려면 재파업을 하겠다고 선언만 하고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1차 점거파업의 열기가 식기 전에 더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끌고나가 재파업의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장 활동의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현재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1공장 점거파업 해제이후 교섭과 현대차지부만을 바라보고 있다. 14일에 공개된 현대차지부의 총파업 찬반투표는 모두가 예상했듯 부결되었다. 그러므로 현대차지부와 교섭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조합원들의 자발성을 밀어 올릴 수 있게끔 훈련이 돼야한다. 현대차지부의 압력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 투쟁을 전개할 수 있어야 다시 투쟁에 돌입했을 때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만약 자기계획 없이 이대로 상황논리에 이끌려가다가 1월이나 2월 중으로 예정된 확정판결의 결과가 뒤집힐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블랙홀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사측은 어떻게든 시간을 더 벌어보기 위해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별 영양가 없는 교섭을 질질 끌고 갈 것이다. 확정판결에서 불법파견 판정이 뒤집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교섭에만 올인 하는 태도가 지속된다면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은 지지부진하게 전개될 것이고, 조합원들의 투쟁 열기는 시들어갈 것이다. 

 

비정규직노조의 주체성을 강화해야

 

1공장 점거파업은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정규직화 문제가 단사만의 투쟁으로 실현될 만큼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번 투쟁을 통해 정규직 조합원들의 태도는 이미 확인되었다. 정규직조합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활동은 당연히 전개되어야 하지만 실제로 이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지부가 중심이 되어 진행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교섭구조에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이해와 욕구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규직화는 비정규직 투쟁의 전국적인 확산 속에서 가능한 것이다. 1공장 점거파업의 흐름을 타고 얼마 전 고공농성에 돌입한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지난 12월 23일 창원지방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아냈다. 하지만 불법파견 판정이라는 것은 대중적 분노가 터져 나올 수 있는 “틈”에 불과하다.
이 “틈”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중적인 투쟁을 만들어내고 압박할 주체가 강화되지 않는다면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투쟁은 소실될 것이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다시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정규직 전환이라는 목적과 함께 노동조합을 강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즉 파업에 참여했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주체화시키고 조직대상을 2, 3차, 한시하청 노동자로 확대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1차 점거파업 때처럼 조합원들의 자발성과 투쟁의지가 정규직 노조상층부와 충돌해 튕겨져 나오지 않도록, 향후 투쟁의 방향에 전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끔 구조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쇄신과 3주체 회의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조합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려면 가장 먼저 1공장 점거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집단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1공장 점거파업에 대한 평가토론이 진행되려면 전조합원 총회와 각공장별 조합원 총회, 각공장별 분임조 토론이 다시금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확정판결 이후에도 투쟁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다. 1공장 점거파업에 대한 평가와 토론으로부터 조합원들의 집단적 불만이 직접적인 행동으로 표출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라는 목표, 비정규직 노조의 주체적 힘이 강화되지 않고서는 사측과의 교섭도 진척될 수 없다는 것, GM, 아산, 전주  등 다른 비정규직 노조들과의 공동투쟁이 필요하다는 것 등이 확인되어야 한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투쟁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비정규직 주체들은 확정판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투쟁 국면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전 투쟁 과정에 대한 평가,  사측의 탄압에 대한 집단적인 저항없이 교섭에만 의존한다면 기존의 오류가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향한 손해배상과 징계로부터 동성기업 고용승계문제마저도 지켜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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