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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완 역 김기현 씨 헬스클럽 인터뷰

직전에 올린 놈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진짜 군인 장태환 사령관

 

 

“누구(전두환)는 수천억씩 남기던데...”
장태완 역 김기현 씨 헬스클럽 인터뷰
“내게 딱 맞아...비운의 장군 장태완 역, 언제라도 다시 맡고 싶다”
2005-05-19 08:28 이응탁 (et-lee@dailyseop.com)기자
“나랑 뭐 인터뷰 할게 있다고...”

성우 출신 탤런트 김기현 씨는 얘기를 꺼내기도 전부터 인터뷰를 부담스러워 했다.

MBC의 인기 드라마 ‘제 5공화국’에서 수경사령관 장태완 장군 역을 맡아,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은 이덕화 씨와 카리스마 대결을 펼치고 있는 그는 소위 뜨고 있는 탤런트, 아니 이미 뜬 탤런트다.

요즘 바쁘기 짝이 없는 그를 18일 강남의 한 스포츠 센터에서 만났다.

▲ MBC '제5공화국'에서 장태완 수경사령관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김기현 씨.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이응탁 기자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그에게 요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아침에 약수터 가면 ‘사령관님, 사령관님’하고 인사를 해서 정신이 없다”고 익살스럽게 대답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장태완 수경사령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지금도 그 양반을 얘기하면 비운의 장군이라 그래. 아주 사는 것도 힘들게 살았다고 하더라고. 청렴하게 살았던 양반이고 전형적인 군인이지. 청탁할 줄도 모르고, 줄잡고 그럴 줄도 모르는 전형적인 군인이지.”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 속에서의, 장태완 장군의 이미지는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 모두 담겨 있다고 했다.

번호판에 별 두개 붙은 차가 육본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장태완 수경사령관이 차에서 내려 부관을 대동한 채 육본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 입구 초병의 경례를 받은 장 사령관은 초병에게 다가간다. 그리고는 초병 앞에 무릎을 꿇고서 초병의 풀어진 전투화 끈을 묶어준다.

“임마야, 군화 끈이 풀어졌다 아이가.” 초병은 긴장한 얼굴로 “시정하겠습니다”를 크게 외친다.

장태완 장군은 끈을 다 묶고 일어서며 “됐다마. 니가 육본의 얼굴인데 복장이 철두철미 해야지. 그래서 그란기지, 군 생활 팍팍한데 군화 끈이 좀 풀어지면 어떻노? 수고해라.”

실제 인물인 장태완 장군을 연기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냐고 물었다.

“그게 그 양반 성격하고 내 성격이 딱 맞거든, 내 성격이야 그게. 대본을 받으니까 아 딱 내 꺼구나 하고 느낌이 오더라고.”

그는 이전 12·12 사태를 다루었던 드라마를 보며 장 장군 역이 정말 하고 싶었던 배역이라 답했다. 그러면서 12·12 청문회 때 증인으로 출석한 장태완 장군의 실제 육성을 흉내 내기도 했다.

그렇게 장 장군과 성격이 비슷하다면 그 상황(12·12사태)을 자신이 맞닥뜨렸다면 어떻게 했을까.

“나도 장태완 장군처럼 했을거야, 아마.”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실제로 그는 조금은 고지식하고 원칙적이란 얘기를 듣는다고 한다. 고집도 세고 신념도 굳다는 것이다. 그리고 편 가르는 것이 싫어서 정치도 싫다고 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자기에게 입당을 하라고 권유를 했는데 그는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했다.

김기현 씨가 그 때의 장태완 수경사령관이었다 해도 아마 똑같이 행동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전방 병력을 빼내? 그거 말이 안되는 얘기지.”

“거 어떻게 소장이 중장을 오라 가라 하면서 그럴 수 있겠어? 계급 체계가 없는 거지.”

앞의 대답을 미처 메모도 하기 전에 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미 김기현 씨는 장태완 장군이 되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내가 그 양반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수 있나? 그건 내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지. 그거 드라마 보면 다 나오잖아.”

그는 아직은 여론이 부담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며 대답을 피했다.

▲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이응탁 기자 
12.12 사태의 막바지에 이른 드라마에서 장태완 장군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 질문을 했다.

“아우 그건 정말 눈물이 나는 그건데...”

그는 목이 메인 듯 잠시 쉬고 이야기를 이었다.

“장태완 수경사령관이 출동하려고 할 때 아무도 안나오잖아, 도와주지도 않고, 그래서 전차를 몰고 출동하려고 했는데 참모 하나가 막잖아. ‘지금 가면 다 죽는다. 이 부하들 어떻게 할거냐, 그쪽 진압할 수도 있지만 이쪽 부하도 다 죽는다.’ 그래서 갈등을 겪고 진군을 못하지. 그래서 ‘아’ 소리 지르고 끝난다고. 이 대목에서 장 장군의 인간적인 모습이 보이거든......”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쿠데타 성공으로 쿠데타를 막으려던 장태완 장군은 평생 입으려던 군복을 벗었다. 강제 전역 후에는 2년간의 가택연금을 당했다. 또 TV를 통해 보안사로 끌려가는 장 장군의 모습을 본 시골 아버지는 곡기를 완전히 끊고 매일 막걸리를 마시다가 80년 4월에 세상을 떴다. 82년에는 외아들마저 잃었다.

성우 김기현은 “누구는 몇 년만에 수천억씩을 남기는데......” 하는 탄식으로 장 장군의 한을 씻어 냈다.

요즘 장태완 장군은 쿠데타를 막지 못한 ‘한’ 때문에 쿠데타를 막는 법을 생전에 책으로 펴내기 위해 대치동 자택에서 공부에 열중이라 한다. 성우이자 배우인 김기현 씨는 언제라도 다시 12·12사건을 다룬다면 기꺼이 장 장군 역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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