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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했다고? 518장면 나오면 봐라

적절한 표현이다. 엉성했으면 쿠데타 됐겠나?

치밀했다는 사실이 하극상 쿠데타보다 더 미화될 일인가?

신나찌 스킨헤드 초딩덜

 

"미화했다고? 5·18장면 나오면 봐라"
[인터뷰] MBC <제5공화국> 전두환 역 배우 이덕화
  안홍기(anongi) 기자
valign=top "미화? 욕 먹는 부분 이제 시작... 대본보면 섬뜩!" / 김호중 기자

▲ MBC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역을 맡은 탤런트 이덕화씨.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제 곧 5·18 장면이 나오면 보라. 엄청 욕먹게 생겼다. 12·12사태까지는 군을 장악하기 위해 남들보다 빨리 움직이고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방송이 돼서 괜찮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MBC 드라마 <제5공화국>(극본 유정수·연출 임태우)에서 열연하고 있는 이덕화씨는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미화' 주장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가 빨리 진전되고 군인들 얘기가 그저 편안한 얘기보다는 생소하면서 박력이 있으니까 출연 배우들이 돋보여서 그럴 것이다"이라고 덧붙인 뒤 "작가나 연출자가 의도적으로 미화했다고 한다는 것에 대해 전혀 공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iMBC <제5공화국> 시청자 게시판에는 극중 전두환의 카리스마와 의리를 높게 평가하며 '전사모'(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4일 <제5공화국> 야외촬영이 있었던 서울 보라매 공원에서 3시간을 기다려 배우 이덕화씨를 만났다.

이씨는 "나는 원래 조금 과장하길 좋아한다"며 "내 맘대로 연기하라고 하면 난 권총도 세자루 차고 나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극본과 고증에 충실하느라 마음대로 연기할 수 없는 답답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가발을 벗은 것과 관련 "진짜 머리는 (TV에 나오는) 그 머리가 아니다"면서 "분장실에서 수염 붙이듯이 붙인 것이다, 그래서 내 머리를 깎았다, 있는대로 길러서 덮으면 고 이주일 선생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는 1973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70년대 하이틴 영화를 휩쓸었고, 80년대에는 배우, MC, CF모델로 당대를 풍미했다. 지난 93년에는 영화 '살어리랏다'로 제18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92년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정치무대에 뛰어든 이덕화씨는 96년 15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에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씨는 정치에 뛰어든 이후로 생긴 10년의 공백에 대해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다시는 정치에 복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덕화씨와의 인터뷰 요약이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이덕화씨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 때문에 '전두환을 미화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도 있다.
"미화했다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선 나는 할 말이 없다. 드라마가 빨리 진전되고 군인들 얘기가 그저 편안한 얘기보다는 생소하면서 박력이 있으니까 출연 배우들이 돋보여서 그럴 것이다. 내가 이 사람(전두환)과 어떤 친분이 있고 애정이 있어서 더 잘 연기하고 그런 것이 아니다.

작가와 PD들이 공부를 많이 했고, 또 학생 시절엔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화했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겠나. 나는 대본대로 연기하는 것이고, 작가나 연출자가 의도적으로 미화했다고 한다는 것에 대해 전혀 공감할 수 없다.

이제 곧 5·18 장면이 나오면 보라. 엄청 욕먹게 생겼다. 12·12사태까지는 군을 장악하기 위해 남들보다 빨리 움직이고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방송이 돼서 괜찮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내 맘대로 하라고 하면 권총 세자루 차고 나가고 싶은 심정"

- 그저 대본에 있는대로 연기할 뿐이라는 얘기인가.
"나는 원래 조금 과장하길 좋아한다. 난 '삼류끼'가 있어서 상 받는 것 보다는 박수를 많이 받는게 좋다. 내 상상력으로 '저 사람 입장이 돼서 이렇게 해보자' 생각해서 하면, PD나 작가 등 주변에서 '그건 곤란하다', '하지 마라'고 한다. 다른 작품 같으면 내 상상력으로 '이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 내 스타일대로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한다. 이를테면, 내 맘대로 연기하라고 하면 난 권총도 세자루 차고 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게 답답하다. 이 드라마 작품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한다. 고증이 중요하고, 외부의 눈이 너무 많다."

- 출연을 제의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이 배역을 시작할 때 가까운 분들의 반응이 반반이었다. '그거 안하면 밥을 굶냐, 왜 욕을 얻어먹으려고 하냐'는 분들도 있었고, '요즘 시청자들이 얼마나 깨어있는데, 좋은 배역이니 하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선택했다."

- 전두환씨를 대통령 재임 시절에 본 적이 있나.
"보기는 봤지만 뭘 느끼고 할 겨를이 없었다. 밤 아홉시나 열시에 예정된 공연이면, 네다섯시에 불러 사람 혼을 빼버렸다. 그래서 그때 느끼고 할 것도 없었다. 이런 배역을 할 줄 알았으면 자세히나 봐둘 걸 그랬다."

"'한눈 팔면 안된다'가 10년의 공백이 준 교훈"

- <제5공화국> 출연 소식과 함께 '가발을 벗었다'는 것이 화제가 됐다.
"진짜 머리는 (TV에 나오는) 그 머리가 아니다. 분장실에서 수염 붙이듯이 붙인 것이다. 그래서 내 머리를 깎았고, 조금만 자라도 (머리카락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매일 깎는다. 나도 머리카락이 많다. 있는대로 길러서 덮으면 고 이주일 선생보다는 많을 것이다."

- 드라마의 중심인물로 등장한 것이 오랜만의 일인 것 같다.
"선거에 출마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가 많았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반성을 하면 되는 일이다. 돈은 또 벌면 되고. 그러나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72년에 방송사에 들어가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했는데, 92년도에 정치에 뛰어들었으니 꼭 10년의 공백이 있었던 셈이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92년에 KBS <한명회> 끝내고 드라마로 최정상에 있었고, 돈벌이도 최고봉에 있었다. 그때가 인생의 제일 황금기였다. 그런데 그걸 버리고 그 후로 10년의 공백이 있었다. 방송을 거의 못하다시피 했다. 지금도 가만히 낚시터에 앉아 생각해보면 42살에서 52살이면 안정되게 자기 자리를 잡아야할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다. 내가 저지른 일이니 '좋은 공부했다'라고 생각해도 시간이 너무 아깝다."

- 다시는 정치쪽으로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그렇다. 그것이 10년 공백의 교훈이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혹시 만에 하나 나처럼 자의든 타의든 본연의 자세를 잊고 잠깐 한눈을 팔면 엄청난 공백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간을 물러달라고 할 수도 없고. 혹시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말리고 싶다."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 이번에 중심 역할을 맡아 각오가 새로울 것 같다.
"다른 드라마를 엉터리로 한 것은 아니지만 <제5공화국>에 대한 애착이 있다. 내 연령도 있고. 요즘 돌아오는 배역이란 게 현대물 같은 경우, 아저씨, 삼촌, 매형이다. '예전의 이덕화로 남고 그냥 딴 일을 해버릴까', '그만둘까' 갈등도 많이 했다.

방송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2~3년 됐다. 그 전에는 (방송을) 해도 한 것 같지가 않았다. 간단한 배역을 하면서 비애가 컸다.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방송 영화 모든 대중문화 환경이 10년 사이에 너무 달라졌다. 10년 사이에 나랑 같이 일하던 동료 선배들은 모두 옷벗고 나갔다."

- 지난 7일 이진우·이응경씨 부부 결혼식에 군복을 입고 갔는데.
"그날은 촬영하는 날이었다. 우리 스태프들 아무도 못가고 내가 대표로 갔다. 이진우(보안사령관 비서실장 역)씨가 내 오른팔 아닌가. 군복입고 가니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더라."

- <제5공화국>을 관심있게 보는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절대 실제 상황도 아니고, 있었던 이야기를 드라마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두환이 멋있게 나온다고해도 이덕화가 멋있게 나오는 것이지 전두환이 멋있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절대 좋게 표현된 것이 아니다.

어떤 기자는 역사적인 사실을 드라마화하면서 만들어낸 얘기를 많이 덧붙여 역사가 왜곡되는 일을 막았으면 좋겠다는 지적을 했는데, 작가가 철저히 자료를 검토해서 쓰고 있다고 한다. 그 시절을 겪지 않은 젊은이들이 보면 공감이 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MBC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역을 맡은 탤런트 이덕화씨와 `노태우`역을 맡은 서인석(왼쪽)씨가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보라매 공원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은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노태우 사단장이 보안사 앞에서 대화를 나눈뒤 각자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이었다. 봄에 12월 장면을 찍느라 연신 땀을 닦고 분장을 다시 해야 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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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6 오전 9:2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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