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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쿠데타’ 이렇게 막을수 있었는데…

음... 대충 드라마 만큼이나 흥미진진

 

 

‘전두환 쿠데타’ 이렇게 막을수 있었는데…


△ 인터넷사이트 <미디어몹>에서는 ‘12·12 쿠데타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없었나’에 관한 댓글 토론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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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공화국’ 12.12소개에 누리꾼 ‘쿠데타저지 시나리오’ 백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다시금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이 화제다. 이번엔 ‘전두환의 군사쿠데타’가 주제다.

    <문화방송>에서 방송중인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에 등장한 전두환을 두고 한 무리의 누리꾼이 ‘전사모(전두환을 사모하는 모임)’을 만들어 조직적인 ‘전두환 미화’ 댓글을 남긴 데 이어 이번에는 인터넷에서 ‘전두환의 쿠데타를 막을 수 없었나’를 두고 논란중이다.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12·12 쿠데타 당시 상황이 소개되자 네티즌들은 ‘쿠데타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없었나’란 주제를 놓고 댓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역사를 가정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5공화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네티즌들은 12·12를 실패한 쿠데타로 바꾼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매체인 <미디어몹>에서 ‘마이크’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당시 상황에서 계엄군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나?”라는 의문을 던지고, 12·12 당시 상황을 시간대 별로 재구성해 ‘실패한 쿠데타’가 되기 위한 조건(http://www.mediamob.co.kr/MediaMob/Article/ArticleView.aspx?PKId=9840)들을 제시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만약’이라는 상황을 동원해 12·12를 ‘실패한 쿠데타’로 바꾼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도 했고, 일부 네티즌은 ‘당시로 되돌아가도 쿠데타는 막을 수 없다’며 댓글 토론을 벌이고 있다. 또 네티즌들은 만약이라는 상황에서도 불가능한 의견을 제시한 댓글에 대해서는 “현실성 없다”고 타박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새롭게 만든 ‘실패한’ 12·12 쿠데타의 바뀐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특전사 부대해산, 수경사 회군하지 않았더라면…”

    먼저 네티즌 ‘마이크’는 12·12가 실패한 쿠데타가 되려면 △육군본부나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당시엔 수도경비사령부)에서 총리 공관 선점 △수방사 기갑부대가 회군하지 않고 경복궁 진입 △전국의 보안사 무력화 △헌병대에서 쿠데타 세력 체포 등이 있어야 했다고 제시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네티즌 ‘써글하나회’는 “당시 1공수여단(여단장 박희도)이 회군했을 때 특전사 부사령관의 명령을 받아들여 부대를 해산했더라면, 아니 박희도 여단장을 향한 특전사 부사령관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졌다면 달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쌈마이조폭’도 “수방사의 전차부대 회군, 1공수여단 행주대교 통과, 9공수여단 출동 후 재차 회군, 육본 CP 수경사로 이동이 큰 요인일 듯 한 데, 문제는 육본과 수방사의 지휘력이 제대로 작용했다면 실패한 쿠데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네티즌 ‘마이크’가 <미디어몹> 사이트에 올린 실패한 쿠데타가 되기 위한 조건들들.


    “전방부대나 공군활용했더라면…”

    이들과 달리 네티즌 ‘롬멜’은 △전방 부대 활용 △수도방위사령부가 전차부대를 이용해 하나회 세력이 모여 있는 경복궁 상황실 점령 △공군부대를 활용해 반란군 집결지 폭격 △미8군에 연락해 전두환이 공산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고 정보조작 등의 네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공군 활용과 관련해 “공군이 하나회에 포섭되지 않았다는 것과 모든 정보가 보안사의 정보망을 벗어났다”는 점을 전제로 한 뒤, “칠레의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킬 때 폭격기를 동원해 대통령궁을 폭격해 대통령과 경호부대를 싹쓸이한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네티즌 ‘레오파드’는 “전방 부대를 빼오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촌각을 다투는 그때 그 시점에서 공군 동원은 생각지도 못했을 대안이었을 것 같다”고 공군을 활용하자는 주장에 한 표를 던졌다.

    “역사를 되돌려도 쿠데타는 성공했을 것”

    반면 일부 네티즌은 당시 상황과 권력구도에서는 역사를 되돌려도 쿠데타가 성공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aciles’는 “사실 완벽하게 계획·실행된 군사작전을 막을 수는 없다. 보안사라는 기관의 본질상 군대 내의 모든 정보를 총괄해서 군 질서를 지키는 것이 임무인 부대가 쿠데타를 작정하면 누가 이걸 막을 수 있느냐”며 쿠데타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못 박았다.

    네티즌 ‘papastyle’도 “솔직히, 전두환이 아니라 정승화나 뭐 그쪽이 전두환이를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신정권에서 정중부 죽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돌려 먹기 했던 사례처럼 역사는 하나의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을 바꾸는 것은 권력을 접수할 만한 세력의 역량이 축적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19혁명 이후의 장면정권이나 6·10항쟁의 성과를 날려버린 당시의 정치세력을 볼 때 아마도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쿠데타 막을 수 있었다”

    쿠데타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네티즌 ‘루터’는 “전두환이야 하나회를 중심으로 막강한 조직력과 정보력을 독점하고 있었고, 육사 생도 때부터 정치 지향적이였던 점 그리고 최규하 대통령을 사실상 감금하고 재가를 강요했고, 군 정식 조직체계를 무시한 점 등 지극히 계획적인 쿠데타였다”며 “다른 군부는 특별히 파벌화나 정치적인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이 그렇게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던 정승화조차 마음만 먹었으면 김재규가 거사를 하고 나서 육본으로 숨었을 때 쿠데타를 할 수 있었는 데, 그 후 1년여 동안 계엄사령관으로서 직책만 충실히 했다”며 “지나치게 역사를 허무주의 관점으로 본다면 문제가 많고 반란세력에 정당성만 주어진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시민의식이 있었더라면…” 색다른 주장 주장도 나와


    △ MBC드라마 ‘5공화국’한 장면. <문화방송> 제공.



    댓글 토론에 참여한 네티즌들 가운데 색다른 주장을 편 의견으로는 “최규화 전 대통령이 재가를 하지 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주장과 “시민의식이 있었더라면…” 등의 두 가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네티즌 ‘덧없는얘기’는 “최규하가 목숨을 걸고 끝까지 재가를 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그게 가장 간단한 쿠데타 진압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엉겁결에 대통령이 되었다 하더라도 한 나라의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총칼의 협박에 그리 쉽게 굴복했는지 이 나라의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 ‘광주타잔’은 “대한민국 시민의식이 있었어도 쿠데타는 막을 수 있었다”며 “설사 쿠데타가 성공했다 해도 시민 저항에 어쩔 수 없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민정이양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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