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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算) 이창호와 정치 십단(十段) 노무현

이창호 바둑에 대해 잘 설명해줬다.

 

신산(神算) 이창호와 정치 십단(十段) 노무현
     등록 : 12억의기적 (poohus) 조회 : 5307  점수 : 1644  날짜 : 2005년8월25일 18시37분 
먼저 노무현을 같잖게 생각하는 먹물들은 더 이상 이 글을 읽지 말기 바란다.

오바이트 쏠려도 난 책임 안 진다. 분명히 경고했다.


1. 신산(神算) 이창호 : 두터움의 미학(美學)


초등학생의 나이로 조훈현의 내제자로 들어가, 조훈현이 제 1회 응창기배에서

철의 수문장 섭위평을 물리치고 난 뒤 컴컴한 호텔방에서 혼잣말로

"이제부턴 창호가 해 주겠지"라는 말처럼...

스승을 이기고 벌써 십수년을 세계 바둑계의 최고수로 군림하고 있는

신산(神算) 이창호,

정말 자랑스런 우리의 천재(天材) 중 한 명임이 분명하다.


이창호의 바둑을 일컬어 흔히 "두터움의 바둑" 이라고들 한다.

이창호 팬클럽 이름이 "두터미(美)"라고 한다더라. (아님 지적해 주3 ^ ^)

바둑에 있어 "두터움" 이라고 하는 것. 이 말만큼 묘(妙)한 말이 또 있을까 싶다.


바둑은 집이 많으면 이기는 게임이다.

집을 많이 내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열심히 집을 짓든지,

아니면 세력을 쌓아서 중,후반부에 상대방의 대마를 공격해서 집을 얻든지...

둘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할 거다.

전자를 흔히 실리바둑 이라 하고, 후자는 세력바둑 이라고들 하더라.


근데, "두터움"이라?

두터움이란 세력과 유사한 말 같기도 하나,

이창호는 두터움을 이용해서 상대방 대마를 공격하는 형태의 바둑은 아니니

세력형 바둑을 두는 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초반부터 집을 탐하는 실리형에 해당하는 것은 더욱 더 아니니

대체 "두터움" 이란 놈의 실체는 뭘까?


2. 이창호의 두터움은 신묘(神妙)한 계산에서 나오는 것


나는 이창호의 두터움이 바로 신산(神算)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이창호의 신산(神算)은 더 멀리 내다 보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라 본다.

흔히 바둑 고수(高手)는 삼십수 앞을 내다 본다고 한다.


나와 같은 하수들이야 눈앞의 한 점 잡아 먹을 생각에만 골똘하기 마련이지만,

고수들은 지금 이 한 수가 삼십 수 뒤에 어떤 역할을 할 지를 생각하며

바둑을 둔다는 얘기 되겠다.


그런데, 이창호는 고수들이 본다는 삼십 수 보다도 더 멀리 내다보는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이창호의 두터움, 신산(神算)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구...


흔히 바둑 프로 기사들이 말하길...

"조훈현에게 질 때는 무지무지 아프다"라고 하고,

"이창호에게 질 때는 하나도 아프지 않다"라고 한다.

이는 형세판단과 관계 있는 말이라고 본다.


바둑 고수들은 항상 바둑을 두는 중간 중간에 지금의 형세가

내게 유리한가/불리한가를 판단해서,

유리하면 유리함을 굳히는 수를 두고, 불리하면 다소 위험한 수를 둔다.

어차피 한 집 지나 백 집 지나 지는 건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조훈현은 유리할 때에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고 한다.

그 결과 조훈현과 바둑을 둘 땐 초반 포석단계에서부터 바둑이 불리해지기

시작해서,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그 격차가 계속 벌어지기만 하니...

한 판 지고 나면 "엄청 아프다"라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창호와 바둑 둘 때에는 초반 포석단계, 중반 전투에 이르기까지는

분명 대등하다고 생각되는 데에도 막상 바둑을 다 두고 나면,

"어라 반 집 졌네" 이렇게 된다는 거다.


대등한 바둑이었다고 생각했으니 담에는 분명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둬 보면 "어라 또 반 집 졌네" 이렇게 되고...

이것이 쌓이고 쌓여 절대 이창호를 넘어서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한다.


한 때 세계 정상을 다투었던 마샤오춘이나 창하오가 바로 이런 케이스 였구...

그래서 또 한 말하기를...

"이창호와 두어 보지 않은 자는 누구든 이창호를 두렵지 않게 여기나,

실제 이창호와 두어 본 자는 이창호를 점점 더 두려워 하게 된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왜 분명 바둑 중반까지 이창호를 이기고 있다고 또는 대등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바둑이 다 끝나고 계가해 보면 반집이 져 있는 거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 이유가 바로 "신산"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냐의

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통상 바둑 두는 중 형세판단을 할 때, 확정가 세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확정가 외에 "두터움"이라고 하는 것은 이게 커져서 수십집이 될 지,

아니면 걍 공배가 될 지를 도대체 계산해 내기 정말 어려운 거다.


"신산(神算)" 이창호는 이 두터움이 수십 수가 지나고 나서 몇 집의 가치를

가지는 지를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실은 불리해 보이나 유리한 상황에선 여유를 갖고,

실은 유리해 보이나 불리한 상황에선 승부수를 띄워 바둑을 뒤 집을 수 있는 거다.


더 멀리 내다 보는 데에서 나오는 "신산"의 능력,

"신산"의 능력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두터움의 미학",

이것이 십수년을 세계최강의 자리에 군림하게 한 이창호의 천재성인 거다.


3. 정치 십단(十段) 노무현


흔히 DJ, YS의 양김씨를 일컬어 정치 구단(九段)이라고 한다.

바둑으로 치면 입신(入神)이라 할 만큼의 정치력을 가졌다는 뜻이겠지.

또한 호사가들이 일컫기를 노무현은 정치 십단(十段)이라고들 한다.

분명 좋지 않은 뜻으로 얘기하는 자 들도 있겠지만,

난 정말 좋은 뜻으로 노무현이 정치 십단(十段) 소리 들을 자격 충분하다 본다.


돌이켜 보면, 노무현의 정치 행로(行路)는 고난의 연속 이었다.

부산에서의 연거푸 낙선, 긴 야인생활...

정말 갑작스런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그리고 지지율 급전 직하...

후단협의 집요한 흔들기, 그리고 정몽준과의 단일화 승부 성공...

대선 하루 전날의 정몽준 지지철회, 그리고 대통령 당선...

당선 직후부터 하루도 빠짐없는 언론들의 헐뜯기, 그리고 탄핵...

그러나, 광화문 촛불로써 부활하고, 수십년만의 의회권력 교체...


그러면서, 대통령 재임기간의 절반이 지났다.


정말 공격만 당하고, 잘못하기만 하는, 만만하게 보이는 대통령이었지만,

노무현을 공격했던 정치인들은 하나 둘씩 정치계를 떠나 버렸다.

이회창, 홍사덕, 최병렬, 정균환, 박상천, 김민새, 정몽준, 추미애, 기타 등등...

노무현 공격에 앞장 섰던 지식인들 또한 하나 둘씩 찌질이계로 편입되었다.

이문열, 강준만, 홍세화, 변희재, 공희준, 이름쟁이, 기타 등등...


왜 이런 일이 일어 나는 거지?


정말 정치 못하고, 대통령직 수행 형편 없는 대통령 같지 않은 대통령인데?

혹여 이창호를 대하던 바둑 기사들과 같은 꼴이 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 바로 그거다.


바로 그 차이 "얼마나 멀리 내다 볼 수 있느냐" 하는 차이와

이것을 바탕으로 한 "지금 어디에 위치에 있느냐"를 알고 그렇지 못한 차이,

"미래 예측 능력"과 "현재 상황 판단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정치 십단(十段) 노무현과 쪽박 차는 인간 군상들의 차이를 만드는 거다.


4. 노무현 재임 전반기를 냉정히 분석해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기를...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 했다.

이 말을 "지지율엔 관심 없다"는 말로 들으면 큰 오산이다.


정치인은 국민들의 지지를 먹고 사는 직업이다.

유권자의 지지가 없음 그 정치인의 생명도 끝나는 거다.

아직 정치인으로썬 "청춘"의 나이에 불과한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율엔 관심이 없다"라고? 그럴 리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노무현이 또한 최근 말하기를...

"절대 경제에 거품을 키우지 않겠다" 했다.

다 들 불경기라고,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경제에 거품이라니?

거품은 호황이 지속될 때나 생기는 건데? 이 무슨 생뚱맞음이람?


그러나, 나는 대통령의 이 말을 듣고...

정말 안심이 되고 두 발 뻗고 잠 잘 잘 수 있었다,


바보들은 말한다.

"씨바 대통령, 빨리 경제 좀 살려라" 라고...

그러나, 대통령은 경제를 당장 살릴 수 없다. 당장 살릴 능력이 없다.

다만 살리는 척 시늉만 할 뿐이다.


경기는 춘하추동이 번갈아 오는 것과 같이 호황과 불황을 거듭할 뿐이다.

이런 경기변동을 좋게 할 능력도 수단도 사실은 없다.

다만 시늉만 할 뿐 인 거다.


"경제는 걍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살아난다." 이게 정답 인 거다.

정책은, 특히 대통령이 간여할 만한 큰 틀의 정책은...

그 효과가 수 개월 내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효과는 수 년 뒤에나 나타나게 된다. 이를 "정책시차효과" 라고 한다.

그럼 뭐냐? 대통령이 경제 살리려고 정책을 내 놓으면,

그 정책이 수년 뒤에 경제가 엄청 활황일 때 효과가 나타나서,

경제에 "거품"을 형성하게 만드는 거다.


그리고, 그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가 급전직하 나빠져서...

결국 IMF도 가고 그렇게 되는 거다.


대표적인 실례가 바로 영사마옹의 "신경제 100일 계획" 이었다.

1992년 영사마가 대통령에 당선 되었을 당시 경기가 별로 안 좋았다.

노무현 취임초처럼 당근 각종 언론에선 경제 살려라고 떠 들어 댔고,

영사마는 과감하게 "신경제 100일 계획"이란 걸 발표 했다.

그 요지는 기업인들의 요구를 적극 들어 주는 거 였고,

구체적으로 대기업들의 해외 차입을 자유화 했고,

단자사(종금,투금)들이 해외 차입해서 국내 빌려 줄 수 있게 했다.

단자사들이 해외에서 저리로 단기차입해다가

기업들에게 장기로 몇 % 더 얹어서 대출해 줬고,

기업들은 빌린 돈으로 땅 사고, 다른 기업 인수하고, 설비 투자 늘리고...

그 결과 경제는 외형적으론 엄청 좋아졌다.


그것이 94년,95년의 10%가 넘어서는 GDP 성장율을 기록한 원인이었다.

바야흐로 경제에 엄청난 "거품"이 끼게 된 것이구...

그리고, 그 결과가 어땠나?

IMF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단자사들이 단기로 빌린 해외 자금들이 롤-오버(만기 재연장) 되지 않은 데 있다.

씨바, 돈은 장기로 공장 지으라고 빌려 줬는데, 빌려 온 데에선 갚으라 하니,

공장 팔아서 돈 갚으라 할 수도 없고, 결국 한은에게 돈 빌려달랄 수 밖에 없었고,

한은은 또 대외신인도 하락 때문에 달러를 단자사들에게 빌려 주다 보니,

결국 나라 전체에 달러가 부족해서 IMF 맞은 거다.


태국 등이야(사실 태국도 펀드멘탈의 문제가 있었다) 헤지펀드 탓이라도 하지만,

울나라는 헤지펀드의 환공격이 없었는데도(구조상 불가능하다)

IMF로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이는 바로...

경제 살리라 한다고 "신경제 100일 계획" 같은 거 만들어서,

과감하게 경제 살리려 했던 영사마 덕분인 거다.


대통령의 정책이란 게 대개 이와 같다.

호황일 때 불황을 생각하는 정책을 연구해야 하고,

불황일 때 호황을 생각하는 정책을 펴야 하는 거다.

경제는 살아나게 되어 있다.


그것도 일본식 "장기 불황"이 아니라, 일본식 "장기 호황"을 염려해야 될 정도로

살아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지금 1970년대, 1980년에 걸친 "일본식 장기 호황"의 초입에 서 있는 거다.

종합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어슬렁 거림이 이를 말하고 있는 거구...


한 번 생각해 보라.


노무현 퇴임 시에는 종합주가는 3,000P가 넘어 서 있을 테구,

세계 각국이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적 발전을 부러워 할 테구,

"한류 열풍"이 세계 전역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을 텐데...

그래도 대통령 지지율이 30%에 불과할까?


헌정 사상 최초로 박수 받고 내려 오는 대통령이 될 건 뻔 한 것 아닌가?

경제는 이만하면 됐고, 문화도 이만하면 된 거고, 그럼 남은 것은?

일본이 그랬듯이 후진적인 정치가 사회, 경제, 문화를 발목 잡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지금 현재 대통령이 할 일 인 거구,

"소연정"과 "대연정"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두고 나온 거란 걸...

마케터도 모르고, 울지아나는 더 더욱 모르고, 김동렬까지 모르니...

왜 내 눈에도 뻔히 보이는 게 당신들 눈에는 안 보이는 지?

당신들이 설마 노무현 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 지?

"바보 노무현"이라 불린다고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 지?

한번 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응?


ⓒ12억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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