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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손학규 등 대권주자들과 꽃

웃기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꽃이 좋아서...

 

이명박 손학규 등 대권주자들과 꽃
[고뉴스 2005-10-04 11:21]    

(고뉴스=김성덕 기자) 차기 대권주자들의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와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히 노력중이다. 정치에서도 남과 차별화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이미지 전쟁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들의 이미지를 꽃에 비유한다면 어떤 꽃과 어울릴까?   

질긴 생명력-백일홍을 닮은 고건

백일홍은 꽃이 백일동안 핀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백일홍은 그 어떤 꽃보다도 생명력이 강하다. 질긴 생명력 때문일까? 백일홍은 그다지 화려한 꽃이 아니다. 투박하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위엄이 느껴지는 꽃이다. 백일홍은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민적인 꽃이다. 꽃이 귀한 여름에 백일홍은 산과 들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고건은 우리 정치사에 보기 드문 이력을 갖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고위 관료직을 역임했다. 생명력이 대단하다. 그의 국정운영 능력은 정파와 이념으로 재단할 수 없을 만큼 검증됐다. 그러나 그는 튀지 않는 리더십을 구사한다. 좀처럼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화려하지 않지만 위엄과 기품이 배어 있다. 고건은 적이 없는 정치인이다. 친근하고 안정적이다.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것이 결코 허명이 아니다.

야생화-민들레를 닮은 이명박

민들레는 야생화다. 누가 심거나 돌보지 않아도 절로 크고 자란다. 산과 들, 바위틈, 메마른 땅에서도 민들레는 뿌리를 내린다. 외부 환경에 굴하지 않는다. 공처럼 생긴 민들레 씨앗은 갓털이 있어 어디든 날아간다. 민들레는 땅속 1m까지 뿌리를 내려, 추운 겨울에도 시들거나 말라죽지 않는다. 냉해에도 강한 꽃이다. 가장 활동적인 꽃이다.

이명박은 가난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10대 중반에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했고, 학비가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외부 조건에 굴하지 않았다. 노력하고 도전하고 극복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감에 차있고 활동적 에너지를 분출한다. 10월1일 개통된 청계천은 그의 인생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역사(役事)다. 경부운하건설을 발표하며 끊임없이 역동적인 힘을 내보이고 있다.


꺾을수록 만발-진달래를 닮은 김근태

진달래는 ‘두견화’ 또는 ‘참꽃’이라고도 부른다.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폭넓은 서식지를 가지고 있다. 진달래가 많은 곳은 어김없이 땅이 척박하다. 진달래는 강산성 토양에서도 견디는 꽃이다. 기름진 땅에서만 뿌리를 내리는 꽃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보기에도 아름다워 여느 관상화 못지않다. 진달래는 줄기를 꺾어 주면 가지가 웃자라 더 많은 꽃이 피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김근태는 척박한 군사정권 시절의 토양에서 생명력을 키웠다. 군사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투쟁을 했고, 그로 인해 정권으로부터 무자비한 고문과 고초를 당했다. 그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정의감이 있다. 정의는 도덕성으로부터 나온다. 그는 도덕적 리더십을 내세운다. 그는 꺾으면 꺾을수록 더 강해진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가지고 있다. 그가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하는 것도 인간다운 삶에 대한 신념 때문이다.

숨은 가시-장미를 닮은 손학규

장미는 꽃의 여왕이다. 매력적이고 고혹적인 자태가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아름다운 꽃이다. 강렬한 빛깔, 매혹적인 향기, 화사한 분위기.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꽃이다. 그러나 장미는 함부로 몸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장미는 스스로를 지키려는 기품이 있다. 부드러움 속에 날카로움이 서려 있는 꽃이다.

손학규는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겉치레가 없고 털털하다. 그는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약점을 메울 수 있는 대권후보다. 북한에 대한 인식도 한나라당 내 여타 후보들과 비교된다. 그의 대북정책은 유연하다.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리더십 속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 기백이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비판한 것과 이해찬 국무총리와 수도권 규제 완화를 두고 벌인 설전은 장미가시 같은 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정갈한 꽃-목련을 닮은 박근혜


목련은 잎이 나기 전 꽃부터 핀다. 봄이면 탐스러운 순백의 꽃을 피운다. 깨끗하고 순결한 이미지의 꽃이다. 사람의 심성을 정갈하게 만들어 준다. 꽃잎이 질 때는 아쉬운 기색이 없다. 불현듯 피고 불현듯 지는 꽃이다. 목련은 그래서 때로는 슬퍼 보이고, 외로워 보인다. 여름이면 싱그러운 잎들이 널찍이 퍼져 계절의 푸르름을 더해준다.

박근혜는 단단한 정치인이다. 그의 언어는 절제돼 있고 삶은 꼿꼿하다. 빈틈이 없어 보인다. 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집념이 강하다. 그에게는 비명에 부모를 잃은 큰 슬픔이 있다. 그러나 잘 극복했다. 이제 아버지가 못 다한 일을 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 그는 조국에 대한 순결한 사랑을 지녔다. 목련의 싱그러운 잎처럼 조국을 푸르게 만들려는 의지가 그 누구보다도 강한 정치인이다.

대쪽처럼-대나무를 닮은 이회창

대나무는 줄기가 곧고 둥글며 속은 비어 있다. 마른땅보다는 습기가 많은 땅에서 잘 자란다. 생장도 빠르다. 사계절을 푸르고 꼿꼿하게 자라기 때문에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웬만해서는 꽃을 피우지 않지만, 피기 시작하면 대나무 숲 전체에서 일제히 피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회창의 별명은 ‘대쪽’이다. 곧은 성품을 의미한다. 대나무는 결이 곧기 때문에 칼을 대면 한 치의 오차 없이 쪼개진다. 이회창은 대법관 시절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 소신 있게 재판에 임했다는 말이다. 선관위원장 때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불법선거에 눈감지 않았다. 국무총리 시절에는 대통령의 지시보다는 자신의 원칙을 더 강하게 주장, 당당하게 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그의 대쪽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대쪽이고 싶고 대쪽이길 바란다.


향기가 풍부한-백합을 닮은 정동영


백합은 향기가 풍부한 꽃이다. 방안에 두면 금세 주변이 백합의 향기로 진동한다.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이다. 백합은 햇볕이 강하지 않은 숲이나 그늘진 곳, 북향의 서늘한 곳에서 자란다. 꽃잎이 많아 꽃잎 백 개가 모였다고 해 백합이라 불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백합은 진귀하게 여기는 꽃이다. 평화를 상징하고 경사스러움과 화합을 의미하는 꽃이다.      

정동영은 호남형에 달변이다. 호소력 있는 연설은 대중을 그의 향기에 취하게 만든다. 그는 통일부 수장으로서 ‘9·19 6자회담 타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북한과 미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주적 외교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토대를 놓았다.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그는 좌우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구동존이(求同存異). 그의 좌우명대로 같은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존중하면서 뚜벅뚜벅 걸어간다.    

찬바람 속에 피는-솜다리를 닮은 이해찬

우리에게는 '에델바이스'라는 이름으로 더 친근한 꽃이다. 솜다리는 산소가 많지 않고, 혹독한 기후를 보이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꽃이다. 솜다리는 생명력이 강한 꽃이다. 눈보라 치고 찬바람 부는 바위틈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꽃이다. 알프스하면 떠오르는 꽃이다. 우리나라에는 한라산이나 설악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솜털처럼 생긴 꽃대 줄기는 눈 속에서도 피어오른다.

이해찬은 1세대 운동권 출신이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 평화민주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교육부장관을 거쳐 현재 국무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소신이 강하고 좀처럼 굽히지 않는 성격을 지녔다. 그의 업무스타일은 꼼꼼하고, 기획력과 추진력도 빼어나다. 종종 설화(舌禍)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그만의 독특한 정치스타일과 거침없는 행보로 난국을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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