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민노당, 사이비 진보” vs “열린우리당, 변절한 한국인 순사”

좌와 우가 나뉘는 지점

 

 

민노당, 사이비 진보” vs “열린우리당, 변절한 한국인 순사”
비정규 법안 놓고 이목희·단병호, 원색적 설전
입력 :2006-02-20 20:25   백만석 (wildpioneer@dailyseop.com)기자
▲ 20일 오후 비정규직 법안심사소위장을 점거한 당 의원단을 격려하러왔던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회 환노위위원장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목희 의원과 우원식 의 원에게 악수로 인사하고 있다. 이목희 의원과 문 대표는 동기 동창사이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대학동기동창 출신으로, 노동문제 전문가로 서로 자처해온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와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이 20일 비정규직 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를 놓고 격돌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도 민주노동당 의원 8명과 당직자 70여명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하자 한나라당 소속 이경재 환노위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 위원들이 위원장실에서 대책회의를 갖는 중에 문 대표가 불시에 방문한 것.

문 대표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자 이목희 의원은 “문성현 대표는 나와 대학동기동창”이라며 먼저 반색을 하며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이후 본격적인 법안 논쟁에 들어가면서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튀는 대결을 펼쳤다.

먼저 이 의원은 “비정규직 법안을 놓고 우리가 1년 반 동안 수없이 토론하고 합의를 시도한 끝에 표결에 붙이려는 게 왜 강행처리인가”라며 불만을 나타냈고 이에 문 대표는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수십년 간 누적된 것이다. 1년 반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표는 “나도 비정규직 전문가라면 전문가”라고 주장하며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진 이유가 거리에서 투쟁하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지 않나. 국회 안에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해) 실력발휘 할 수 있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동당이 모든 기업에게 똑같은 조건의 사유제한을 도입하려는 게 아닌 만큼 기업의 경영능력에 따라 차별을 둔 ‘단계별 사유제한’을 논의하자는 게 문 대표의 주장.

그러자 이 의원은 “사유제한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만약 그 제도를 도입하면 최소 200만명 가량의 중소영세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량실직 상태에 봉착할 것”이라며 오히려 문 대표가 대기업 노조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대표는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바꾸는 데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는 게 아니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시간을 두고 해보자는 것”이라고 반격했고 이후에도 두 사람의 설전은 계속됐다.

그러나 문 대표가 다른 일정 관계로 자리를 먼저 뜨자 이 의원은 옆에 있던 이경재 위원장에게 “문성현 대표는 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번 돈을 그대로 부모님께 드리고 선반일을 시작했는데 최고의 선반공이 됐다.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는데 정말 훌륭한 노동운동가”라고 추켜세우며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 비정규직 법안을 심사처리하기위한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의가 민주노동당 의원단의 회의실 점거로 난항을 겪고 있다. 우원식 열리우리당 측 간사와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 부대표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이목희 “사이비 진보” vs 단병호 “개도 웃을 얘기”

한편 이경재 환노위 위원장이 ‘20일까지 비정규직 법안을 합의해오라’며 사실상의 심사기일을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는 민주노동당 의원과 당직자들의 회의실 점거로 결국 열리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측의 회의실 점거에 대해 우원식 열린우리당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은 “전체 노동자의 52%가 10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사유제한을 도입하면 이들은 다 실직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노동당의 주장은)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강한 불만을 토해냈다.

이목희 의원도 “이건 사이비 진보와의 투쟁이다. 그들이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해하지만 힘들게 먹고 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왜 밥도 못먹게 하려고 하는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저들의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집권여당과 정부가 어떻게 노동자들의 대량실직을 받아들일 수 있나. 비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노위 소속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목희 의원이 ‘민노당은 대기업노조를 위한 정당’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얘기”라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난했다.

▲ 이경재 환노위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가려 하자 천영세 민노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회의실 문을 지키고 출입을 막고 있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단 의원은 이어 “노무현 정부 출범 때 비정규직 노동자는 500만명이었는데 지금은 850만명이다. 350만명을 누가 확대시켰나”라고 주장한 뒤 “일제시대 때 일본인 순사보다 변절한 한국인 순사가 더 악독하다고 했다”라며 열린우리당을 변절한 한국인 순사에 빗대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이경재 환노위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측과 한나라당 측 간사와 함께 ‘비정규직 법안은 2월 국회에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낸 후 비정규직 법안을 상임위에 직권상정했다.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상임위에 직권상정된 법안은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해 표결에 부쳐지게 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상임위 의결 역시 강력저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또 한 차례 양 측의 충돌이 예상된다.

만약 민주노동당의 실력행사로 또다시 상임위에서 비정규직 법안이 표결에 부쳐지지 못하게 되면 지난번 사학법 개정안의 경우처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