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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정책위의장 후보자토론회 ‘각양각색’ 열띤 논의

 

 

 

민노당 정책위의장 후보자토론회 ‘각양각색’ 열띤 논의
10일 여의도 당사서, 홍세화·진중권 등 화려한 패널 ‘눈길’
입력 :2006-01-10 16:56   백만석 (wildpioneer@dailyseop.com)기자
“당의 위기는 정체성의 위기에서 온 것이다. 당 정체성을 분명히 세울 것” (기호 1번 윤영상 후보자)
“부유세, 무상의료·무상교육과 같은 정책 실현은 대중투쟁을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 (기호 2번 김인식 후보자)
“당 위기 타개할 정책위의 수장은 정파불문하고 비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기호 3번 이용대 후보자)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선거에 나선 윤영상, 김인식, 이용대 후보자는 10일 여의도 당사 대회의실에서 당 선관위가 주관한 합동토론회에서 참석해 당의 차기 정책방향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였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언론인 홍세화 씨가 사회자로 참가하고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 김성희 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후보자들의 날카로운 토론을 유도했다.

후보자들은 부유세 도입,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의 실현방안을 위한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이 가장 적합한 정책위의장 후보임을 주장했다.

“정체성 복원” Vs “대중투쟁” Vs “정파 떠난 인물중심”

홍세화 씨가 토론회 서두에 ‘민주노동당이 무상의료·무상교육 같은 민중의 삶에 연결된 정책을 내왔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첫 질문을 던지자 윤영상 후보자는 “4·15 총선 때 구축한 진보정당 이미지가 독도 군대 파견 주장, 노동계의 비리사건 등을 통해 사장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윤 후보자는 따라서 부유세 제도 등을 더욱 구체화시켜 국민들이 우리에게 요구했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만 다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대 후보자는 “민주노동당에서 나온 많은 정책들이 국회로 간 다음 무소식이 된 게 많다”고 말하며 그러한 정책들을 ‘잠자는 숲속의 미녀’라고 비유했다.

그는 “당의 정책이 왜 좋은가를 대중들이 느끼는 과정이 없으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없다. 따라서 마녀를 깨울 키스가 필요하다”면서 그러한 과정을 정책위에서 계획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식 후보자는 지지율 하락을 그동안 열린우리당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정부 위기에 대한 진보적 대안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이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틀 주대환 아니냐”에 “개인과 정책위 구분해달라”

이어진 후보자간 상호 질의 시간에는 상대방 후보의 아픈 곳을 찌르는 매서운 질문이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이용대 후보자는 김인식 후보자를 상대로 “김 후보자가 속해있는 당내 의견그룹인 ‘다함께’에 대해 좌파 일각에서는 대중추수주의를 따른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인식 후보자는 “대중추수주의라는 건 굉장히 기회주의적이라는 뜻인데 그런 평가는 금시초문이다. 만약 대중과 함께 하는 것을 대중추수주의라고 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론하며 “대중투쟁을 통해 결국 사회를 바꾸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인식 후보자는 주대환 당대표 출마자가 정책위의장 재직 당시 부의장을 지낸 윤영상 후보자의 경력을 거론하며 “‘리틀 주대환’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영상 후보자는 “주대환 개인의 문제와 정책위의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못박고 자신은 주대환 전 정책위의장의 대표 출마를 반대했고 공약내용도 반대의 뜻을 보였다고 밝혔다.

윤영상 후보자는 다시 김인식 후보자를 상대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의원들이 환경노동위원회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해서 원내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겠나”라고 지적했다.

김인식 후보자는 “원내활동을 폄훼하거나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원내 진출 초기 몇 명밖에 안 되는 의원들이라면 방만하게 흩어지는 것보다 환노위에 집중해서 노동자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후보자 상호 질의, 거침없는 토론 이어져

이어진 패널 질의 시간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는 “지금 미디어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대학생들은 급격하게 보수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열린우리당은 대선에서 이미 인터넷의 도움을 받았고 한나라당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진보정당이 가장 열세인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윤영상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이 당원들과 만나는 게 좀 더 중요하다. 당 홈페이지를 획기적으로 바꿔서 포털사이트화 해야 한다”고 답했고 이용대 후보자도 “민주노동당은 일찍부터 인터넷 부문에 힘써왔다. 인터넷을 게시판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포털사이트화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의견을 밝혔다.

반면 김인식 후보자는 “미디어 수준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히면서도 오프라인 상에서의 대중투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03년 유럽에서는 200만 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한 적 있다. 대중투쟁은 단지 복고의 흐름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기성정치를 좌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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