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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질 나~!

   화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함이 언제나 문제이다. 점점 더 쌓여가는 그것을 풀 방법이 마땅 찮으면 결국 이곳에 오는구나. 일이란게 갈수록 꼬여가고 사람 관계도 갈수록 이상해지는것 같다. 언제나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말하려고 하는데 왜 중심을 못잡고 휘둘리면서 살고 있는지... 좋아해 달라고 해서 좋아해 준건 분명 아닐텐데.. 마음이 움직였으니까 간 것이 분명한데, 뒷일이 안되니 남 핑계를 대고 있구나. 좋아해 달라고 해서 좋아해 줬다니. 이건 말이 안된다. 솔직하지 못하잖아! 나도 분명히 나만의 기준이 있고 스타일이 있는데, 누가 좋아해 달라고 해서 좋아지나? 싫어해 달라고 해서 싫어지나? 인간의 감정이라는게 그렇게 기계적인가? 그건 아니잖아. 그러니 다른 핑계 대지 말고 그냥 하던대로 밀고 나가. 근데,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다. 움직이기 힘든 마음을 겨우 움직였는데 이제와서 도망가려는 수작이나 부리고, 법이 어떻고 분열이 어떻고... 그래서 '속물'이라고 말한거였구나. 진작에 속물인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했을것을.

  
   차마 이 공간에 다 뱉어 낼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쪽팔려서 못쓰겠다고 하면서도 나는 지금 무언가 끄집어 내지 않으면 홧병이 생길것 같아서 꺼내 놓는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내치면 안된다는 걸 배워가고 있는 즈음인데도 그것을 다스리고 평정심을 찾는데는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심지어 블로그에 글쓰는 것 가지고도 '베설'류의 글이 무슨 소용이 있냐? 라는 말을 들을 정도인데, 내가 그런 말 들으면서 관계를 이어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나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다가도 더 깊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쏟아내는 말들에 나는 상처 받는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면 일어날 수 있는 '충돌'이라고 치자, 그러나, 생각해 볼 수록 이건 충돌의 차원이 아닌것 같다. 차라리 충돌을 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돌입하거나 충분히 검토한 후에 새로운 모색을 하게 된다면 다행인데 늘 기찻길 선로처럼 평행선을 달린다면 힘이 빠진다. 할말이 없다. 그리고 무의미 하다. 하루빨리 정리라는 걸 하는 수 밖에...
 
 

 
   아니라고 믿었는데, 실은 아닐거라고 '최면'을 건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몇가지의 두드러진 '획일성'은 도무지 거스를래야 거스를 수가 없다. 절망스럽다고나 할까? 그 정도쯤 가지고 뭘 놀라고 그러나? 실망도 할 필요가 없는 걸까? 분별력 없는 내가 오늘따라 너무 한심하기만 하다.
 
   일을 하면서 뭐든 견뎌 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오류 였는지를 실감하고 있는 즈음이다. 머릿속으로만 그리고 관념적으로만 해 왔을 뿐, 실제로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지 못하고 설치는 꼴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만다는 것을 알았다. 애초부터 생겨 먹은대로 살아야 한다는게 '진리'이다. 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고 있다.
 
   아버지가 모두 다른 아이들을 넷이나 키우고 있는 엄마를 만나면서 그래, 그럴수도 있지. 그게 뭐 죄인가? 키울만 하니까 낳았을거고,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포기하지 않고 낳았겠지, 했는데...얼마전에 사무실에 와서 하는 말, "문국장님~! 저 다섯째 임신 했어요." 한다. 순간, 그럴수도 있지 뭐. 했는데, 뒤이은 그녀의 말이 가관이다. "이 아이는 넷째 아이의 아버지와 같은 아이 입니다." 나, "그렇구나, 그런데 요새 첫번째 아이의 아버지와 잘 지내는 것 같던데 어떻게 됐어?" "그 사람요? 얼마전에 저를 두들겨 패고 나갔어요. 소문 못들었어요? 저 머리를 오십바늘이나 꿰맸는데...그 놈한테 맞아서..." 난, 이말을 듣고 빨리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고 싶었다. 어떻게 그런일을 겪으면서 살고 있을까? 상상이 안되는 일이다. 납득이 안되는 일을 겪을때 마나 나는 나의 한계를 뼈져리게 느끼면서 도대체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일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막내를 등에 업고서 낮부터 술에 취한 모습으로 찾아 왔는데...처음보는 모습도 아니고해서 그냥 넘어 가려고 했는데 더이상은 못보겠더라. 뱃속에 아이도 있는데 술을 먹고 다니면 어쩌냐고... 그 말 한마디를 하고서는 결국 난 사무실을 나왔다. 이게 내가 해 줄수 있는 전부라는 사실도 힘들고, 내 정신이 피폐해져 가는 것을 알아가는 순간도 감당키 힘들더라. 사실, 이날 오후에 나는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가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에...
 
   난생 처음 정신과라는 병원에 가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 편견이 가져다 주는 온갖 부정적인 것들은 사람을 지레 겁먹게도 하기 때문에...한 지인이 너의 청력을 낫게 하는 방법을 알수도 있으니 자기가 아는 정신과 의사를 만나 보라고 권해서 가게 되었는데, 첫 상담을 하는 날, 정말 한번도 꺼내보지 않은 라이프 스토리를 풀고 나니까 진짜 이상하더라. 그리고 그 두번째 상담이 있던 날이 위의 케이스를 만나고 간 날이다. 의사가 묻더라. 1주일을 어떻게 보냈냐고...뭐, 대충 보냈어요. 라고 답하고는. 우울하지는 않냐는 질문에 매우 우울하다고 했다. 방금전 그 일(위의 사례)이 떠올라서.. 상담은 의외로 단순하고 청력을 좋게하는 방법을 찾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항우울제를 먹어 보는게 어떠냐고 해서 1주일분을 받아 왔을 뿐...
 
   약을 먹은지 며칠이 지났다. 약을 먹어서 달라진게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약이라는 선입견이 가져다 준 결과가 뇌를 지배 하는 것 같다는게 정답인듯...
 
   초큼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신경질 나는 일을 하면 정신이 망가진다는 거고, 정신이 망가지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충분히 검증하고 때때로 그것을 풀고 도를 넘는 일을 하지 않는게 좋다라는 것. 다시 말해서 난 어쩌면 지금까지 주제파악 못하고 주제 넘는 일을 한 것일지도 모르고, 아직도 세상에 대해서 나와 다른 삶에 대해서 너무 많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슬픈 일이 아니지만, 나는 자꾸만 눈물이 난다. 그건 절대로 울만한 일이 아니야, 우는 것은 저능아 들이나 하는 짓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야속할 틈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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