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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비한 이야기

야비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희망근로프로젝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업을 시행하는 행정안전부 말에 의하면 ‘근로능력이 있는 차상위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6개월간 공공근로 일자리 40만개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행안의 보다 더 친철한 설명을 들어보면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원하고 ▶ 취약계층 대상 25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 상품권 유통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하 한다고 합니다.

 

말은 거창하나, MB 정부판 ‘취로사업’입니다. 장기적인, 그리고 오래 다닐만한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하천과 제방의 잡풀뽑기, 거리청소하기’등 이전의 도랑을 정비했던 그 취로사업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네티즌은 ‘희망근로프로젝트’를 ‘청소 프로젝트’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다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행전안전부는 이 사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임금중 30%에서 50%까지 ‘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알량한 80만원 최저임금 중에서 현금으로는 40만원에서 56만원까지만 지급합니다. 이 상품권은 3개월 내에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쓸수 있는 상점도 많지가 않습니다. 참으로 치사하고 야비한 발상입니다.

 

어제, 한분의 여성청소 노동자가 저희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본인이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해고의 사유인즉 ‘희망근로프로젝트’를 통해서 3명이 본인이 하는 일을 대신하게 되었으니 그만두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야비합니다. 일자리를 만들자던 ‘희망프로젝트, 즉 희망근로사업’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생긴 겁니다.

 

그런데, 더 야비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께서 일하던 곳이 바로 ‘청주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이라는 겁니다. 나랏님이 하는 일이 늘상 그랬지만 이건 너무 한건 아닐까요. 청주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은 현재, 한 시민단체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세상에, 이 여성 청소 노동자의 월 평균임금이 40만원 정도인데, 이 비용을 아낄려고 희망근로사업을 신청하고, 그리고 해고한다는 사실! 참으로 답답합니다. 뒷 이야기로 정말 화나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으나, 이쯤해서 그만하겠습니다. 다들, 머리꼭지가 돌아버리게 될것 같아서 이 이야기는 그만하겠습니다.

 

그래도 후일담 하나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하루가 지나서, 이 여성노동자가 다시 저를 찾았습니다. 관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 여성노동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는 군요. ‘아무머니가 그냥 나가시면 퇴직금도 챙겨드리고 그렬려고 했는데 청주시청에도 찾아가고 민주노총 사무실에도 가고 그래서, 굉장히 서운합니다.’라고 말이에요.

 

퇴직금을 주겠다는 건지, 안주겠다는 건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참 답답하지요. 퇴직금을 안줘도 되는 건데 챙겨줄려 했다는 건가요. 그런데, 제가 아는 이 곳은 5인이상의 상시 고용 노동자가 있어, 근로기준법상 당연히 퇴직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웃기지요. 당연히 주어야 할 것은 선심쓰듯 줄려고 하는 이 능청, 무지의 용감함일까요. 노동인권은 근로기준법보다 더 무궁무진하고 가치의 깊이가 법전의 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것입니다. 다만, 법이라는 것은 ‘노동인권’의 마지노선을 명기한 것에 불과하고요.

 

시민단체라고 하는 곳조차, 노동인권을 알기를 ‘X'같이 안다는 현실. 참으로 실망스럽지요. 여러분,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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