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7/06

모범기업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이상한 그녀들을 생각하며

모범기업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이상한 그녀들

 

‘처음엔 제가 미쳤는 줄 알았어요. 항상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고, 불안해서 진정도 안되고.... 아이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아이한테 신경질적인 행동이 나도 모르게 나오고... 그리고 가슴이 진정되면 내가 무슨 짓을 했나.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만 들고요’

 

병명도 낯설다.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적응장애’ 판정을 받은 여성노동자가 울먹이면서 했던 말이다.

 

그녀는 말을 더 들어보자. ‘내가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고, 그래서 처음엔 말도 못했어요.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우리 노동조합 사람들 다 그랬어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건 2002년. 그리고 공장안에는 새롭게 CCTV가 추가 설치되고 노동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맟춰 카메라는 움직였다. 구사대가 동원되고 식당출입이 봉쇄되고 직장 폐쇄조치가 이어졌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서야 다시 노동조합 조합원에게 공장문이 열렸다. 그런데 공장문이 열렸다는 기쁨도 잠시, 이들을 반긴건 조합원들에 대한 집중적인 따돌림, 이른바 ‘왕따라인’이였다.

 

그뿐만이었나! 비조합원에게만 임금을 인상해주고 조합간부들을 거리로 내몰았다.(이들 해고노동자들은 노동위원회와 법원으로부터 모두 부당해고, 즉 원직복직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법원의 판결까지 거

부하고 있다.현재까지)

 

 2004년, 회사측의 각별한 노조탄압에도 꿋꿋하게 버텨낸  13명의 조합원 전원이 “사측의 감시, 차별, 부당해

고 노조 탄압으로,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 적응장애'”을 받기에 이른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이유는 대체로 소박하기 그지없다. 임금인상 요구나 과한 최소한 인간적 대우를 받고 싶다는 정도의 이유다. 그 임금인상 요구란 것도 살펴보면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지켜져도 해소될 정도의 그런 요구다.

 

그러나, 이런 소박한 기대는 꿈속에나 존재할뿐, 이 회사의 노동조합을 유지했던 여성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가 집단적으로 ‘정신병’만 얻고 말았다.

 

서울에 있던 그녀들이 지금 청주, 아니 오창에 와있다. ‘하이텍 알씨디 코리아’라는 회사의 정문앞에 그녀들이 와있다. 오늘로서 꼭 일주일째다. 그런데 그녀들 낯선 타지라고, 외지인 손님대접이 확실하다. 그 여성노동자들 밤이슬 피할 천막한동 칠라하면 민중의 지팡이께선 여지없이 뜯어버린다. 장마미, 뜨거운 햇살 피할 그늘막도 3일이 지나고서야 허락되었다. 회사 정문앞으로 갈라치면, 민중의 지팡이께선 한치의 여력도 허락하지 않는다. 완벽한 무관용이다.

 

그녀들이 틈만나면 청주대아주머니들 있는 곳으로 와서 힘내라고 하신다.

 

그녀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갑자기 본사가 충북으로 이전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준다고, 뜬금없이 엄청난 액수의 장학금을 지역에 기부하는 훌룡한 기업으로만 알았던 그 기업에서 정신병까지 얻어가며 탄압받았던 노동자들의 존재자체도 몰랐던 우리가 너무 미안하다.

지역의 노동형제들! 오늘밤은 소주한병 사들고 오창으로 가 보는 건 어떨까! 큰 도움 못되더라도 그녀들의 말벗만 되어준다해도, 그녀들의 시름하나 덜어지지 않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울기만 하는 청주대 청소 아주머니들!

울기만 하는 청주대 청소 아주머니들!

 

 

이제 내 나이도 불혹(不惑)이 저만치 앞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때가 되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내가 아는게 요만큼이라도 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난 한주도 그랬다. 장마비가 올때쯤이란 건, 일기예보를 굳이 보지 않아도 알수는 있었다 싶었는데, 난생처음 지독한 장마비를 맞고 나니 그깟 세월을 통해 얻은 직관이 있으랴 싶다.

 

정말로 지독한 장마비였다. ‘제발 짜르지만 마세요. 네! 총장님. 우리 지금까지 일 잘 해왔잖아요. 그렇게 지내면 안되나요.’ 청주대 아주머니들은 청주대 총장을 보았을 때 울었다. 노동부 관계자를 만나도 울고, 청주대학교 사무처장을 봐도 울었다. 그런데 그 눈물이 너무 굵다. 그 어떤 장마비보다 굵었다.

손에서 피가 쏟아지고서야, 아니 잔인한 세상의 기억과 잠시 이별한 후에야 울음소리를 그쳤던 분회장 아주머니. 119 구급차에 실려가고 나서야, 장마비가 그쳤음을 느끼게 해준 분회장 아주머니.

청주대학교 본관이라는 자그마한 또 하나의 우주, 또 하나의 지구속에서 난 가장 지독한 장마비를 맞으며 지난 한주를 보냈다.

 

비정규법이 뭔지도 모르고, ‘사용자성’, ‘불법파견’ 이런 딱딱한 용어는 관심도 없는 아주머니들을 앞에두고, 세상은 근엄하게 대법전을 들고 나온다. “울고 있는 아주머니의 눈물을 닦아줄라치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성’이 인정돼 아무것도 할수 없습니다.”라고  근엄하게 말씀하시는 청주대학교의 높으신 관계자.

 

“아주머니들, 불법파업으로 손실을 입었으니까 손해배상 청구할꺼에요.”라고 말하는, 일년동안 아무것도 한게 없이, 아주머니들의 노동의 대가에 기대어 소개비조로 기천만원을 가져갔을 법한 용역업체 사장님.

울고있는 아주머니들 사이에 갖혀 잠시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된 대학교 높으신 양반을 두고 “저러다가 저양반 쓰러지면 어떻게 하냐”고 아주머니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을수 없다는 경찰 아저씨.

 

총장실 앞에서 울고 있는 아주머니를 끌어내려고 와서는, “여기는 우리 직장이에요. 당신들(아주머니들) 나가세요”라고 힘주어 외치는 민주노총조합원 자격의 청주대 아저씨들.

 

이쯤되면 그 어떤 수해방지대책도 무용지물이겠지.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그 어떤 수리공법이 등장한다 해도 아주머니들의 눈물로 쏟아진 장마비앞에선 허접쓰레기겠지.

 

청주대 본관을 나오니, 장마비가 늘 그렇듯이 오다 마다, ‘쏟아졌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지금도 청주대 본관 안에는 그치지 않고, 장마비가 쏟아진다. 오늘도 아주머니들은 뭐가 그리 서러운지 사람만 보면 운다. 노동부 아저씨를 봐도 울고, 청주대 높은신 아저씨를 봐도 울고, 연대온 작업복 입은 노동자를 봐도 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청주대 청소아주머니와 민주화운동20년

청주대 청소아주머니와 민주화운동20년

 

50대 두 아주머니가 울고 있다. 이제 갓 돌을 지난 딸아이보다도 더 크게 입을 벌리고 울고 있다. 해고(이들에게 해고란 사실없다. 비정규직이란 신인류에겐 '계약만료'만 있다.) 통보를 받고나서 그저, 어떻게든 일하게 해달라는게 전부인데, 그래서 폼나게 국회의원과 기자회견 하기로 했던날 그녀들은 결코 폼나지 못했다.

 

 

청주대학교는 정문은 언덕길이다. 20년전 아니 십수년전만해도 그 언덕길위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 한손에는 돌멩이를 들고, 독재타도 깃발을 들고서 언덕아래 교문을 막아선 전경들을 향해 학생들이 언덕아래로 쏟아져 나왔겠지.

 

그런 청주대학교 풍경이 가물가물해지만큼 시간이 흘렀다. 청주대학교 청소 아주머니들이 교문을 지나 그 언덕길을 올라서는데, 학생들이 내려온다. 그리고 아주머니들을 막아선다.

'너네들 왜 나왔니.'하고 물어도 대답을 안한다. '왜 막니!' 그래도 대답을 안한다. '이럼 안된다. 우린 너희들 어머니일지도 몰라'하니 학생들이 움찔거린다. 그 옆에서 어떤 교수(나중에 교수로 알았다. 처음엔 용역경비 직원일준 알았지만...)가 뭐라하고, 다시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아주머니들을 막았다. 결국 사고가 났다. 왜 나온지도, 자기가 하는 것들이 뭔지도 모르는 한 학생이 아주머니를 밀쳤고 50대 후반의 한 아주머니가 뒤로 넘어졌다.

 

87년 6월, 그 폭풍같은 그 유월이 지난 뒤 7월,8월,9월 노동자들은 축제였다. 새마을 운동식 군대같은 규율이  지배하던 공장들의 기계가 멈춰섰다. ‘임금100%인상, 악질관리자 퇴직’ 같은 수십년간 봉쇄됐던 그런 함성들만이 공장에서 나올수 있는 유일한 사람소리였다. 그렇게 87년의 민주화항쟁의 그 불꽃은 노동자들의 가슴을 태웠고, 노동자들의 살림살이에 난로처럼 다가왔다.   

 

청주대 청소아주머니들은 바보다. 20년 전에도 그 암흑과도 같았던 그 시기에도 임금인상 100%, 아니 200% 인상을 외쳤는데 임금인상 목소리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 그저 오로지, “용역이라도 좋으니 일만하게 해주세요” 이다. 20년 전의 그때 학생들이 밀고나왔던 청주대학교 그 언덕길에서 거꾸로, 학생들에게 길이 막혀버리고, 그 자리에서 울기만 하는게 유일하게 할수 있는 것의 전부인 그녀들은 바보다.

 

 

진짜 바보는 우리다. 87년의 주역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됐는데도, 그때보다 더 서럽게 울고있는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그 금배지들과 87년을 기념하는게 전부인 우리들이 진짜 바보다.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민주주의가 진척되었다고 그들과 함께 기념만 하는 우리가 진짜 바보다. 비정규직의 ‘87년대투쟁’을 못 만드는 우리가 진짜 바보다. 청주대, 그 아버지의 비리를 끝내지 못하고, 그 아들로의 왕위세습을 막지도 못하고, 그녀들을 울게만드는 우리가 진짜 바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부활하는 다카지마 노동자들의 투쟁

시공간을 초월한 다카지마 노동자들의 투쟁

 

 

작년 오뉴월,  철강도시 포항을 뜨겁게 달군 건 뜨거운 초여름 햇살이 아니라 나이 예순, 칠순의 토목노동자들이었다. 세계 제일의 제철소 포스코, 그리고 그 포스코의 설비를 새로 짓거나 개보수를 담당하는 하도급업체의 노동자. 젊은 혈기도 엄두를 내기 힘든 포스코 본사 점거투쟁을 진행했던 예순에서 칠순사이의 이들 늙은 노동자.

 

무엇이 그들을 투사로 만들었나! 이 질문에 그들은 간단히 답했다. 바로 다단계 하도급, 즉 중간착취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 중간착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포스코의 도급단가 계산에서 노동자 일당이 '품셈(인건비'으로 11만 7천원이면 십장(하도급) 체제에서 반장 한사람이 밑에 도급으로 붙으면 11만원이 되고, 그 밑에 또 팀장이 붙으면 10만원이 되고, 결국 A급 일꾼은 9만 5천원, B급은 9만원, C급은 8만5천원이 된다.

 

같은해, 현대자동차의 한 사내하청업체의 중간착취 실태가 폭로되었다. 단지, 사무실 운영하고 노무관리 하는 것이 전부인 이 업체의 사장은 일용공들의 노동에 기생해 월간 약 2천여만의 순이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일용노동자와 현대자동차 중간에 기생하는 이 중간착취기업(용역,파견)만 없에고 그 둘이 직접 계약한다면 이 일용노동자들의 일당은 하루 3만4천원에서 4만4천원으로 올릴수 있다 한다.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100여년전의 일본으로 가보자! 일제하 우리 선조들의 강제징용지로 악명을 떨쳤던 100여년전의 다카지마(高島) 탄광. 콜레라가 발생했을 때 살아있는 노동자들과 환자들, 그리고 죽은 자들의 주검을 함께 섞어 해변에서 불태워 버렸던 다카지마 탄광, 바로 거기서 1872, 1878,1880, 1883년에 노동자들의 폭동이 연이어 터진다. 진압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사살당하고 고립당했다. 그러나, 이 폭동의 최후의 승자는 다카지마 탄광노동자들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싸운 대상은 무었이었으며, 이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이들은 바로, 현대의 중간착취 용역·파견격인 '나야가시라'(納屋頭)라는 인력청부업자들을 대상으로 싸웠고, '나야가시라'라는 제도의 철폐였다.

 

그 시기에 '나야가시라'는 일본만의 존재였을까! 아니다, 가장 먼저 자본주의화된 영국은 그 일찍이 이런 노동청부업자들이 존재했었다. 옆나라 중국에서는 '바오궁터우(包工頭)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 제도는 어떻게 없어졌는가! 바로 다카지마 탄광노동자들의 경우처럼, 벼랑끝 반란에 의해서, 그리고 노동자들의 기본권이란 이름으로 없어져 갔다.

 

다시 100년후인 현재로 귀환해보자. 그들 선배노동자들의 투쟁덕분에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는 '중간착취의 배제'라는 문구를 통하여 '다른 노동자의 임금을 중간에서 착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노동자들의 기본권으로 명문화 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장 야만적인 중간착취라는 유령는 '아웃소싱', '파견노동', '비정규보호법'등의 명목으로 더욱더 되살아 나있다. 이를 두고 무어라 해야될까!  '야만'의 귀환인까! '제다이의 귀환' 일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