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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몸되기 프로젝트가 끝난 지 벌써 몇 달이 흘렀고,
함께 지리산을 다녀온지 뒤로도 벌써 두 번의 환절기를 겪었다.
'산'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나는 지난 여름의 지리산과 함께 했던 그녀들이 생각난다.
솔직히 다 지나고난 일이니까 '아,정말 좋았어'라고 말하면서, 세석평전의 그 엄청 시원했던 바람과, 30분여를 오롯이 혼자서 누워있을 수 있었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봉우리와, 마지막날 새벽에 보았던 천왕봉의 아찔했던 일출을 생각하지만-
가도가도 끝나지 않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그리고 역시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엄청난 바위오르막은 '다시는 지리산 안온다'를 몇십번이고 되내이게 만들었었는데...
정상에서의 일출 또한, 이미 출발한지라 어쩔 수 없이 그 행렬에 밀려갔던 것 뿐, 뒤에서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사람들만 아니었음 정말 중간에 포기하고 중간즈음에서 혼자서 해돋이을 맞이하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이렇게 지나고나니 따스한 방바닥에서 뒹구는 내 몸이 안쓰러워서, 산에 올라가서 그 탁 트인 절경을 맛보게 해주고픈데... 춥다. 춥다. 춥다.
남한산성이라도 올라갔다올까하다가, 저번에 괜히 올랐다가 무릎다치고 감기에 걸렸던 기억이 나서 몸사리는중.
옴한테 말해서 그 때 옴이 올랐던 북한산 산책코스라도 갔다오자고 해볼까나.
* 내가 이렇게 갑자기 지리산기억에 빠져든 이유는,
옴이 어젯밤에 부탁한 보고서 때문인데 아직도 한 개도 못쓰고 버벅대고 있다.
아, 옛 기억에 빠져들기만 할 뿐 그 기억을 잘 풀어낼 능력은 한 개도 없다. 하긴 이 시간에도 옴은 컴터를 부여잡고 데드라인에 쫒기며 독박을 쓰고 있겠지;
빨리 써서 보내줘야겠다. 끝-
언제 한번 지리산 다시 가자. 꼭. 가자.
댓글 목록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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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멋진 얼굴들이 있군! 기억이라는게 참 웃겨서 또 가고 싶게 만드는... 나는 가서 민폐만 끼치고 온 주제에 다녀오자마자부터 지금까지 지리산에 다시 가고 싶다.부가 정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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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또가면 이번엔 레이가 대장을 해줘. 레대장.부가 정보
송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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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핫, 맞아맞아 기억이란게 참.. 아스라한 좋은 기억들만 남아가지고는그냥ㅋㅋㅋ 아빠랑 같이 지리산 가고 싶다.앗 그러고보니 나도 이제 그 정체모를 의문의 단체였던 여지블모구나! 그럼 나도 같이 지리산 갈 수 있겠다! 우워어? 얏호 내년에 같이 갈수있겠구나!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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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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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이 참 좋았어. 근데 거기를 또 갈려면 굽이 굽이 그 길을 지나야 하는 구나.중산리 계곡 내려 갈 때는 생각하면 거기 올라가지는 못할 거 같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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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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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제석봉이 기억나진 않아-ㅅ- 다만 이틀째날 중간에 완전 고요한 평원이 있었는데, 앞 뒤 간격이 꽤 있었는지 30분간 아무도 오지 않았어, 그래서 바위 뒤쪽에서 오롯한 시간을 가졌던 것. 거기가 제석봉이었으려나. 근데 진짜 중산리 계곡을 한번 더 내려왔다간 무릎팍이 아작날꺼야 ㅋㅋㅋ 어쩌냐, 근데 그 계곡물에 물담그고 놀았던 거 생각하면 또 가고파(근데 중산리계곡 들어가는 거 불법이지? 꺄아 나 잡혀가는거아녀 ㄷㄷㄷ)부가 정보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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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저번에도 레대장이 아니었던가^^그래, 또 가자. 지리산이 아니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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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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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열심히 해서 체력을 키워둘게. 산은 좋더라. 꼭 가자. 어느 산이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산행은 참 즐겁더라. 그리고 계곡에서 수영은 불법이지 호호호부가 정보
송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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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지리산이 젤 좋아. 막 이러고 ㅋㅋ 응,어디든 좋아. 산에 올라가서 먹는 양갱이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더더더더 훗:)앗
그리고 나 절대 수영한 거 아니야. 나 발 헛디뎌서 중산리 계곡에 빠진거야. 호호호호호. 사고였어 사고! 넘어져서 빠진거야! (늦은 수습-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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