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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형틀에 놓이게 되는 순간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 잡힌 나그네처럼 바둥대어 왔다.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자신의 쇠침대에 눕혀놓고는 길면 잘라내고,
짧으면 늘여서 침대의 크기에 맞춤했던 강도 프로크루스테스..
그렇게 폭압적인 것들은 빠져나갈 길을 처음부터 막아놓고 기다린다
손이 잘 닿지 않았던 지난 몇개월동안 과연 얼마나 발버둥쳤던가
그새 많은 눈물과 웃음이 교대로 지나쳐왔다.
새벽녘부터 보이지 않는 실로 짜놓은 거미줄은
해가 중천에 떠도 조용한 함정일 뿐... 날개짓 하는 작은 짐승들에게는
떼어낼 수 없는 고통과 회한의 시간이었을테다
번잡한 것들을 정리하고 새책 새연필 새공책을 꺼내서
새해의 바램들을 다짐해 적어가던 때의 순박함을 떠올린다.
얼마 가지 않아도 그 때의 순진한 욕심이
지금 품고 있는 서투른 욕정보다는 몇배 진실하지 않은가
세상 모든 죄를 정죄하게 하는 샘물이 있다해도
내가 지은 것들을 다 깨끗게 하지 못할 지니
침묵하고 또 침묵하는 것으로 더 깊은 무덤을 잠시라도 더디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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