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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3
    강아지똥의 작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유서 (1)
    별똥별
  2. 2008/04/09
    내맘대로 백과사전만들기 프로젝트 <2>
    별똥별
  3. 2008/04/09
    과.유.불.급 (過猶不及)
    별똥별
  4. 2008/04/09
    내맘대로 백과사전만들기 프로젝트 <1>
    별똥별
  5. 2008/04/09
    욕속부달 욕교반졸 [欲速不達欲巧反拙]
    별똥별
  6. 2007/01/29
    정호승의 詩 모음(2)
    별똥별
  7. 2007/01/09
    도종환 - 폐사지, 일몰
    별똥별
  8. 2006/03/28
    민주노총의 실력? 나의 실력!
    별똥별
  9. 2006/02/18
    박항률의 그림을 만났다...
    별똥별
  10. 2006/02/15
    고운 사람은...
    별똥별

강아지똥의 작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유서

강아지똥, 몽실언니로 알려진 동화작가
故  권정생 선생님의
유서를  만났습니다.
 
인세 10억을 기부한다는 작년 봄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었는데
그 때엔 그 내용을 잘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은 너무 잘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바램을 소중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겠습니다.

 
 
 <권정생님의 유서>
 

 

 

......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 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짐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 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 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 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유언장 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 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 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2005 5 10  쓴 사람 권정생

 

 

 

 

선생님 사시던...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7번지 생가

 

정호경 신부님.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숨이 지거든 각각 적어놓은 대로 부탁 드립니다.

제 시체는 아랫마을 이태희 군에게 맡겨 주십시오.
화장해서 해찬이와 함께 뒷 산에 뿌려 달라고 해 주십시오.


3 12일부터 갑자기 콩팥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뭉퉁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 날에도 가끔 피고물이 쏟아지고 늘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 다릅니다.

1초도 참기 힘들어 끝이 났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지금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재작년 어린이날 몇 자 적어 놓은 글이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 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2007 3 31일 오후 6 10 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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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백과사전만들기 프로젝트 <2>

내맘대로 백과사전만들기 프로젝트 <2>

조바심 ..... 살짝 두드려보고 건널 돌다리... 너무 두들기다 박살났다

 

상   처 ...... 흉터를 남기지 않는 상처는 없고,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더 위험하며 

                    결국 내공을 바닥낸다

 

강   박 ....... 상대에게 몸 쓸 짓이요 스스로에게 겨눈 칼날이 자해로 이어지기 쉽다

 

동    지 ...... 목적과 가는 방향이 똑같은 이들을 부른다지만,

                     운동하는 사람들에겐 그 사용과 적용에 있어 너무 남발되는 단어 

 

공동체 ......  무조건 다 같이 살자가 아니라... 배짱 맞는 맞는 사람들 끼리

                      나누면서 행복하게 살자는게 공동체

 

봄       .....  겨울에는 대부분 이 계절을 기다리지만, 막상 시작되면 대체로 아낙네들이 즐거워한다

 

만    남 ...... 사람들이 매번 겪어야 하는 일엔 나름의 법칙을 세우게 된다.

                 만남에도 자기 기준을 세우게 되면 이는 거리로 확인된다. 물리적 심리적 거리두기.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그러다 선수를 만나면 줄다리기가 되는데 에너지 소모량이 극심해진다.

 

이    별 ...... 막상 당하기 전에 여러 징후들이 보이지만 이를 무시해왔던 것은

                    스스로 감내해야 될 무게

                  다시 만날 것을 알고 헤어진다는 것은 거의 쌩구라이고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 것은 차가운 피를 가진 파충류도 하지 않는 것이니... 

                 제발 버텨라 그대!

 

절     망 ........ 갑자기 그리고 불규칙하게 온 갖 지뢰가 터져서 수습이 난망해지는 순간

                   보통 어려운 일 한두가지 와서는 위기가 아니며.. 일상의 몇가지 어려움에 대처해왔는데

                   그 수비 범위를 넘어서면서 도망갈 곳도 없이 철벅 주저 않게 되는 그 순간

 

희      망 ....... 긍정적인 상상력이 발휘될 때 등장한다. 막연한 것보다 구체적인 것이 미덕이다.

                    헛된 희망은 약효 지속기간이 워낙 짧아서 숙취보다 더 쓰라리다.

 

블 로 그 ....... 위의 적힌 단어들이 한꺼번에 버무러지는 곳...

                         직접해보면 '과유불급'의 지혜를 깨달게 해주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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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過猶不及)

과.유.불.급 (過猶不及)

 : 지날 과
: 오히려 유
: 아닐 불
: 미칠 급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말로, 자공()이 공자에게

"사(:의 이름)와 상(:의 이름)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말하였다.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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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백과사전만들기 프로젝트 <1>

내맘대로 백과사전만들기 프로젝트 <1>

 

 

설레임.........무조건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두려움과 셋트로 움직이더라

 

상상력.........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다.

 

꿈............... 항상 바뀐 듯 해도 기본은 한가지였다..

 

두려움......... 절제하지 못하는 욕망뒤의 허탈함

 

반성............ 누군가에게 나는 진실되었나.. 그 진실을 또는 그를 옭죄이지 않았나

 

희망............ 그 새 나는 긍정적인 어른답게 변하고 있다. 전진과 진화

 

체념............ 세상의 벽에 '나' 답게 부딪히지 못하다는 게 체념으로 굳어진다

 

만남............ 시작의 떨림이 가시는 순간, 의례적이지 되지 않도록.. 진심으로

 

사막............ 그녀가 보내온 사막사진을 건네받고서 따라왔던 야릇한 기분

                   그 사막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가 정녕 내 연인이 맞나

 

여우............ 나를 길들여다오.. 여우야

 

왕자............ 너의 짧은 방황이 긴 행복을 진정 만든게냐?

 

장미............ 가시 만큼 싯퍼런 너의 비수를 눈 질끈 감고 받아들일 것이냐!

 

공주............ 여우같은 공주와 엉뚱한 공주와 마음 여린 공주와 강철 공주가 있다는 전설

 

봄바람......... 바로 지금 내모습

 

혼잣말......... 얼마나 많은 실타래 엮여서 인연은 시작되는가

                    난 그 속에서 어떤 얼굴로 세상을, 너를 대하는가

                   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내일은 어디에서 오는가

 

 다음............ 또 다른 약속 그리고 쳇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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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속부달 욕교반졸 [欲速不達欲巧反拙]

욕속부달 욕교반졸 [欲速不達欲巧反拙]  
  
성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너무 잘하려고 하다간 오히려 망쳐 놓는다는 뜻. 
 
 

欲 : 욕심 욕
速 : 빠를 속
不 : 아닐 부
達 : 이를 달
欲 : 욕심 욕
巧 : 공교할 교
反 : 돌이킬 반
拙 : 못날 졸

 

《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자하(子夏)가 거보라는 고을의 태수가 되면서 공자에게 정치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가 대답하였다.

 

"급히 서두르지 말고 작은 것에 집착하지 말라. 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慾速不達),

작은 것에 매달리다 보면 큰 일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慾巧反拙)."

 

공자의 이 말은 임기 안에 자신의 치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정치가의 속성을 잘 꼬집어 놓은 것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갖기 쉬운 잘못된 마음가짐을 지적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성사될 때가 있고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우선은 큰 안목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자만이 진정한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역시 백과사전의 말들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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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의 詩 모음

 

 

 

 

별똥별 

 

- 정 호 승 -


밤의 몽유도원도 속으로 별똥별 하나 진다
몽유도원도 속에 쭈그리고 앉아 울던 사내
천천히 일어나 별똥별을 줍는다
사내여, 그 별을 나를 향해 던져다오
나는 그 별에 맞아 죽고 싶다

 

 

별똥별 

 

- 정 호 승 -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미안하다

- 정 호 승 -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누더기


- 정 호 승 -



당신도 속초 바닷가를 혼자 헤맨 적이 있을 것이다
바다로 가지 않고
노천횟집 지붕 위를 맴도는 갈매기들과 하염없이 놀다가
저녁이 찾아오기도 전에 여관에 들어
벽에 옷을 걸어놓은 적이 있을 것이다
잠은 이루지 못하고
휴대폰은 꺼놓고
우두커니 벽에 결어놓은 옷을 한없이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무인등대의 연분홍 불빛이 되어
한번쯤 오징어잡이배를 뜨겁게 껴안아본 적이 잇을 것이다
그러다가 먼동이 트고
설악이 걸어와 똑똑 여관의 창을 두드릴 때
당신도 설악의 품에 안겨 어깨를 들썩이며 울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버지같이 묵묵히 등을 쓸어주는
설악의 말 없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은
바다가 보이는 여관방에 누더기 한 벌 걸어놓은 일이라고
누더기도 입으면 따뜻하다고

 

+_+_+_+_+_+_+_+_+_+_+_ +_+_+_+_+_+_+_+_+_+_+_ +_+_+_+_+_+_+_+_+_+_+_ 

 

맨 처음 정호승이란 시인을 알게된 것은 별똥별때문이었다.

PC통신 참세상 시절 친구 푸른노트가 내 아이디를 보고는

국문과답게 몇개의 시를 골라서는 가르쳐 준 것이

바로 정호승의 '별똥별'

 


그 친구의 푸른 마음이 좋았고 내게 권해 준

정호승의 날것처럼 치명적인 시어들도 맘에 들었다

그래서 솔직히 정호승을 흉내낸 습작도 몇개 있다

 

등단한지 35년이 되가는 정호승시인은

동년배의 것들과는 다른 젊은 치기가 있다

마치 일탈을 시작하는 중년

그 눈가에 덧칠하는 진한 화장보다도 더 자극적이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한풀 죽은 모습이다

조금 더 깊이가 있어졌다고 누구는 말할지 몰라도

내겐 실패한 사랑의 쓴맛이 느껴진다

 

그가 젊은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젊은 날의 시보다 나이 먹어 녹여낸 말들이 더 가슴에 와닿기에

정호승이란 시인이 고급 품격을 갖춘 것도

또 치열한 시대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어서

더 많이 흉내내려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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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폐사지, 일몰

도종환 시인의 시어를 좋아한다

후배는 최근 교단에서 벗어나 요양중에 쓰여진 시들이 맘에 든다 하지만

난 이전부터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이 녹여져 낱말이 된

그의 시를 읽으면서 위안을 얻곤 했다

 

 

 

 

폐사지

                                                                 - 도종환



열정이 식으면서 노을도
하늘 한쪽을 폐허로 만들고 있었다
마음이 잿더미인 사람들은
떠도는 동안 자주 폐허와 만나곤 했다
사원들은 수백 년을 걸어서
마침내 폐허의 완성에 이르렀지만
우리가 쌓은 성채가 무너지는 데는
채 몇 해가 걸리지 않았다
기울어진 내 성벽의 전돌이 허리를
땅에 대는 순간 폐허의 벌레들이 달려들어
내 생애를 분해해서는 땅속 깊이 내려갔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비문 하나 남기지 못한
왕국은 바로 잊혀지고
노을은 어둠으로 바뀌어 흔적 없이 지워졌다
영생의 선약 같은 말씀 한 모금 만들지 못하고
약초 뿌리 몇 개를 캐다만 나의 행로는
적막과 함께 마른 풀냄새를
바람에 흘려보내게 될 것이다
신화를 허공에 벽화처럼 새기고 싶어 하던 날들을
새들은 저희의 목소리로 비웃을 것이다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은 반드시
폐허의 긴 복도를 지나가야 한다는 것을
길게 누운 채 마모되어 가는
돌부처들이 먼저 알았을 것이다
제국의 영광을 위해 이룩한 모든 것들도
폐허의 제단에 바쳐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
나무의 씨앗과 뿌리에게 자신의 영역 전부를 맡기고
나머지도 새들의 잠자리로 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폐허의 따뜻하고 편안한 품 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일몰



지평선을 향해 해가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구릉 위에 있는 무너진 절터에서
지는 해를 보고 있었다
사암으로 쌓은 성벽의 붉은 돌 위에도
노을은 장밋빛으로 깔리고
폐허는 황홀하였다

그가 폐사지 근처 어디를 혼자 떠돌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거기서였다
젊은 날 그와 나는 새로운 세상을 세우고 싶어 했다
비슷한 시기에 둘 다 뇌옥에 갇혔고
그가 맨 앞에서 곤봉에 머리를 맞아 피 흘리면
내 옷을 찢어 피투성이 된 그의 얼굴을 감쌌고
내가 쓰러지면 그가 옆에서 울었다

왕국이 가장 강성할 때 지은
거대한 사원도 무너져 있었다
끝이 안 보이는 병사들을 사열하던
왕의 테라스는 적막하였고
햇빛을 하얗게 달구어 공중으로 튕겨내던 창들도
영원히 하늘을 찌르지는 못했다

일몰 속에서 나는 우리가 꾸었던 꿈도
이루어지지 않은 꿈의 파편들도
다 그것대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꿈은 언제나 꿈의 크기보다 아름답게
손에 쥐어졌다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안타까움이 남아 있는 날들을
부축해 끌고 가는 것이다
내일은 다시 내일의 신전이 지어지리라
시대의 객체로 밀려나 폐허의 변두리를
걷고 있을 덥수룩한 수염의 그를 생각했다
익명의 쓸쓸한 편력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지평선을 넘어가는 해가 그를 보고 있을 것이다
찬란한 폐허 위에 그와 내가 함께 있는 것이었다

 

 

박근재의 한국의문화유산중에서 황룡사 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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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실력? 나의 실력!


 

민주노총의 실력은 무엇인가?!

 

언제부터인가 싸우자는 목소리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

실력있으면 한번 해봐라 <-- 라고 말하는 핀잔들

보통 관료라 일컫는 이들이 장기전을 말하거나 후퇴를 이야기할 때 꺼내는 말들

 

정작 붙어야 할 때 우리는 헤메고 있다.

민주노총이란 이름이 허장성세였다는 것이 드러나는가

 

보수양당이 임시국회 개원 직후 4월 7일 경 제일 먼저 비정규법안을 처리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노총 중집은 금속연맹 말고는 파업에 들어갈 곳이 없다는 비참한 상황을 시인하더니

4월 10일이후 일주일 순환파업으로 4월 투쟁을 수정하였다.

 

비정규직법안 저지만 가지고도 모자르다고

노사관계로드맵에 무상의료, 무상교육, FTA저지등을 묶어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을

말했지만... 세상은 커녕 우리 내부의 맘도 바꾸지 못하고 끝나는 것 아닌가!

 

비정규직동지들과 극심한 탄압에 시달리는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은

고공으로, 철탑으로 목숨을 걸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곰곰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전선을 펼쳐야 하지만 실력없는 자들의 아우성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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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률의 그림을 만났다...

박항률이란 화가를 인터넷를 오가면서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었다.

평론가 김성희는 그를 "고요한 눈을 지닌 화가" 라고 말하고

정영목 교수는 그의 그림을 "성장의 멈춰버린 自我的 환상세계" 라 한다.

 

난 그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스케치와 그림목록을 훑으면서

그가 회화뿐 아니라 조각에도 능하다는 것을 느꼈고

침묵을 아는 이... 조용하게 읇조리는 법을 아는 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낮에 술이 덜깬 상태에서 읽어내리던 신문의 카피하나가 떠오른다.

늘 봤던 신문인데 처음 눈에 들어온 글은

"희망은 절망하는 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꿈꾸는 이와 함께한다"

어쩌면 가혹한 말이다. 절망하는 이에게 희망마저 건네지 않으면 어쩌랴.

하지만 냉혹하지만 근거없이 희망을 귀에 속삭인들 무엇하겠는가.

 

박항률의 그림 속에서는 작가 스스로도 말하는 '꿈'이 있다.

이를 몽환적인 것으로 폄하할 수 있을지 모르나

맑으면서도 차분한 꿈이 새로운 희망으로 열매 맺음을 어찌 부정할까

 

새로운 발견에 흐뭇하다. 낯선 세상으로의 한걸음이다.

눈이 부시다. 환한 봄볕이 동전보다도 작은 눈동자안으로 쏟아 들어온다.

 

박항률 홈페이지 바로 가기

 

 


 

 

나는 박항률님의 그림 앞에 서면 늘 침묵과 고요함을 느낀다.

그것은 이 소란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정신없이 뛰어가다가 어느 한순간,

담벼락 모퉁이에 홀로 피어 있는 백일홍을 보고

갑자기 걸음을 딱 멈추었을 때 느껴지는 고요함과 같다.

은행나무나 모과나무 가지에 달려 있던 열매들이

바람 부는 어느날 땅에 떨어져 말없이 침묵 가운데 이루는 고요함과도 같다

 

- 정호승이 쓴 '박항률의 그림'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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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사람은...

좋은 사람에 대해.. 말할 때

그 표현마다 담는 맘이 달라진다.

 

예쁘다 < 아름답다 < 곱다

 

나에겐 그래서 고운 사람이 젤 좋은 사람이다.

영어사전을 뒤져서 젤 가까운 말을 찾은 것은  " elegance "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난 자꾸 부끄러워진다. 왜 그럴까.. 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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