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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예전에 학생회선거때의 생각이 갑자기 났었는데

집에 돌아와 친구와 채팅을 하던중 지금이 바로 그 학생회 선거철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갑자기 2002년의 기억들이 차분하게 밀려들어온다.

 

참 열심히였고, 열정적이었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일순위.

하지만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좋았던 기억이 아니라

아쉬움의 기억이다. 물론 선거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지만...

 

어쨋든 날이 그렇게 춥다고 느껴지지 않았는데,

어느덧 따뜻함에 신경을 써야하는(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선본옷을 입고 다녔던 기억들.

지난 상처들이 아물어 가는 과정속에서 아마도 상처와 더불어

학생운동의 기억들은 차츰 닫혀진 상처속에서 희미해져 갔나보다.

 

23살의 그때와 이제 곧 27살이 되고 다시 세상과 만나는 28살

고등학교 졸업 후 그때까지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세월이 더 많아지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너무 어렸고, 너무 가시투성이어서

나와 내 주변사람들이 가시에 다치기도 했었고,

지나친 확신으로 나를 아프게 하고 있었다.

 

갑자기 생각난 11월의 추억들이

길거리를 뒤덮은 은행잎들과 바람에 날리는 낙엽들 사이로

불쑥 불쑥 아픈 사랑의 기억을 한껏 후비고 지나간다.

오늘밤에도 잠은 오지만, 눕지를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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