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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월급.
그리고 이 회사를 다닐 이유를 도저히 못 찾겠다.
그래도 일은 재밌었는데,
일에 집중 할 수 없게 이상한 짓을 회사가 자꾸하니까
이젠 일도 그다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안생긴다.
정말 그만 두는 것을 고민해야 하나?
회사 사정이 어려우면 두 권씩 주던 것을 한 권으로 줄일 수도 있고, 아예 안 줄 수도 있다. 월급 안 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회사 사정 어렵다는데 책 안받으면 어떠냐. 그리고 직원들에게 정기구독자 늘리는 일에 열심으로 나서달라고 해도 괜찮다. 회사가 잘 나가야지 내 월급이 오를 건덕지가 많아지니까. 그보다도 내가 애써 만든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는데 그것보다 더 값진 일이 어디있겠나.
그런데, 정기 구독을 시키겠다는 약속문서를 내라니. 아무리 봐도, 이건 각서 쓰라는 이야기다. 치사하고 더러워서 그냥 책 안받고 말지, 정기구독자 만들어 오겠다는 각서는 죽어도 안쓸거다.
대체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야근하고 애쓰며 잡지를 만들었나. 내가 왜 일을 열심히 해야하나... 에이 썅...
징계위원회 들어가기 10분 전.
결과에 대해서 걱정은 없다.
어차피 노동조합에서 반대한다면 징계를 할 수 없는 구조니까.
다만 이따위 상황이 너무 짜증 난다.
웃기지도 않다. 뭐라도 있으면. 징계할 건덕지가 뭐라도 있음 몰라.
이따위 상황에 시간 쓰고 마음 쓰고 에너지 낭비 되는 게
나로서는 도무지 짜증나서 참을 수 없는데,
그래도 참아야한다. 오늘 하루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관계를 위해서 참아야 한다.
스트레스 제대로 받네... 아...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서 내는 회보 186호에 실린, 구자행 선생님 아이들 시가 너무나 주옥같아서 혼자 보기 아깝다!(딱 두 편만 소개)
까마귀 강OO(연제고 1학년)
시험 첫날
집 앞을 나서는 순간
까마귀가 보인다.
저 쌍노무 새대가리 새끼가
어딜 감히 수험생 집 문전에서 얼쩡거려.
부아가 치민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까마귀는 까맣게 태어났을 뿐인데
단지 까맣게 태어났을 뿐인데
사람들이 멋대로 나쁜 새라고 단정 지었다는 걸.
나도 날 욕하던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
언행불일치 한OO(연제고 1학년)
시험을 갈았다 심하게
엄마한테 말하기가 두려웠다.
그런데 엄마가 한 말이 기억났다.
"시험 성적이 낮아도 당당하게 살아라."
나는 당당하게
엄마한테 시험 성적을 말했다.
의외로 엄마가 웃음을 띄며
"괜찮아, 다음에 잘 치면 되지."
이 말이 끝나는 순간
엄마는 단소를 들었다.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고,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해고당하고,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용역 깡패가 구타하고, 노동자들을 답답하게 하는 소식만 연일 들리는 여름날에 나라말 출판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행복한 노동이 좋은 책을 만든다’는 생각을 함께 나눴던 출판노동자로서 이번 나라말 출판사의 매각 소식은 엄청난 충격입니다. 하루아침에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바뀌게 되는 상황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노동자가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무리 그것이 ‘고용승계를 전제로 한 매각’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고용승계는 노동자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 가장 기본적인 사안으로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일 뿐, 그것으로 나라말 출판사 대표와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회가 할 일을 다 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나라말 출판사 대표와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회가 평소 노동조합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상식을 벗어난 업무 지시와 그것을 빌미 삼은 부당한 징계, 매출 하락을 핑계로 진행한 희망퇴직, 출판사 매출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제안을 무시하고, 어떻게든 회사를 살릴 방안을 찾기보다는 노동자들의 소중한 일터를 다른 회사에 팔아넘기는 방식으로 출판사 문제를 처리하는 나라말 출판사 대표와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회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는 책을 만드는 노동자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힐지, 우리가 만드는 책이 독자들에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하며, 아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한 권 한 권 책을 만듭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는 임금이 얼마인지만을 놓고 출판사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어떤 책을 내는지, 그 책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피면서 직장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일을 해서 받은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좋은 책을 내고 싶고, 좋은 책을 내고 있다는 출판 노동자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으로도 살아갑니다. 나라말 출판사 대표와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회는 우리의 자긍심과 사명감을 무너뜨렸습니다.
우리 출판 노동자들은 다시 한 번 나라말 출판사 대표와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회의 출판사 매각 결정을 규탄합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은 이제라도 나라말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하고, 그동안 매출하락의 책임을 조합원과 노동조합에 전가하며 조합원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짓밟은 출판사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출판사 조합원들이 어디서라도 당당하게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1년 8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보리출판사 분회, 창비 분회, 작은책 분회, 한겨레출판 분회, 돌베개 분회, 출판노동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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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때 서정시를 쓰고 싶었다. 서정시는 개뿔. 요새 가장 많이 쓰는 글은 공문. 그리고 성명서. 회사다니면 이런 글 쓸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웃기지도 않은 일들로 논리적으로 들으려고도 안하는 사람들에게 논리를 갖춰서 글을 쓰다니... 아... 재미없다...
회사 사람들과 우리의 이해는 늘 상반되었다.
사장은 종종 불황이라는 말을 이용하고는 했다.
그렇지 않을 때는 힘껏 일한 다음
노-사가 공평하게 나누어 갖게 될 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희망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를 주지 못했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중에서
이 구절을 보고 "맞아맞아, 우리랑 똑같네." 이런 생각을 하다간 흠칫 놀랐다.
난쏘공이 쓰여진 게 언제였더라. 그리고 30년이 흘렀다.
게다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대한민국 평균을 훨씬 넘는 좋은 회사다.
우리 회사 사장님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진보인사다.
하지만, 임단협 때
사장은 불황을 이야기 했고, 열심히 일해서 올해 이윤이 생기면 노사가 함께 나누자는 희망을 이야기 했다. 가장 불행한 일은 그가 말하는 희망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성합니다
용산에서 불법시위를 주동했다고 재판을 받고있는 박래군에게
항소심 판사가 항소를 기각하며
반성도 하지 않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도 동종 범죄를 저질렀다고 준렬하게 꾸짖었다고 한다
박래군처럼 착한 사람이 반성해야 한다면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반성을 해야 하나
이 참에 반성이라는 거 나도 한번 해보자
초등학교 3학년 소풍 갔을 때 옷 이쁘게 입고 온 동무한테 얼굴 못생겼다고 놀린 거 반성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점심시간에 엄마가 싸준 돈까스 혼자 먹고 싶어서 친구에게 거짓말 한 거 반성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동네 슈퍼에서 주인 몰래 가나초콜렛 하나 숨겨 가지고 나온 거 반성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싸움 잘하는 친구가 싸움 못 하는 친구 괴롭히는데 외면했던 거 반성합니다.
대학교 1학년 때 1300원짜리 좌석버스 100원짜리 11개만 넣고 탄 거 반성합니다.
혼자 착한 척 하느라 헤어진 애인 가슴에 대못 박은 거 반성합니다.
이 정도로는 안되겠지?
이 정도 반성해서는 나 또한 존엄하신 재판장님께 준렬한 꾸짖음을 듣고 말겠지?
그러니 더 반성해보자
대학교 1학년 때 집회나갔다가 전경들이 마구 달려들면서 때리자, 무서워서 내 앞에 넘어진 사람 밟고 도망갔던 거 반성합니다
감옥에 갇혀 있을 때, OOO랑 OOO가 편지줬는데 그 애들이 싫어서 답장 안쓴 거 반성합니다.
촛불집회 때 너무 피곤해 사람들 열심히 싸우는 데 나만 쏙 빠져나와 새벽 해장국에 술 한잔 마신 거 반성합니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에 쫓겨나게 생겼는데, 연대는커녕 관심도 기울이지 않던 거 반성합니다.
용산 참사 후원주점 놀러 가느라 참석 못 한 거 반성합니다.
홍대 앞 두리반 자주 못찾아 가는 거 반성합니다.
권력의 시녀가 돼 약한 사람들에게만 법의 이름으로 몽둥이를 휘두르는 자들에게 속 시원하게 욕 한마디 싸 지르지 못한 거 반성합니다.
나 이렇게 반성 많이 했으니 나중에 나 재판 받을 일 있거들랑 선처 부탁드려요.
근엄하시고, 존엄하시고, 똑똑하시고, 훌륭하신 재판장님!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2 권정생
도모꼬는 아홉 살
나는 여덟 살
2학년인 도모꼬가
1학년인 나한테
숙제를 해 달라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 날, 윗집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도모꼬가 나중에 정생이한테
시집가면 되겠네."
했다.
앞집 옆집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두 쳐다보는 데서
도모꼬가 말했다.
"정생이는 얼굴이 못생겨 싫어요."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꼬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
수원구치소에 있을 땐가? 녹색평론에 이계삼 선생님이 쓴 글 보고 권정생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는데,
권정생 선생님이 가신 지 벌써 4년이 됐구나... 김남주 시집, 브레히트 시집과 더불어 길이 보이지 않아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이 솟구칠 때마다 찾게 되는 책이 권정생선생님의 <우리들의 하느님>이다.
이 시는 '애국자 없는 세상'과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권정생 선생님의 시.
참 재미나다. 뻔한 반성이 아니라, 착한척하는 반성이 아니라 너무 좋다.
나였어도, 내가 나이 60먹어도 정말 이가 갈릴 거 같다ㅋㅋ
이 시 날맹이랑 조은한테도 보내줘야지.
결국 임금 교섭이 결렬됐다.
임금 교섭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조합원들이 의견을 모아서
우리 최종요구안(12만원 인상)을 철회하고 사측의 최종요구안에 가까운 수정안(8만원 인상)을 만들어서 갔는데,
회사는 우리의 수정안이 우리가 양보한 게 아니란다.
12만원에서 8만원으로 내린 게 양보가 아니라니...
임금 몇푼으로 조정절차까지 가는 게 득보다는 실이 많을 거 같아서 조합원들과 뜻을 모아 사측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한건데... 뭐 우리 수정안을 받고 안받고는 둘째치고라도, 노조에서 양보한 게 아니라 회사에서 양보한거라는 괴상망측한 소리만 반복한다. 회사가 양보를 이미 많이 한거라서 여기서 손끝도 더 손댈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회사안과 우리 수정안이 거의 같은 거라고 해도 소용없다. 이미 우리 이야기는 안듣고 자기 이야기만 한다.
교섭에 같이 들어온 상급단체에서도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는지, 교섭 결렬하고 조정 신청 가잖다.
조정 갈 생각까지 했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까진 가지 말자 하면 우리안을 확 양보해서 회사안에 가깝게 만들어 갔는데, 차이를 좁히는 태도는커녕, 우리가 정한 것을 너네는 무조건 받아들여라는 태도다.
임금 몇 푼 때문에 지방노동청에 조정 신청을 내는 게 나는 굉장히 쪽팔린데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대표이사는 상관없나보다.
에라이.
그래도 이제 더 이상 얼굴보면서 협상 안해도 되니까 그거 하난 좋네...
근데 솔직히 너무 쪽팔리다. 임금 협상, 그것도 금액 차이도 별로 안나는데, 그걸로 조정을 가다니...
"오명순씨, 본적이 어딥니까?"
"본적? 시앙골."
"정확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시앙꼬올. 울 아부지 울 어매가 나를 시앙골서 났당게. 시앙골서 났응게 거가 내 본적지제에."
형사는 얼굴이 벌게진다.
"주소는요?"
"내동 아까 영살리 김시택이 큰어매라고 해놓고는 그러요. 영살리제 어디여어?"
"영산리 몇번집닝까?"
"번지수는 내가 모르겄소."
"주민번호요."
"고무차대기라 암것도 몰러 나는."
"주민등록증 내놔보세요."
"안 갖고 왔는디."
"직업이 무엇입닝까?"
"직업이 뭣이여?"
"현재 오명순씨가 하시는 일 말입니다."
"땅 파묵고 살제에. 나 같은 고무차대기가 뭔 재주가 있겄소이? 이날 평상토록 땅 파서 씨뿌리고 거둬서 나도 묵고 새끼들 멩이고 입히고 갈쳐서 이우고, 그러고 살았제에.....(생략)"
-공선옥 <꽃같은 시절>에서
시골마을에 돌공장이 들어와서 반대시위하다 업무방해로 경찰조사 받으러 온 할머니와 형사의 대화를 보다가 속이 다 시원해졌다. 누가 이 할머니보고 무지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형사가 던지는 질문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모르는 치들이나 궁금해 하는 것들이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대답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근대국가의 관리시스템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들과 함께 목숨붙이할 땅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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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힘내시게~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