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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 투성이

회사 들어온 지 1년 됐다. 빠르다. 이러다보면 몇 년이 훌쩍 지나갈지도 모르겠다.

 

한 친구가 물어본다. 이게 원래 나의 일이냐고.

모르겠다. 친구 말마따나 그 당시 돈을 벌어야했고, 도망치고 싶었고 

그래서 나는 직장이 필요했고, 어쩌다보니 때마침 여기서 사람 구하고 있었고,

운 좋게 들어온거다. 출판인이 되겠다는, 편집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포부 따위는

그 이후에도, 그 때도 가져본 적이 없다. 평생을 책을 만들며 살 생각도 없다.

그냥 회사 다니며 새로운 일 배우며 돈도 벌어보고 살려고 했다.

 

회사에 노조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었다.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돈 벌이를 하는 곳에 큰 의미를 두거나 감정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 남아있는 인복이 있는지,

아님 그냥 내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결국 이런 일들인건지 모르겠지만,

사람들과 뜻이 맞아 노동조합을 준비하게됐다.

 

책 편집도, 노동조합도,

내 일인지 모르겠다. 내 일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내 앞에 놓인 일을 하는거다.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지만 애써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해야할 일들이니까.

 

엄청 재미있거나 신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가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생각한다.

아직 모르겠다. 그걸 알 게 됐을 때, 지금 이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있을까? 그것도 모르겠다.

 

계획 세우고 살아본 적이 없다.

그냥 사는 거다. 내 앞에 놓인 일들을 해나가면서, 우연처럼 또 새로운 일이 나에게 찾아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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