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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지부 투쟁에 연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 호소합니다.

 

1. 오늘의 사태를 낳은 데 대해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2. ‘직무대행’과 ‘비대위’에 대한 운동적, 정치적 규정을 공표하는 것은 오직 재능교육지부 투쟁에서 획득한 최소한의 운동적, 정치적 성과와 의의를 정당하게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그동안 이 투쟁에 함께한 숱한 유무형의 연대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와 예의를 다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3. 현재 재능교육지부 투쟁을 둘러싼 상황은 결코 패권다툼도 아니고 선명성 경쟁도 아닙니다. 이 상황은 주체들이 투쟁의 원칙에 어떻게 복무하며 싸워왔는지에 대한 냉혹한 평가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면싸움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현장으로 돌아가 투쟁의 성과물을 지켜내며 다시 더 큰 싸움을 만들어 낼 것인지에 대한 노선과 입장 차이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지금 ‘직무대행’과 ‘비대위’가 말하고 있는 노조의 ‘자주적’ 결정이라는 논리는 ‘형식적 다수’를 앞세운 횡포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지난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우파들이 행한 “당원 위장전입”, “페이퍼당원 동원”등 형식적 다수의 탐욕과 폭력을 치 떨리게 경험한 바 있습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도 특정정파의 농간으로 비정규직 출신의 부위원장 후보가 찬반투표에서마저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특히 지금의 재능공대위는 방금 살펴본 그러한 세력들이 슬그머니 공대위를 빠져나갈 때에도 변함없이 학습지 조합원들 곁에서 함께 싸웠고, 오랜 세월 바로 그 세력들과 대척점에 서서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고 싸워온 단위들이기에 그 정신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동시에 연대단위동지들을 ‘제3자’로 내몰지 않는 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4. 현 재능교육지부 상황은 이미 사측을 비롯한 기관에서 소상히 알고 있기에 이를 공론화, 객관화 하는 것이 투쟁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으며 오히려 사측과 기관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이미 작년 초부터 학습지노조 내부의 상황이 소상하게 실시간 외부에 유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경찰은 노골적으로 내부 분열을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심적 압박을 가해 왔고, 노동청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재능교육 사측은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며 마무리 국면에 어떻게 활용할 지 골몰했습니다. 특히 서비스연맹은 이를 이용하여 지난 5년여의 투쟁에서 자신들이 했던 반노동적 작태에 더해 투쟁의 성과를 아예 무로 돌리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재능교육지부 투쟁은 그 긴 시간만큼 더욱 또렷하게 피아를 구별케 해주었고 자본과 공권력사이의 추악한 거래, 그리고 그들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방위적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싸워온 만큼 지금의 어려움 역시 반드시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5. 끝으로 현 상황에 대한 판단과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함께 투쟁한 정당한 주체로서의 역할을 마지막까지 담당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2013. 3.11.

 

 

강종숙, 박경선, 유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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