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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이 뭐라고...

6월말이면 자동차보험이 완료가 되어 갱신을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보험사에서 전화가 부쩍 많이 오기도 한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한 텔레마케터와의 상담만으로 보험갱신이 이루어지는데 편리한 면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보험갱신을 6년 정도 하다가 보니 이번에는 여러회사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처음 한 두번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빨리 해치우자는 마음에 만료일 한달여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다음다이렉트'로 갱신을 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제일화재에서 전화가 걸려와 견적을 뽑아 보니 자그마치 3만원이나 싼 가격이었다. 3만원이면 어차피 카드 할부로 보험료를 결제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수료는 떨어지겠다는 마음에 계약사를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 계약했던 회사의 텔레마케터와의 문제였다. 이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사를 바꾸기로 했다고 하니까 최신 지도책을 보내줄테니 바꾸지 말아달라는 애걸이 이어졌다. 나중에는 지금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본인이 힘들어 진다, 내부처리절차가 복잡하다 등등 사연이 이어지더니 급기야 상대회사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 시간이 무려 20분이나 되었다. 그 텔레마케터의 설득을 들으며 나는 3만원을 아낄 수 있어 좋지만 그쪽은 3만원이 감봉될 수도 있고 회사에서 불이익은 당하지 않더라도 상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텔레마커터라는 직업이 다들 비정규직이다보니 그 압박감은 더 클 수 있겠다.

20여분에 걸친 텔레마커터의 집요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질게도 계약을 해지했다.

사정은 잘 알겠으나 한 푼이라도 싼 곳으로 하고 싶습니다라는 나의 마지막 말에 힘없이 "예, 알겠습니다."하는 답속에 원망, 체념, 허망함, 비애 등등이 묻어 나옴을 느낄 수 있었다.

 

아~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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