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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03
    교묘해지는 전자우편 감청
    두더지-1
  2. 2006/01/03
    저작물 '정당한 사용' 막지말라
    두더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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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컴 노동자의 참담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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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커지는 신경제 비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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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질돼가는 디지털 일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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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컴개발론에 밀린 공동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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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해지는 전자우편 감청

교묘해지는 전자우편 감청 [한겨레]2001-02-09 04판 25면 1267자 국제·외신 컬럼,논단 지난 5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프라이버시재단이란 신생 온라인 감시단체에서 중요한 발표를 했다. 여러 언론의 관심을 끈 이 발표 내용은 새로운 전자우편 감청 기법에 관한 것이었다.이 재단의 기술팀장인 리처드 스미스는 일부 발신자들이 하이퍼텍스트 형식의 전자우편에 몰래 삽입한 20줄 남짓의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수신자를 감시.추적해왔다고 밝혔다. 이 오염된 우편을 받은 수신자가 이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송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발신자가 은밀하게 심어넣은 스크립트는 일반 바이러스처럼 정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수신자가 주고받는 정보를 삼켜서 수시로 원발신자에게 토한다. 수신자가 받은 오염된 우편을 다른 이에게 재전송할 때마다 그 사본을 만들어 원발신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미 3년 전에 컴퓨터 공학자로 알려진 리처드 보스가 이런 감청 '버그' 문제를 발견해 마이크로소프트에 알렸지만, 회사 쪽은 그의 의견을 묵살했다고 한다. 프라이버시재단이 그의 발견을 심각히 받아들여 여러 날에 걸친 조사 결과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감청 스크립트를 일반인이 잡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전자우편 프로그램의 환경설정에서 이의 작동을 막는 것만으로 문제가 간단하게 풀리지 않는 데 심각성이 있다. 본인이 미리 예방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오염된 우편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바스크립트의 작동을 중단시켜야만 더이상의 감청이 없는 것이다. 자바스크립트 작동이 기본 설정으로 잡혀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이나 넷스케이프6 버전을 통해 우편을 수시로 주고받는 이용자는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 다행히 핫메일, 야후메일 등 웹에 기반한 전자우편은 감청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미 연방 감청법에 따르면 이런 스크립트를 심는 행위는 위법에 해당한다. 이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엿듣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하지만 발신자의 정체를 숨기면 추적조차 어려워 감청 혐의로 소송을 걸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위법 행위가 더 심해질 듯하다. 이번 전자우편 감청 발표는 기술적 수단에 의한 개인적 수준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경고하고 있지만, 사실 초점은 오히려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고안해내는 공격적인 마케팅 수단들에 대한 비판으로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판촉을 위해 해킹기법을 불사하며, 사용자 정보를 사냥하는 비상식적 이윤욕이 극에 이르고 있다. 이번 감청 버그 또한 그 비상식성에 기대어 고안된 흉물스런 마케팅 기법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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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 '정당한 사용' 막지말라

저작물 '정당한 사용' 막지말라 [한겨레]2001-02-02 01판 25면 1288자 국제·외신 컬럼,논단 지난해 여름 미국 영화협회는 저작권 위반 혐의로 해커잡지 (2600)을 기소해 뉴욕 남부지원에서 승리를 따냈다. 잡지 편집인이 리눅스용 디브이디(DVD) 암호해독 프로그램인 'DeCSS'를 무단으로 홈페이지에 등록 공개한 것이 문제였다. 기소 근거는 1998년부터 발효한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 위반이었다. 영화협회와의 밀약설 등으로 공신력 자체가 의문시됐던 캐플런 판사의 재판은 예상된 각본대로 움직였다.하지만 그의 판결을 비웃듯 암호해독 프로그램은 온라인상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검색의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구글(www.google.com)에서 이 프로그램을 찾으면 현재 6만8천건 이상의 페이지들이 걸려든다. 그만큼 이 판결이 시대의 흐름을 무시한 처사였음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제 사건이 연방 고등법원으로 넘어감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할리우드라는 거인을 상대하는 데 왜소했던 해커들에게 든든한 응원군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법정 참고인 진술문 제출의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시민단체.언론인.법학교수.컴퓨터전문가 등이 대거 합세해 1심의 판결에 심각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수정헌법이 보장하는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사용'의 권리뿐 아니라 등록 및 게시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러 관련 단체들을 동참하게 만들었다. 특히 미시민자유연합(ACLU), 미신문협회,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 온라인뉴스협회 등이 단체 이름을 내걸고 참가함으로써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온라인 시민단체인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피고쪽의 재정적.법률적인 지원과 여론을 조성하는 중요한 구실을 수행해왔다. 밀레니엄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면, 연구자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컴퓨터 보안 관련 연구물을 발표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동기야 어찌됐든 기술적 보안장치를 우회해 일반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밀레니엄법은 저작권 소유자가 그 내용의 배포에 대한 권한을 완전히 틀어쥐게 만듦으로써, 이용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계속해서 위협해왔다. 캐플런의 판결은 거대 기업들 편에서 공적인 권리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급속히 파급된 여러 시민단체들의 호응은 항소심의 결과를 떠나 정보 이용의 자유로운 흐름에 재차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디브이디 암호해독 프로그램 등의 기술적 코드도 다른 형식의 표현물처럼 수정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상기시킨다. 이번 관련 단체들의 결집이 말많은 밀레니엄법의 개정 문제도 같이 거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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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노동자의 참담한 현실

닷컴 노동자의 참담한 현실 [한겨레]2001-01-26 02판 20면 1175자 국제·외신 컬럼,논단 닷컴 회생의 처방으로 노동자들의 해고가 적극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닷컴 기업들은 질나쁜 구경제의 논법을 그대로 답습해 노동자를 한 명 해고시킬 때 기업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의 효과를 논한다. 언론은 연일 어떤 닷컴 기업에서 몇 명의 노동자를 잘라냈는지 그 숫자놀음에만 관심이 있다. 이제 미국민들이 신경제를 통해 이뤄지리라 믿었던 꿈같은 노동 환경은 허튼 소리로 들린다. 추락하는 스톡 옵션의 가치 또한 그나마 닷컴 기업에 기대했던 노동자들의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다.닷컴 노동환경에 대한 노동자들의 위기감은 자연스레 노조 설립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터넷 서점 아마존과 같은 거대 닷컴의 노조 결성 움직임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가전제품 정보 서비스 업체인 이타운(Etown.com) 노동자들도 노조가 더 이상 공장굴뚝시대의 폐기처분될 유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이타운은 병가 휴가를 이용해 1일 파업을 주도했던 두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고, 노조 설립을 기도했던 다른 13명의 서비스 담당 직원도 해직 조처했다. 사업주의 이런 조처는 구경제와 다를 바 없는 신경제의 열악한 노동 윤리관를 정확히 반증한다. 대다수 닷컴 노동자들은 초과 노동에 시달려왔다. 미 산업보고서들에 따르면, 다른 직종에 비해 닷컴 노동자들이 주당 평균 10시간을 더 일한다는 공통된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닷컴 노동자들 내부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신경제의 많은 업무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동을 필요로 한다. 소수 전문 인력과 달리 대다수 노동자는 과잉 업무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해고 위협을 받는 가장 불안한 지위에 놓여 있다. 노동자들에게 닷컴 사무실에 갖춰진 체육관, 오락시설, 간식 제공 등 집안에서처럼 자유롭고 안락한 환경 또한 더 이상 따뜻한 가족주의의 상징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노동 연장을 위한 심리적 전술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다. 언론인인 질 프레이저는 이런 냉혹한 닷컴 노동현실을 '화이트칼라 착취공장'에 빗대기도 했다 혁신.창의성.유연성.벤처정신 등의 수사가 최대 명제로 군림하던 시절에 몸 축나는지 모르고 일했던 닷컴 노동자들 자신이 이제는 비용 항목으로 처리되는 비운을 겪고 있다. 그만큼 노동자들의 현실이 고단해질수록 신경제에 가려진 꺼풀들이 하나둘씩 벗겨지기 시작한다.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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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지는 신경제 비판론

목소리 커지는 신경제 비판론 [한겨레]2001-01-19 05판 26면 1282자 컬럼,논단 맥없이 흔들리는 닷컴기업들의 줄초상 분위기를 타고서, 신경제 비판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것도 30대 중반의 젊은 두 사람이 비판의 칼을 빼들어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시카고 대학에서 미국사로 박사학위를 딴 토머스 프랭크는 거침없는 독설과 재치있는 입담을 통해 신경제의 새로운 윤리와 지배적인 닷컴 정서에 찬물을 끼얹어 화제의 인물이 됐다. 각종 언론 인터뷰는 물론이고, 지난달에는 (뉴욕타임스)의 비즈니스섹션 첫 장을 장식할 정도로 그의 책 (유일무이한 시장)은 대중적 지목을 받았다. 그는 1990년대부터 피어오른 닷컴 신화가 미국 경제를 병들게 만들었다고 본다. 닷컴 지상주의가 노동생산성에 비한 상대적 임금 정체와 빈부 격차를 심화시켰고, 사회적약자를 보호해야 할 정부의 안전 장치를 완전히 제거해버렸다고 주장한다. 그의 책이 논쟁을 불러일으킨 데는 신경제의 가치를 선전하는 중요 인물들에 대한 거침없는 실명 비판이 한몫을 했다.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조합어인 '보보스'(bobos)란 말을 만들어낸 보수적인 논객 데이비드 브룩스 같은 이는 정면으로 프랭크에게 맹비난을 퍼부으면서 거북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프랭크가 쓴 닷컴 현실의 단면을 영화로 만든다면 로니 앱티커란 동년배가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제격일 것이다. 그가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영화의 제목은 (목적)(Purpo$e)이다. 이 독립영화는 닷컴 혁명의 진원지인 샌프란시스코가 주무대다. 제작을 맡고 각본을 쓴 앱티커는 닷컴기업의 중역 출신으로, 독립영화를 찍은 동기를 자신이 경험한 닷컴기업들의 냉혹한 현실에서 느낀 회의감이라고 얘기한다. 그는 영화 제목에 아로새겨진 달러 표시처럼, 애초 기술 개발의 순수한 동기와 목적 의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탐욕과 금전욕이 최상의 것이 돼버린 닷컴 윤리를 꼬집고자 한다. 역설적이게도 영화의 재정은 앱티커가 젊은 나이에 닷컴기업을 통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했다. 두 젊은이의 논의와 함께, 독립 저널리스트 더그 헨우드의 출간을 앞둔 새 책 (신경제?) 또한 닷컴 비판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경제 논의의 양적인 생산 능력에 비교하자면, 이들의 비판이 갖고 있는 현실적 영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한번 물꼬가 트이면 신경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현실 진단이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이들의 시작이 지적 형평성의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 작은 동력이 될 것이라는 좋은 느낌이 든다.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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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돼가는 디지털 일상문화

변질돼가는 디지털 일상문화 [한겨레]2001-01-12 04판 25면 1278자 컬럼,논단 패러디로 가득찬 (오스틴 파워)란 코미디 영화를 보면, 권력욕에 눈먼 이블 박사가 스타벅스의 기업본부에서 지구를 정복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타벅스의 배경은 그저 웃고 넘기기에는 심각한 의미를 담고 있다. 알게 모르게 일부 미국인들에게는 스타벅스란 거대 커피 독점사에 대한 적대적 정서가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스타벅스는 1971년 개점한 이래로 현재 20여개국에 4천여 점포를 갖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 전문 체인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의 80%가 커피를 마시는 미국에서 3할 이상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전국적인 체인의 자본력으로 지역의 영세한 커피 전문점을 무너뜨리며 성장한 스타벅스는 지역 재개발이 이뤄지는 곳에는 어김없이 들어섰다. 환경 운동가인 레베카 솔니트와 사진 작가인 수전 슈와첸버그가 최근 공동으로 펴낸 (텅빈 도시)란 책을 보면, 샌프란시스코의 영세한 구건물들이 어떻게 스타벅스에 의해 사라졌는지 그 역사적 비운의 과정을 잘 그리고 있다. 닷컴 사무실들이 들어서는 곳에 어김없이 스타벅스의 간판이 내걸리는 사정을 고려하면, 닷컴 분위기와 스타벅스의 커피는 돈독한 우애를 자랑한다. 스타벅스에 들어서면 말쑥한 닷커머들과 노트북컴퓨터를 두드리는 이들을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지난주에 스타벅스는 닷컴 최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미국내 스타벅스 커피점 안에서 고속의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합의에 이르렀다. 스타벅스의 슐츠 회장이 언급한대로 자사 커피점을 찾는 소비자의 90%가 인터넷 사용자라면 그리 앞질러 나가는 사업 계획은 아니다.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계약을 통해 스타벅스는 자신의 소비층을 두텁게 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쪽은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들여다보면 길들여진 미각을 이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상업적으로 적절히 결합해보자는 동기가 깔려 있다. 이미 구경제 기업과 닷컴기업 간의 만남이 일상이 된 지 오래지만, 이 거대기업들 간의 제휴 움직임은 향후 대중의 디지털 일상문화를 결정하는 주체가 누구인가를 새삼 되짚어보게 만든다. 이들은 도시 개발의 향방을 정하고, 입맛을 길들이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의 문화를 선도한다. 아쉽게도 이들 기업은 상업적 서비스의 확대라는 명목으로, 대중에게 문화적 선택의 다양한 기회들을 박탈하는 우를 범한다. 닷컴제국과 카페인제국이 합작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커피맛이 쓰디쓴 것은 이 때문일까?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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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개발론에 밀린 공동체 삶

닷컴개발론에 밀린 공동체 삶 [한겨레]2000-12-22 05판 25면 1287자 국제·외신 컬럼,논단 며칠전 진보적인 독립 출판업자들의 배급을 도맡아 해오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아나키스트 출판사 편집인으로부터 전자우편이 날아왔다. 같은 주의 오클랜드로 이사를 가는데 일손도 필요하고 자금도 필요하다는 구원 요청이었다. 도서창고의 임대료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 떠난다는 착잡한 편지였다.한 영세 출판사의 이런 반강제적인 퇴거는 이미 1997년부터 시작된 샌프란시스코의 닷컴 지역개발의 작은 피해 사례에 불과하다. 자유분방한 보헤미안들의 고향답게 이 지역은 많은 예술가.문인과 지역 문화운동가들이 상주하고, 지역공동체의 다양한 가치를 잘 유지해온 독특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 미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닷컴 경제에 맞춰 지역적으로 재구조화를 겪고 있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물밀듯이 밀려드는 닷컴기업들로 인한 교통체증, 집값상승, 재개발붐 등은 대다수 지역주민들을 외지로 내몰았다. 아나키스트가 있었던 미션 지역은 예전에 노동자들과 중남미 이주민들이 밀집해 있던 곳이었으나, 이제는 400개 이상의 닷컴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 지역의 닷컴기업 유치와 개발은 예술인.비영리단체.지역인사들의 '저성장' 지지론으로 한때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올여름 지역단체들은 3만명이 넘는 시민의 청원을 받아 윌리 브라운 시장이 추진하는 닷컴개발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른바 'L안'을 내놓았다. 이 안은 지난달초 시의 장단기 발전계획을 묻는 시민투표에 상정됐으나 아쉽게도 브라운 시장이 내논 닷컴개발안을 거부하는 데 실패했다. 개발 억제의 마지막 수단이었던 이 안은 닷컴 경제의 확대를 일부 지역에 묶어두고, 그외 지역은 비상업지구와 예술공간으로 보호하려는 심각한 문제제기로부터 출발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 지역신문들은 닷컴개발론의 승리를 브라운 시장의 집요한 선거 전술의 결과로 보고 있다. 그는 L안을 반대하는 지역 텔레비전과 전단 등의 광고비로만 250만달러를 지출했다. 또한 제 삼자를 통해 이 안에 대한 무효 소송을 집요하게 이끌고, 자신의 개발정책에 반대한 한 공무원을 해고하는 등 저강도의 더러운 전술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에는 개발론자와 지역운동가 간에, 닷컴성장론과 전통적 가치 간에 가로지르기 힘든 선이 놓여 있다. 언제까지 여러 단체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도시에 계속 상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도시가 지녔던 정치.사회.문화적인 미덕은 신종 닷커머들이 향유하는 여피 문화의 가치로 채워져가고 있다. 매서운 한겨울에 떠나야 하는 출판사의 뒷모습이 영 개운하지 않다.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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