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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19
    집에서
    두더지-1
  2. 2006/02/16
    레이든에서(2)
    두더지-1
  3. 2006/02/13
    네덜란드에서(2)
    두더지-1
  4. 2006/02/06
    독일 여행
    두더지-1
  5. 2006/02/01
    햇볕(5)
    두더지-1
  6. 2006/01/25
    영어(2)
    두더지-1

집에서

결국 집에 왔다. 비행길 타고 온 동안 너무 힘들었다. 개념없는 네덜란드 애들이 워싱턴까지 괴롭혔고, 200킬로가 넘는 흑인 거구가 내 옆에 앉아 나는 몸을 필 수 도 없이 4시간을 고생스레 왔다. 그래도 도착하니 동네 후배들 둘, 신영감과 김영감이 나와 나를 반갑게 맞았다. 자칫 했으면 워싱턴의 기내에서 잃어버릴 수 있었던 담배 선물을 챙겨 나눠 줬다. 입국 심사 때 쫄았던 내 예상과 달리, 그는 텍사스 풋볼의 쿼터백 이름을 대라는 걸로 끝났다. '빈스 영"을 "랜스 영"이라 오답을 말한 것 말고는 별 무리한 질문은 없었다. 괜시리 "감시" 워크샵에 다녀왔나 할 정도로 이걸 물어보면 어쩌나 싶었는데, 그건 기우였다. 오히려 암스텔담에서 나오면서 이상한 놈이 심문하는 바람에 기분이 잡치긴 했어도...

 

내일부턴 또 바쁜 일상으로 돌아간다. 집에 오니 가족의 가장으로서 내 역할이 있다는 것에 흐뭇하다. 냉장고를 여니 한번도 따지 않은 쥬스가 있길래 쉽게 따서 마셨더니, 내가 없어서 열지 못했다고 경래가 얘기한다. 이럴 때 내 존재가 이 집안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오자마자 승준이는 라이트세이버를 사달라고 해, 그 열나는 몸을 이끌고 승준이는 뭐가 연신 즐거운지 토이지알어스에서 라이트세이버를 집어든다. 배터리를 넣어주고, 또 한번 아빠임을 느낀다. 오늘은 학교에서 애들 그레이딩 할 것 챙기고, 경래 복사물 프린트하고, 센츄럴 마켓에서 잠깐 장보고 하루 일과를 마쳤다. 편안하고, 행복하다.

 

언제 그랬냐는 것 처럼 유럽으로의 여행이 아득하다. 네덜란드에서 결국은 마리화나를 빨지 못했지만, 그 문화만은 친숙하다. 자전거, 핫 워터, 칙칙하고 추운 겨울날씨, 기차 등등... 당분간은 그 여행의 잔상에 취할 것 같다, 내일부터 전쟁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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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든에서

참 칙칙한 날들이다. 지환이의 말이 맞았다. 유럽의 겨울은 칙칙하다는 것이. 하루에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채 1시간도 안된다. 이곳 레이든에서 네덜란드의 특이한 문화가 눈에 띤다. 거의 모든 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것. 담배를 피며 창문으로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즐겁다. 이곳에서 운좋게 백선배의 강의를 들어가봤다. 확실히 유럽애들은 겸손하며, 기본이 됐다. 그게 부럽다. 낮에는 장이 선 곳을 찾아 이곳저곳 배회했다. 그럴수록 가족들이 벌써 그리워진다. 이제 하루만 더 지나면 오스틴으로 간다. 승준이와 경래가 보고싶다. 가면 할 일이 태산인데도, 마음은 벌써 오스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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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독일에서의 워크샵 여정이 끝났다. 정말 이렇게 워크샵이 힘든 줄은 몰랐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자리 보전하며 토론을 하고 발표를 하는 거라 장난이 아니었다., 여러모로 많이 느끼는 경험이었다. 유럽인들의 자유로운 문화와 인식지평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유럽의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며, 친근함이 뭐라는 것도 많이 느껐다. 일정을 마치고, 제대로 독일에서 구경도 못하고 바로 네덜란드로 왔다. 오늘이 그 첫밤이다. 내 공식 일정도 다 끝난 지라 마음은 너무나 평안하다. 이제 들어갈 일만 남았다. 객지에 나와 있으면 가족 생각이 여러모로 많이 든다. 동네 후배들도 떠오르고... 이곳에서 목요일까진 있어야 한다. 이제껏 마음먹고 못했던 것들 좀 하련다. 이곳 선배랑 마리화나 한대 빠는 것고 남은 일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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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행

이리저리 마음이 부산하다. 남겨질 가족들 생각을 하면 어디 나홀로 떠나는 것이 불안타. 주말에 이곳저곳 장도 봐두고, 집안 청소도 하고, 김치도 담고 하면서 남겨질 가족들의 걱정을 덜어보지만, 마음이 계속 불편하다. 게다 당장 가기 전에 처리할 일들이 너무 많아 도대체가 이런 긴 여행을 하는 것이 호사라는 생각도 든다. 가서 발표할 글도 정리를 못해서, 가서 해야할 판이다. 난생 처음 발을 딛는 유럽땅이라 긴장도 된다. 그렇게 젊은 시절 가고 싶었던 독일에 발을 딛는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9일간의 긴 여행이 뭔가 얻어오는 시간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게서 우리 승준이와 동거녀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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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은지 어언 7년이 다되간다. 오늘따라 아침 햇볕이 좋다. 어제 애들하고 수업에서 무리를 했는지 오늘 기상 시간이 늦었다. 이곳 오스틴에서 오전 10시 정도에 겨울날 햇볕은 장난이 아니다. 마치 봄날의 햇볕처럼 좋다. 주위에도 그 햇볕에 몸을 녹의려고 앉아있는 학생들이 많다. 다음 주면 독일로 간다. 그 전에 마칠 일이 너무도 많다. 내일 교수 미팅을 위해 두권의 책을 읽고 정리를 해야하고, 마지막 편집 작업을 남긴 북 챕터도 다시 교정을 봐야 한다. 독일 가서 발표할 글 파워포인트도 만들고, 애들 글 그레이딩도 해야 하고, 승준이 축구하는데도 가봐야 하고 김치도 담고, 다음 주 미팅 글도 무진장 읽어야 하고.... 에고, 모르겠다. 햇볕이 그리 포근한 것 같지많은 않아 보인다. 오늘 또 두 시간의 애들 수업이 있다. 수업후 밤 12시까지는 꼬박 학교에서 리딩을 해야 한다, 언제 이 생활을 청산할지.. 요즘은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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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6년 이상 살았는데도 영어가 늘지 않는다. 애들 수업들어가 강의를 해도 이건 완전 바보다. 이번 학기는 애들 티에이 수업하는 것에 흥미를 잃어서도 있겠지만, 이건 영 아니다. 미국에서 자리잡는 다는 생각을 해보곤 하지만, 이럴땐 그저 한국에 들어가 조용히 살고 싶다. 그렇다고 한국에 가서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현실에 급급해 살기 바쁜 내가, 어떨 땐 한심해 보인다. 그렇다고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닌데..  

 

그래서, 영어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 내가 저 정도만 하면 이곳에서 자리를 트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텐데라고 자조도 해본다. 언젠가 졸업할 무렵이 오고, 내 앞가림을 해야하는 순간이 올 때, 아마 관건은 나의 영어일 것이다.

 

아-- 오늘도 티에이 수업이 2시간이나 있다. 어제 그 썰렁한 분위기를 떠올리면 정말 들어가기가 지옥같다. 하지만, 어쩌리. 먹고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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