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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0 -- 늦은 밤, KBS앞에서..

20080620 밤 KBS
20080621 새벽 광화문
20080621 밤 광화문


늦은 밤, KBS앞에서..
                      
오늘은 기어이 가야겠다.
가서 다인아빠를 만나야겠다.
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얼굴이라도 봐야겠다.

촛불 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어쩌다 한 번씩 들어가던 다음 아고라에 이제는 상주하다시피 들락거리고 있다.
거기 있는 수많은 주장들을 읽다보면 때로는 눈물도 흘리고 때로는 마우스를 집어던지고픈 분노도 생긴다.
하지만 제 역할을 못하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틀 직접민주주의의 참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 아고라 광장에서 유난히 눈물샘을 자극했던 글이 있다.
다인아빠의 글이다.
KBS 앞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시위대에게 야참을 제공하고 있는 다인아빠를 찾아가 보았다.  

2008. 6. 20. 밤 11시쯤 조금 늦게 KBS에 도착했다.
벌써 KBS 앞에는 200여명 정도가 계단에 앉아 촛불을 들고 있었다.
앞쪽의 너른 공간엔 휴대용 인터넷을 이용해 대형TV에서 광화문 집회 생중계가 보여지고 있었다.
계단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손푯말을 들고 선 이도 있고, 텐트를 가져와서 아이를 재우는 부모도
보이고 아예 돗자리를 깔고 축구 생중계 보듯 누워서 보는 이들도 있다. 모두 촛불을 한 개씩 켜 두고서 말이다.
더 앞쪽의 차도 쪽에는 다인아빠의 소형 화물차를 개조한 포장마차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그 주위에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일하고 있다.

포장마차 옆에는 삼양라면 봉지가 수북이 쌓여있고 옆에선 계속 라면을 꺼내고 스프를 분리해서 모으고 있다.
포장마차 안에는 한 사람이 서있기도 힘들고 움직이기고 좁아 보였는데 작은 솥 2개와
큰 주전자 하나가 가스불에 천천히 김을 내뱉고 있다.

일하는데 방해가 될까싶어 조심스레 다인아빠에게 인사를 하고 말 걸어 보았다.
다음 아고라 보고 왔는데 사진 찍어도 괜찮을지 양해를 구해본다.
다인아빠는 이미 인터넷에 자기주소와 이름 전화번호까지 공개되어 있으니 편하게 찍으라 한다.
일단 눈 도장은 찍었으니 슬슬 현장스케치에 들어갔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찍다보니 한 사람이 다가와 묻는다.
어디 신문사냐고.
다큐사진하는 사람이라 양해를 구하고 명함을 내미니
지난번엔 조선일보 사진기자가 몰래 사진찍다 욕먹고 돌아간 적이 있다고 한다.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사람들인데 찌라시 신문기자가 너무 모르고 접근 했었나 보다.
그런 사람은 아니니 안심하라 이르고 계속 사진을 찍었다.

#1


다시 다인아빠에게 가서 잠시 얘기해 보았다.
그이는 공영방송의 중요성을 아니까 이렇게 와서 응원하는 것이라고 한다.
수 십년 공부한 언론학자보다 어렵지 않고 간결하게 대답하고 그 뜻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사이 쉴새 없이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준비를 하며 라면을 나르고 있다.

대형TV로 보여지는 광화문 집회 생중계방송에서 큰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연행자가 있다고 한다.
중고생들이 공연을 하는데 전경들이 덮쳐서 연행했다고 하고
바닥에 넘어진 시민이 있는데도 전경들이 밀고 들어온다고 한다.
계단에 앉은 사람들끼리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광화문으로 응원을 가자고 한다.
즉석에서 15명정도의 남녀가 줄을 서고 아고라 깃발을 들고 화물차 짐칸에 오른다.
일부 사람들이 광화문으로 가고나니 다인아빠가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광화문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계속 KBS 앞에만 있을 줄 알았는데...이거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싶다.

자리를 옮겨 광화문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 무렵.
이순신 동상앞에는 여전히 전경차로 막혀있고 사거리까지의 공간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있고 노래도 부르고 있다.
아까의 다급함 보다는 문화광장의 느긋함이 느껴진다.
아마 모두 밤을 지샐 듯 싶다.

200여명의 인원을 파악한 다인아빠는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라면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우선 물을 올려 끓이고 라면을 까고 스프를 모으고 김치를 자른다.
처음엔 자기 돈으로 준비했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이젠 대부분 후원 물품이라고 한다.
이른바 배후 세력이 있구나..우훗훗.
여명이 밝아올 무렵 서서히 라면배달이 시작된다.
솥이 작아 한번에 20그릇정도 라면을 만들어 내지만 그것도 역부족이다.
자기꺼 먼저 달라고 신경질 내는 이도 있고 맛있게 잘 먹었다는 사람도 있고
여기 라면 4개요 하며 배달주문 넣는 이도 있다.
어느 정도 라면이 돌자 후원받은 수박 10통을 갈라 이번엔 수박 배달이다.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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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1 새벽 3시쯤 광화문에 도착했더니 한국은행앞에서
덤프트럭을 두고 시위대와 경찰이 실갱이를 벌이고 있다.
자세히 알아보니 어이가 없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다음날 진행할 행사에 쓸
모래를 실은 덤프트럭을 경찰이 앞뒤로 경찰차로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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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을 남대문 경찰서로 이동하고 있다.
트럭 운전사는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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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을 실은 것도 아닌데 왜 운행을 막냐고 시민이 항의한고 있다.
항의하는 사람은 연행한다.
대체 무슨 권리로 연행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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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광화문으로 이동해서 야참을 준비하고 있는 다인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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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광화문에 마련된 쓰레기 분리 처리시설



다음날 새벽 서울광장을 걷다보니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있다.
혼자서 묵묵히 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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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20080621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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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국민토성을 쌓기위해 시민들이 모래를 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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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은 버스위에서 촬영하는 카메라맨 얼굴에 소화기를 쏘고 있다.
근처라서 상황을 자세히 보았는데 카메라맨은 촬영만 하고 있었는데...
욕 안하고 살려하는데 욕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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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광장에서는 밤 9경부터 인디밴드의 무료 공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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