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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5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 닉 혼비(3)
    ninita
  2. 2008/06/23
    2008/06/23(1)
    ninita
  3. 2008/06/14
    2008/06/14
    ninita
  4. 2008/06/07
    2008/06/07~09
    ninita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 닉 혼비

그 남자가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기 전까지 나도 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까지 자살은 언제나 한 가지 선택이자 탈출구였고, 어려운 때를 위해 저축해 둔 여유자금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돈이 사라졌다. 아니 애초에 우리 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돈은 뛰어내린 그 남자와 그 남자 같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낭떠러지 끝에서 다리를 대롱거리며 앉아 있는 것은, 몇 센티미터를 더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고, 우리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275)

 

나에게도 여유자금 같은 건 없다.

원제는 a long way down.

시시한 소설.

 

종종 궁금해하는 건데, 책날개나 뒷표지 아니면 신문에 실리는 광고문구들.

그거 쓰는 사람들,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일까?

 

아, 쓰다보니 생각나는데,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시시할 거다.

그 다음날의 나는 어제의 나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오늘의 나는 정말이지 시시할 것이기 때문에.



덧1.

장 그르니에, 지중해의 영감 중 일부를 적어 보냈던 건, 아마도 고 2 여름쯤. 동우에게.

아.. 모르겠다. 파트릭 모디아노 아니면 미셸 투르니에였을지도.

작가당 겨우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것두 한 10년 지나는 바람에 죄다 잊어버렸다.  

읽는 것두, 보는 것두, 이렇게 깨끗하게 허망하다.

동우의 옛날 아이디가 2007년까지 검색된다.

이것도 맘에 안 들어.

꿈같이 샤방했다가 순식간에 블랙홀로 되는 꼴이라니.

 

덧2.

시완레코드에 들어가면 뉴 트롤스의 걸작이 26년 만에 발매됐다는 팝업이 뜬다.

뉴 트롤스라면 아다지오 밖에 좋아하는 곡이 없지만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와 함께 중 2 때쯤 꽤나 열광하며

앨범 전체를 들어보려고 무진 애를 썼던 그룹이기도 하다.

내 기억에 앨범 전체를 듣는 일은 결국 실패했던 것 같다.

알란 파슨스는 그에 비하면 이지리스닝이라 앨범 여러 개를 다 사서 들었다.

노량진 자취방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살 때도 아다지오만 죽어라 들었다.

그놈의 골방은 빛도 잘 안 들어와 1층인데도 무슨 반지하 같이 우울한 굴이었다.

지금 방은 그 때만큼 우울하진 않지만, 낮에도 불을 켜야 책 읽을 정도가 된다.

말하고자 하는 건 그건 아니고...

시완레코드 홈페이지의 아스트랄함과

뉴트롤스, 알란 파슨스의 아스트랄함은 통하는 데가 있다는 거다.

아이리쉬 휘슬로 아다지오의 도입부를 불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일단은 내가 갖고 있는 리코더와 안따라로 시도를 해 봐야겠군.

안드레아 코어가 쓴다는 리틀블랙휘슬은 굉장히 저렴하지만 계속 품절이다.

유럽악기에서는 휘슬 종류 뿐만 아니라 안데스 지방의 목관악기인 께나와 삼뽀냐도 살 수 있다.

일본의 사쿠하치는 물론이다.

인디언 플룻이라고 불리는, 앙증맞은 새가 달린 듯한 그 나무피리는 북미 인디언들로부터 유래한 걸까?

내가 주인이라면 가게 이름을 바꾸겠다.

세상의 모든 소리, 이런 걸로.

구리긴 하지만 유럽악기보단 낫다.

 

문득 토토도 아스트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팅의 파니스 안젤리쿠스까지.

이 노랜 특히 하늘에서 무슨 계시라도 내릴 것만 같은데,

파바로티랑 같이 안 불렀으면 더더욱 그랬을듯.

몇 해 전에 파니스 안젤리쿠스를 페니스 안젤리쿠스라며 키득거리는 귀여운 여주인공이 나오는 영화가 있었다. 브랜든과 누구더라. 트루디. 무려 2001년에!! 개봉했다.

 

이런 식이다. 새벽에 머릿 속에 떠도는 생각들이란.

가뜩이나 잡다한데 심하게 잡다해진다. 이게 참 싫다.

그래서 잡다해지지 않도록, 밤에는 잠 좀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형편없는 '우주적 토니'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12시 땡 하면 잠들고 8시 땡 하면 일어나게 해 달라고 할 거다.

멱살 잡고 흔들어야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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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3

1.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매년 해 왔던가?

올해는 참 여러 번 그냥 넘어가기 시작해 어제도 생략.

내 방식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았으므로 상대는 알 턱이 없다.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는 게 참 시원섭섭하다.

분명히 올 2월에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동안 느낀 건,

이제는 정말 보지 않아도 지장없이 잘 살겠구나 하는 거.

 

2.

마음은 정리를 했고

약간의 용기만 내면 되겠다.

 

3.

컴퓨터 파워가 나갔다가 돌아왔다.

보일러 순환모터가 나가서 수리했다.

인증서 확인이 안 됐지만 어쨌든 계좌이체에 성공했다.

세탁기가 중간에 삑사리를 냈는데 그래도 어쨌든 작동했다.

다래끼가 나려나 눈이 붓고 아픈데 안과 다녀오면 별 일 없지 싶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처음으로 해 봤는데 일반적인 바이러스 얘기가 나왔고

바이러스 검사를 하든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든 알아서 하란다.

 

그러니까 매끈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지도.

 

4.

나는 모험을 아주 싫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안정감은 일정 부분 모험을 감행한 결과인데,

그걸 다시 버리려 하는 지금 내가 추구하는 것은 다시, 안정감이다.

실은 그것들은 한 뿌리여서 고개를 이 편으로 돌리면 안정감이고,

저 편으로 돌리면 모험인 것인지도.

 

5.

영국 소설과 일본 소설, 장르 문학 잡지 세 권을 돌려가며 읽는 중이다.

하나에 집중하고 싶은데, 셋 중 아무 것도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제4의 무언가를 잡아들었다간 제5, 제6이 될 것 같아 주저하는 중이다.

 

6.

컴퓨터의 파워가 나가 있던 며칠 사이, 시간이 13시간 뒤로 돌아가 있었다.

밤 10시인 지금, 컴퓨터의 시간은 아침 9시.

13시간의 시차라면 볼리비아...

지상의 조금 높은 곳에 앉아 있고 싶다는 생각과 볼리비아는 제법 잘 어울린다.

하지만 멀미나게 멀어 비현실적인 어떤 것보다는

텅 빈 거나 다름없는 작은 배낭으로 닿을 수 있는

시차 없는 곳의 낯섦 정도가 적당하다. 지금은.

 

7.

말하지 않는 나쁜 버릇.

참 나쁜 버릇이다.

 

8.

새벽은 역시 no.no.no...

 

9.

양구 다녀온 게 언제였더라.

조만간 고성 가자.

사는 동안 천천히 강원도를 섭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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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1.

먼저 떠난 아들 잔에 술을 따른 어머니는

아들이 뉘인 곳에 들어가다시피 했다.

 

2.

상주는 어렸다.

너무 많은 카메라 앞에 서야 했고,

너무 많은 어른들에 둘러싸여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려야 했던,

그 소년이,

그 상처가,

 

참 아렸다.

 

3.

매년 사람들이 떠나간다.

그들 뒤로

너 어디 가니,

울부짖는 사람들이 남겨진다.

 

4.

세상은.벗에게.

여전히.새날은.

더럽다.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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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7~09

1. 7일 저녁

아주 심한 감기에 걸렸다.

3일에 비맞고 생중계한 거, 그 다음 날 비 뿌리는데 영광사 오간 거며..

거의 한 달 동안 제대로 못 자고 못 먹은 거며...

여러가지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거 하며..

아마도 한꺼번에 터진 모양이다.

 

지금 사무실은 엄청나게 바쁘다.

나야 아프다고 현장도 안 나가고 사무실 일도 넘기고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부분 정도를 담당하고 있지만(안 해도 표 안 날 거다)...

다른 사람들은.. 게다가 생중계 자활로 뛰고 있는 친구들은 정말이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참 이 와중에 아픈 게....

 

이런 심한 감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여행 갔을 때 페루에서 한 번, 볼리비아에서 한 번, 감기를 심하게 앓아 하루종일 침대 속에서 끙끙댔던 걸 제외하면... 지금 감기는 거의 그 때 수준이다...

전철역에서 나올 때, 심지어는 허리 굽은 할머니보다 더 천천히 올라왔다.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5호선을 향하는 동안..

익숙한 안데스 음악을 들었다..

댕기머리 곱게 딴 걸 보니.. 혹시 오따발로나 그 근교에서 넘어 온 분은 아닐까... 

어디서 오셨어요.. 물어보고 싶었지만..

목도 아프고 그냥 지나왔다..

안데스의 선율이 등 뒤에 가늘게 꼬리를 늘이는 동안...

문득 눈물이 났다..

 

2. 8일 새벽

다시 새벽이다. 어제 오전만큼 아프지는 않지만 나가서 뭘 할 정도의 상태는 못 된다.

몇 가지 작업 구상이 있었는데 하나도 못 할 것 같아 속상하다.

... 지금 광화문에서는 전경들이 진압에 나섰다.

 

3. 9일 새벽

전날 9시부터 잠들었다가.. 1시 반쯤 깼다. 오락가락 하던 열은 많이 가라앉았지만.. 오랜만에 두 끼를 먹어서 그런가, 속이 안 좋다. 언제 다시 잠들 수 있을지 걱정이다. 병원에 들렀다 사무실에 가야 하니까 늦어도 11시엔 움직여야 하는데.. 8시나 되어서 다시 잠들면..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 세계에서, 낙하.

 

49페이지의 저 문장을 제외하고는 <흙 속의 아이> 별로다.

여유가 생기면 히구치 이치요나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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