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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7
    결국 쫄면에 대한 얘긴가? (.. )( ..) (8)
    ninita

결국 쫄면에 대한 얘긴가? (.. )( ..)

학창시절 중에서도, 중 2 때와 고 2 때가 참 재밌었다. 

유난히 젊은 or 좋은 선생 복이 있었던 우리 학년은, 독특한 수업도 많이 받았다.

그 때.... 그냥 연극도 했고, 역사 연극도 했고, 드라마 각본도 썼고 그걸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영화도 찍었고, 방송도 했고, 슬라이드도 찍었고, 시낭송 녹음도 했고, 소설도 썼고, 뭐.. 암튼 재밌는 과제들이 많았다.. 심지어는 시험지가 기대되는 과목들도 있었다...  

 

아마 한 대여섯 분이 열정을 갖고 새로운 수업들을 준비하곤 했던 것 같다..

그 중 두 분은 우리 학교를 떠나, 대안교육을 시작했다.

하자센터며 간디학교며 이우학교, 하는 이름들을

그래서 종종 관심있게 지켜보곤 했었다.

그 후 한 분은 신촌에 까페를 차렸다 하고,

다른 한 분은 여전히 대안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다.

 

생각나서 이우학교에 계셨던 선생님 근황을 찾아보니..

지금은 기독교 계열 대안학교에 계시나 본데,

그의 지난 날에 내가 다녔던 학교 이름은 없다.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어쩌면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 지도 모르겠다.

 

전교조 사태 때 학교를 나와 농사를 지었던 사람.

그러다 우리 학교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던 그 땐, 그도 무척 젊었다.

어렸지만 나와 내 친구들은, 그를 무척 좋아하면서도 그의 우리 학교에 대한 애정없음을 간파하고는, 이해도 하고 섭섭해도 하고 한편으로는 애정을 갈구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암튼 2학년 4반은 매번 과학 꼴찌라서 관심을 받기도 했던가? 그의 딸 이름이 '다의'인데, 전라도 애들이라 '의' 발음을 못 하고 '다으'라고 한다고 막 놀리기도 했는데....

 

뭐, 그건 그렇고....

중간 고사 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한답시고 나왔다가 공부는 뒷전이고, 삼삼오오 빈 교실에서 시켜 먹던 쫄면의 맛이 유난히 그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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