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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9
    뭐라도..
    ninita

뭐라도..

좀 써보고 싶은데, 말이 실뭉치처럼 뭉쳐서 목에 걸렸다. 머리에 걸렸나?

 

오랜만에 만나는 대학 동기들과 꽤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서, 한 시절을 공유했다는 기억만으로도 누군가를 이렇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거구나, 다시금 확인. 공유할 수 없는 현재 속에 타인으로 살아가고 있어도 말이다. (암튼 르누아르 회고전 소식을 모두들 알고 있고, 더글라스 서크와 줄리안 무어의 영화에 대해 부연설명 없이 얘기할 수 있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러고 보면 연애를 했거나, 연애 가까운 관계였던 이들과는 또 얼마나...

미워했건 원망을 했건 어쨌건 간에 당신과 나의 현재가 문득문득 애처로워지는 건, 아마도 그래서일 거다.

 

이제 곧 일을 시작한다.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고, 나는 그대로다. 게다가 과연 내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일을 새롭게 해나가야 하는 지경. 돌아오면 아무튼 바빠지는 게 좋겠다 생각했으므로, 나쁘진 않지만 부담감은 어쩔 수가 없다.

 

첫 해의 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구나. 덜컥 일하러 오라는 소리는 들었는데, 나는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확신은 아무 것도 없었고. 그래서 무턱대고 열심히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무 것도 몰랐던 때와는 다르길 바라지만, 모르겠다. 어떨지.. 무턱대고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이젠 좀 잘 하고 싶기도 한데 말이지.

 

내일은 오랜만에 병원에 간다. 많이 건강해졌지만, 언제 또 아플지 모르니 점검 차원에서. 출근하기 시작하면, 걷는 시간을 늘일 거다. 따로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게 최선일 듯. 집안일을 좀더 열심히 하고, 몸관리를 좀더 하고, 정말 내가 나를 책임지기. 시 - 작!

 

p.s 2월 29일은 지금은 연락이 끊긴 은영이의 생일이다. 4년마다 한 번씩 생일을 맞는 은영이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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