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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십년간 단 하루도 음악을 듣지 않고 보낸 날이 감히 없다. 내친김에.. 국악얘기나 좀더 해야할 것 같다. 고딩때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둥둥 거리던 북소리가 좋아.. 막연히 사물놀이 써클을 (그땐 동아리란 말이 없었다) 시작하여 6년을 하고, 그뒤로 한 8년여 해금 연습하였다. 그 이면엔 멀 하겠다는 생각보단..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러다보니.. 귀가 뚫렸다. 전공자들이 들을 수 없는.. 대중성이란 울림을 내 나름대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런 판단은 굉장히 주관적인 나만의 득음?인 샘이다.
내가 볼때 국악의 기본은 타악, 풍물이다. 산조니 정악이니 뭐니 해도.. 흐름을 한 배를 '타지' 못한다면 연주가 아니라 기계적인 모방?에 불과하다. 타는 것과 타지 못하는 것은 국악의 80%를 차지 한다. 실제 농사를 지으시며 풍물을 하던 가닥이 남아 있는 할아버지를 요즘은 어렵게 뵐 수 있다. 가락은 화려하지 않아도.. 몸으로 알고 계시는 가락을 치시는 분들과.. 그렇게 삶속에 놀아나며 치지 않는 그러한 기계적이며 화려한 가락을 이러저러한 삶을 거치니.. 이제는 구분 할 줄도 알 것 같다.
국악을 전공한다는 이들을 보면.. 거의가 자신의 악기를 수리하거나 만들지 못한다. 아니 관심이 없다. 악기점에 돈주고 고치거나 사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연주자는 자신의 악기를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하고 직접 만들 수 있어야한다. 해금을 얘로 들면.. 원산을 깍아서 자신의 음색을 만든다거나.. 복판의 두께에 의한 소리변화를 최소한 체득할 수 있어야한다.
거문고 팩토리란 그룹을 얼마전 알게되었지만.. 잘 주목받지 않는 악기를 나름대로 자르고 활대를 켤수 있게 개량도 하여 음악을 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물론 이러한 변형은 철저한 기본에서 나온다. 국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이러한 일들을 시도해보아야하며 표현하고 싶은 '그' 소리를 향해 이런저런 노력들을 끊임없이 해야만이 음악좀 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표현하고 싶은 '그' 먼가가 없다면.. 음악을 그만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들의 음악행위는 곤혹이며 듣는이 또한 힘든 일일테니까.
얼핏들어 거문고 팩토리의 서나령 이란 곡은.. 핸델의 하프로 연주되는 이름을 알 수 없는 ??? 곡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처음엔 그 곡을 가야금과 거문고들로 연주한게 아닌가 했다. 라벨의 볼레로와 같이 특정 선율이 반복되며 그 안에서 이러저러한 변형과 안정과 출렁임을 전달하고 있다. 내 귀로는 이곡은 충분히 대중적이며, 충분히 국악의 내면의 출렁임, 흥과 연속성을 힘있게 표현하고 있다. 정악이나 좀 어색한 국악관현악을 하는 것도 좋으나.. 국악전공자들은 바로 이 곡이 지닌 호소력있는 선율과 아날로그적인 국악의 출렁임, 흥을 '타는' 것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그보다 먼저 도대체 왜 이 곡이 대중적이라고 득명선생이 얘기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가는 이는 음악도로서 깊이 반성할 지어다.
좋고 싫음은 다분히 주관적인 일이지만.. 10명중 7~8명이 즐겨 들을 수 있는 치우침이 없는 음악은 나름 정해져 있다고 본다. 그걸 감으로 느끼며 알아차리는 것... 이것이 음악행위의 시작이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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