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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알아보는] 내가 만지는 화학물질에 위해성 논란이 일었을때 - 에필로그

 

 

 

[08 - Moderato (Fare you well dove).mp3 (5.79 MB) 다운받기]

 

 

  회사가 있고 노조가 있는 걸까요?   노조가 있고 회사가 있는 걸까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물음같이 뜬금없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만지는 화학물질에 위해성 논란일 일었을때..  이런 물음은 반드시 따라오고 우리의 중요한  '입장'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반드시 물어야하는거고요.

 

  내가 만약..  불량식품 제조회사의 노동자라면 불량식품을 만들지 말라는 노동자들의 주장대로면 회사는 문을 닫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됩니다.   회사가 먼저라면 이러한 요구는 아무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마찮가지로 내가 다니는 마트 바닥에 돈아낀다며 회사서 유독물질을 쏟아붓고 있을때..  회사가 먼저라면 노동자들은 아무 문제를 제기할 수가 없게됩니다.  왜냐면 유독물질을 쏟아붓지 말라고 주장하고 알린다면..  아무도 마트를 찾을 사람은 없을테고..  회사는 결국 망할테니까요.  예..  그런 회사는 망해야합니다.

 

  우리는 마치 회사의 일원인 것처럼 느껴질때가 있지만.. 결국 우리는 가진거라고는 몸땡이 하나 밖에 없는 노동력을 회사에 팔아먹고 사는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일한 돈 못받아 법원에 찾아가면 물건 훔친 것과 똑같은 죄목으로 높으신 나으리들이 방맹이를 뚜들기시는 거거든요. 우리는 회사가 있든 없든 결국 노동력을 팔아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인거지요.  유독물질 왁스도 노동자가 만들었습니다.   그 노동자를 생각한다면 유독물질을 쏟아붓지 말라는 얘기를 하면 안되는 거일까요?

 

  그나마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이런 주장을 한다는게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주장하다 지도부도 상급단체도 다 썩어버려 회사와 적당히 해먹는다면요?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하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민노총에는 특정 정파 소속의 활동가들만 득세를 한다고 봅니다.  활동가가 아닌 이상 좆같은면 그냥 떠나버리게 되거든요.   80년대 운동권들에겐..  사람들을 '인자'로 칭하는 분도 계셨는데요.   그래도 그때는 인간적인 도리나 예의 같은 것은 불문율이었습니다.   지금은 예의도 사람도 옳고 그름도 없이 패거리만 남은 아수라장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바꾸는 투쟁을 하지 왜 뒤에서 욕이나 하냐고요?  활동가가 아닌 이상 절을 그냥 떠나지..  절을 바꾸는 투쟁을 하지는 않습니다.  삶의 목적도 아닐 뿐더라..  절을 바꾸는 투쟁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란  노동력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이지만..  유독물질 왁스를 쓰지 말라는 주장을 하면서 부터는 먼가 다른 '노동자'의 개념이 생겨납니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는 그 노동자가 아닌..  선의의 노동자, 사람같은 노동자로서 분명 다르지만 너무나 당연한 '선의의 노동자'가 생겨나게 됩니다.  왜냐면 누구에게나 양심은 있으며..  인간은 테야르드 샤르뎅씨의 말처럼 사랑의 정수, 오메가 포인트로  진화하고 있는 중일테니까요.  일수집 오도바이타고 카드를 꼽고 다니는 노동자도 노동자지만..   회사가 망할걸 알면서 마트에 유독물질을 바르지 말라고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노동자입니다.  구별을 위해 굳이 선의의, 진화한 노동자라 앞으로 부르겠습니다.

 


 

 

 

 

  앞에서 보셨던 원ㅇ연구소에서 이상없다고 회사에 면죄부를 주고부터..  아무리 한 노동자가 이상있다는 확증된 사실을 전달하여도 의지가 없던 단위노동조합 뿐만 아니라 상급단체,  최상급단체 모두 이 노동자의 상식적인 설명을 알면서 외면해 버리게 됩니다.

 

  이것은 어느 노조원이 무늬만 노동조합 지도부가 회사랑 잘해보자며 사건해결을 가로 막고 있을때.. 답답한 마음에 상급단체에 계신 소금같은 분께 사용중지 요청공문을 보내달라하여 우여곡절 끝에 발송된 공문입니다.  정파라는 패거리속에 소금은 짠 맛을 잃게되지만..  그렇게 녹아버린 3% 소금으로 바닷물이 썩지 않듯이 우리 민주노총도 금방이라도 없어질 것같지만 유지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여곡절끝에 회사에 발송된 이 상급단체 공문 내용의 요지는 유해할지 모르는 독성물질에 노출되었고..   발생할 지도 모를 사고를 막고자 한다..  입니다. 

 

 

  그러면 이 노동자 속한 노동조합은 왜 이상있다는 이 노동자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기망하며 묵살해 버리게 된 것일까요?   판을 깨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도부는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있다고 여긴거지요. 적당히 주장하다 적당히 회사와 타협하며 그렇게 지금까지 해먹으며 연명한 것이지요. 실리를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이 노동자의 주장 하나 쯤은 깔아뭉개도 괜찮겠다는 판단을 하였던 것이지요.  

 

  그래서 돌아온 회사의 궁색한 답변은..   이상은 없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위해 중단한다 입니다.
 

 

 

 

 

 

 

  어찌되었건 회사는 표면적으로는 유독물질 왁스 사용을 중단하겠다 하였습니다.

 

  그러면 회사, 노조 누가 최후에 웃게될까요?   문제는 이 노동자는 활동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도부와 피터지게 싸우며 유독물질이 발라지고 있는 사실을 고발하고 알린 노동자는 활동가가 아니란 말이죠.  근데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더 이상 해먹고 있는 노조 지도부와 그런 지도부를 두둔하는 조합 간부들 분위기에 염증을 느끼고는..   그만 노조활동을 그만 두게 되었거든요.

 

   회사는 앞으로 이상은 없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위해 중단한다는 마트에 보관중인 3억여원어치의 유독물질 왁스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유독물질을 뺀 왁스를 다시 만들어 사용하겠다 하고는 다시 만든 왁스에 소량씩 섞어 소진해 버릴 것입니다.  그리고는 다시 만든 왁스  MSDS에는 이상 없는 성분만 표시를 해놓게됩니다.   그러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더러..   거기에  유독물질이 들은 사실은 아무도 '검증'해 내지 못합니다.   완전범죄.  참 쉽죠.

 

   안타까운 일이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건 회사입니다.   사업장화학물질 법으로도..  한 노조원의 주장도..  골치아픈 노조도 구워 삶은 이상 거칠게 없습니다.  상급단체야 구워 삶은 노조를 방패막이로 하면 그만이고요.   

      140개 ㅎㅇㅇㅇ 대형마트서 일하는 노동자, 방문한 수백만의 사람들은 싫던 좋던 회사가 바르는 유독물질을 소량씩 흡입하게 되겠지요.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병에도 걸리는 분이 계실테고요.  좆같은 일이지만..  이게 헬조선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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